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독성학 이야기(14) | 주사, 수은 중독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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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독성학 이야기(14) | 주사, 수은 중독 조심해야
  • 승인 2011.05.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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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경

백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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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는 천연 진사 광석을 말하며, 주요성분이 HgS(황화수은)입니다. 손으로 비비면 밝은 은 백색 알맹이를 볼 수 있습니다. 찬물에 넣으면 물 중간에 붉은색 분말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물의 색은 변하지 않습니다.

주사는 동물의 대뇌신경의 흥분성을 떨어뜨려 경련을 진정시키고, 진통, 해독의 효과가 있어서 주로 경풍증에 사용이 됩니다.

그러나 과량복용이나 장기복용을 했을 때 수은중독을 우려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광물성 약재로도 언급되고 있죠.

2007년 모 약사가 중국으로부터 밀수입된 안궁우황환을 난치성간질을 앓던 3세 여아의 엄마에게 무분별하게 팔았고, 이를 과량 복용한 아이는 수은과 비소에 중독되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가족에게 8천만 원을 배상토록 판결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광물성 약재가 들어간 약에 대한 경각심과 불신이 새롭게 조명되었습니다.

주사의 포제는 보통 이렇게 합니다. 쇠 잔여물을 제거한 후 유기 주발에 유봉(ball mill)으로 갈아서 수비를 합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주사의 물 추출액 중 수용성 수은함량은 0.1ppm 미만이었으며, 7개 산지의 주사를 10회 수비한 후 검출된 평균 수은함량은 0.034ppm이었습니다.

포제를 3회, 10회, 15회로 나누어 실험한 결과 수비 횟수가 증가됨에 따라 수용성 수은의 함량이 감소됨을 알 수 있었고, 특히 원석과 3회 수비 주상중의 수은 함량이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하죠.

10회와 15회 수비의 차이는 별로 없었습니다. 포제는 주사의 수은 제거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며, 물로 추출한 경우 수용성 수은 함량은 수비 횟수에 따라 감소될 뿐 아니라 물에서 용출되기 어려워 매우 낮은 수준으로 검출됩니다.

본초서에는 주사의 하루 복용량이 최소 0.1g ∼ 최대 0.2g으로 나와 있습니다. 산지 7군데의 실제 수은함량의 평균이 0.034ppm이었고(이용일, ‘주사 및 대자석의 중금속 기준 설정에 관한 연구’ 2007), JECFA(Joint FAO/WHO Expert Committee on Food Additives)에서 규정한 수은의 하루 섭취 허용량 42.6㎍, 체중 당 0.71㎍임을 고려하면, 제약회사에서 10회 정도 수비되어 납품되는 주사는 중금속에 관한 걱정 없이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애초에 중금속 함량이 매우 미미한 수준의 약재를 사용한다면, 중금속 중독에 의한 증상에 관해서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요. 그러나 수비(포제)하여 사용하는 주사와 달리 천연 주사는 중금속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므로 매우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백은경 / 서울 해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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