한약 독성학 이야기(19) | 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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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독성학 이야기(19) | 감초
  • 승인 2011.06.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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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경

백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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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복용 시 칼슘흡수장애 등 우려

몇 년 전 독성학 전문가과정을 이수할 때 들은 얘깁니다.

이란의 한 여성이 감초가 들어간 사탕을 잔뜩 먹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을 한 사례가 있었다는군요. 그 여성이 하루 동안 먹은 감초로 만든 사탕의 양은 무려 1.5kg에 달했습니다.

감초의 부작용에 대한 국내 보고로는 2005년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사례가 있습니다. 환자가 임의로 재래시장에 가서 감초를 구입하여 몇 주간 고용량으로 장복한 결과, 저칼륨혈증과 하지마비, 전신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두 사례에서 보다시피 감초의 과량 섭취 또는 하루 6g 이상 30일 넘게 장기간 복용은 주의해야 됩니다.

그러나 안전성(safety)에 관해서 무척 까다로운 미국 FDA조차 사탕이나 껌 등의 과자에 감초 원료물질이 들어가도록 허용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감초에 대한 일부 단체의 도가 넘는 경계심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실험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고용량으로 복용시킨 쥐에게서 복부창만 소화불량 등의 소화장애가 나타났고, 40일 동안 지속해서 감초를 먹이자 체중이 늘고 부신의 기능이 저하되었습니다. 2007년 중국의 한 연구에서는 감초를 먹인 쥐에게서 백혈구와 심장근육에 약간의 독성영향이 용량에 비례하여 높아졌음을 밝혔습니다.

사람이 장기간 고용량을 먹을 경우엔 위에서 말씀드린 부종, 고혈압, 혹은 혈압 강하, 사지무력,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위염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유발될 수도 있습니다.

장기간 감초를 복용하는 환자는 칼슘 흡수장애로 골 양의 감소가 일어나며, 골 괴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용량이라 할지라도 3주 이상∼몇 개월 지속해서 감초를 복용하면 부신에서의 호르몬 생산이 억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초가 면역억제제 효능을 갖고 있어 자가면역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의미로 봤을 때는 기회 감염이 증가됨을 뜻하기도 합니다. 안압을 높이므로 녹내장이 있는 유아나 노인들도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횡문근융해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이 되고 있는데, 장기간 사용하면 근육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고혈압 환자나 부신피질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감초가 들어간 처방을 투약할 때에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백은경 / 서울 해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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