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독성학 이야기(18) | 약물상호작용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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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독성학 이야기(18) | 약물상호작용 ②
  • 승인 2011.06.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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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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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양약 병용시 부작용 사례

한약과 양약의 병용 이후의 결과에 대해 알려진 게 적어서 병용으로 발생되는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병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지도 않을뿐더러 약효의 상승이나 감소로 인해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몇 년 전 언론에서는 마취 전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 건기식이나 한약을 일단 금하도록 하는 방송이 나온 바 있습니다. 홍콩은 물론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부작용이 발견되었기 때문으로 이해가 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한약과 양약의 병용에 의한 부작용 보고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인삼, 당귀, 감초, 은행잎, 마늘, 단삼은 항혈전제인 와파린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출혈경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수술 전 복용한 감초, 지황, 황기, 백출, 자운영, 두충 등으로 인해 수술 후 저혈압이나 지혈장애, 부정맥과 같은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죠.

홍콩에서 2003년 1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총 6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한약처방을 받은 환자들에서 유난히 이 같은 부작용이 두드러졌고, 결과적으로 일반의약품이나 한방차를 복용한 환자에 비해 한약처방을 받은 환자는 부작용을 겪을 위험성이 두 배 높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삼과 녹차는 와파린의 효능과 역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감초는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하고 하강시키기도 합니다. 마황은 ADHD치료제인 중추신경흥분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 결과로 수면장애나 떨림 등의 부작용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감초는 디곡신이나 프레드니솔론 등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고혈압이나 부종, 저칼륨혈증 등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행인은 비타민C와 상호작용하여 아미그달린의 독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효과용량과 독성용량의 차이가 적은 양약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독성을 비롯하여 비교적 부작용이 흔한 약물 역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증례보고에 따르면(요약자료 : 박수진 외, 동의생리병리학회지 제 24권 4호), 불수산과 당귀수산은 와파린과 상호작용이 예상되어 그 결과 자반 또는 INR 상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삼소음과 삼출건비탕은 ACE 효소 억제제나 디기탈리스류 약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생간건비탕은 erythromycin 등의 항균제와 상호작용하여 항균제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소시호탕은 인터페론 제제, 프레드니솔론 등과 상호작용하여 프레드니솔론의 체내노출을 감소시키거나 약인성 간염, 간질성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소청룡탕은 MAO 저해제 및 갑상선제제와 상호작용하여 교감신경흥분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시경반하탕은 요오드 및 디기탈리스류 약제 등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인삼패독산 및 이중탕은 디기탈리스류 약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백은경 / 서울 해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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