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의 도서비평] 동이에서 발해까지 새롭게 고증한 우리 고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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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의 도서비평] 동이에서 발해까지 새롭게 고증한 우리 고대사
  • 승인 2016.01.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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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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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박영규의 고대사 갤러리」
 
아둔한 머리로 문자에 얽매어 한치윤(韓致奫; 영조 41년(1765)∼순조 14년(1814))이 서술한 「해동역사(海東繹史)」를 어렵게 읽고 있던 요즘, 박영규의 「고대사 갤러리」를 통해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도서비평]이란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저자는 이전에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내놓은 바가 있기 때문에, 역사에 대해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익숙해져 있을 터이다. 그만큼 이 책은 쉽다.

박영규 著
옥당 刊

물론 가급적 한문 투의 글이 아닌 한글세대에 맞게 글을 써내려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핵심이 되는 논지를 정확하고 분명하게 풀고 있기 때문에 읽는 독자로 하여금 헷갈리게 하지 않았다.

그만큼 저자의 역사인식이 분명하고 해박하다는 얘기다. 대개 글을 읽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은 그들의 전문지식이 굉장해서가 아니라 글을 쓰는 저자 자신도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리가 정연한 이 책은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어 좋다.

내용을 보면 이 책의 가장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편집체계가 제1관 동이관, 제2관 고조선관, 제3관 고구려관, 제4관 백제관, 제5관 신라관, 제6관 가야관, 제7관 발해관으로 나눠져 있는데, 이는 화랑(畵廊)의 갤러리처럼 편안하게 각 역사분과를 나눠 보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편집체계보다도 이전에 다른 역사책에서 볼 수 없었던 ‘동이관(東夷館)’을 제일 앞에 꼽고 있다는 것을 특징이라 하여야 할 것 같다.

흔히 교과서에는 선사시대에 구석기부터 청동기시대를 서술하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 역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 갑자기 우리 역사의 첫 고대국가로 고조선이 등장한다. 마치 원시시대를 살다가 곧장 고대국가 체계를 갖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고조선 이전 동이(東夷)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런 고조선의 등장이 이뤄져서 이전의 막연함을 말끔하게 해소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문헌적 고찰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에 대한 접근이 무조건 외워야 하는 역사공부가 아니라 이해되는 공부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필자가 요즘 어렵게 해석하던 문헌의 원문도 저자는 깔끔하게 해석하여 이해의 어려움이 없다.

물론 문헌적 고찰이 동이관과 고조선관에서는 잘 이뤄지지만, 이후의 다른 관에서는 거의 없어서 아쉬운 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결국 이 책의 이런 편집 특징은 한치윤의 「해동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우리 의학의 역사도 고조선에서 출발할 것이 아니라, 동이문화를 흡수하여 기술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요즘 중국은 동북공정을 2007년에 이미 마무리짓고, 2013년부터 시작한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한민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하문명을 중원문명의 원류로 바꿔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책동이다.

말하자면 동이문명의 원류를 중원문명의 원류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 역사학계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결국 이러다 홍산문명(紅山文明)의 원류가 중국이고,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편찬된 역사와 마찬가지로- 그 중국에 꼬리치며 그들의 넓으신 아량으로 중원의 문화를 전수받아왔다고 할 것이다. 모두가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서 의학의 역사에도 혼이 살았으면 하는 오늘이다.<값 1만6500원> 

김홍균 /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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