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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의 도서비평] 한계를 넘어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도전
도서 비평 | 「식물의 본성(The Nature of Plants)」
2015년 07월 16일 () 11:32:58 김홍균 mjmedi@mjmedi.com

역사를 기록한 이래로 우리나라에서의 본초자원(本草資源)에 대한 연구개발이 극히 드물게 이루어진 뼈아픈 과거가 있다. 실제 문헌을 들여다봐도 현존하는 여러 가지 처방집이나 본초서적, 그리고 방대한 정부간행물들이 고려시대 이래로 수없이 존재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대체로 중국 측 자료에 의존하여 왔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존 도슨·톱 루카스 共著
홍석표 譯
지오북 刊

심지어 우리 약재로 우리 백성들의 병을 치료하고자 애썼던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등은 물론이고, 우리 의학을 대표하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이나 「의림촬요(醫林撮要)」를 비롯한 이후의 허다한 서적에 이르기까지, 우리 약재의 활용도를 높여 중국약재에 의존하는 것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새롭게 우리 약재를 개발하려는 의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었다.

기존의 질병은 물론 새로운 질병의 처치를 위해서도 새로운 약재의 개발은 끊임없이 요구되었지만, 정부주도의 의학으로 이루어졌던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러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언제 설치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태종 5년(1405) 3월에 육조의 직무소속을 정비할 때 예조 소속의 의약관계 관서 중에 열거되었던 ‘종약색(種藥色)’이 그 역할을 조금 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태종 11년(1411) 6월에 이를 파하여 전의감(典醫監)에 속하게 하였다는 기록 외에는 그 이후로 여타한 아무런 정황조차 파악할 수 없다. 대체 지천에 깔려있는 수많은 식물들이 있었지만, 그것의 기미(氣味)나 귀경(歸經)은 물론이고, 약성(藥性)이 어떤지, 독성(毒性)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조차 우리 힘으로 파악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민간에서 이 풀이 어떤 병에 좋다든지 하는 식으로 종종 알려지는 것이 있을 뿐이다.

그것도 본초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제대로 파악된 것이 없어서, 임상에서는 새로운 약재가 민가에서 퍼지고 있어도 다만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그저 회피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현실은 우리 약재에 대한 새로운 개발을 위해 오히려 현대 식물학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싶을 정도다.

이 책은 식물의 생태에 관한 얘기다. 환경변화에 대해 어떻게 진화하고 그 생존전략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와 그 적응과정은 어떠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한계를 뛰어넘는 지구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식물들의 다양한 도전들을 엿볼 수 있다.

산과 바다뿐만 아니라 사막에서 습지에 이르기까지 극한의 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남는 그들의 도전은 자신을 독특하게 변화시켜서 그들만의 특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약성(藥性)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노년기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오랫동안 지질학적 변화를 겪어왔다는 얘기다. 그러기에 세계 광물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광물이 존재한다. 비록 다른 나라처럼 어떤 특정 광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적은 양이라도 다양하게 채취된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광물성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을 통해 이루어진 침식과 퇴적과 풍화작용 등으로 생긴 다양한 영양성분을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다양한 본초자원이 있다는 얘기이고, 이들의 약성을 잘 가린다면 한국적 토양에 적절한 새로운 본초자원의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값 2만8000원> 

김홍균 /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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