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의 도서비평] 영토와 역사 팔아먹는 데 앞장선 한국 사학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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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의 도서비평] 영토와 역사 팔아먹는 데 앞장선 한국 사학계 고발한다
  • 승인 2015.12.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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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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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요즘 조선 후기의 한치윤(韓致奫; 영조 41년(1765)∼순조 14년(1814))이 서술한 「해동역사(海東繹史)」를 새로 번역하고 있다. ‘새로’라는 말은 이미 번역한 것이 있기 때문에 붙은 수식어다.

이덕일 著
만권당 刊

처음부터 번역할 의도는 없었다. 85권이라는 순 한문으로 된 우리 역사서가 이렇게 방대하게 쓰인 적은 이전에 없었기에, 우리 역사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적혀 있을 것만 같아서 보기 시작했다. 워낙이 필자가 천학비재한 탓도 있지만, 우리 고대사만 보면 뭔 말인지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팠기 때문에, 이전의 지식은 백지로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정독하기로 했다.

특히, 오늘날의 한국사학은 제각각 다른 역사인식으로 그냥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정도가 아니라, 한 쪽이 진실이면 다른 한 쪽은 거짓이어야 할 정도로 그 무엇이 바른 역사인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역사의 목마름은 날이 갈수록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커져만 갔던 터라, 환갑의 나이에 내 전공도 아닌 것을 새롭게 공부하기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접한 필자는 그동안 내가 왜 혼돈스럽고 골치 아픈 과정을 수많은 시간동안 거쳐야 했었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그 이유에서 첫 번째는, 소위 말하는 강단사학(講壇史學)과 재야사학(在野史學)을 나눠서 봐야 할 정도로, 강단사학은 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파렴치한 식민사관(植民史觀)에 입각하여 역사를 재단하고 있었고, 재야사학은 사학과 출신이 아닌 사람들을 중심으로 민족사관(民族史觀)에 입각하여 논지를 펴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강단의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들은 대학이라는 테두리와 정부의 지원 아래 원전(原典)의 해석을 제멋대로 하거나 없는 거짓말도 서슴없이 해댄다는 것이고, 재야의 민족사관을 가진 사람들은 안정된 체계와 논지를 내세울 기회가 부족하여 올바른 얘기라도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이러한 식민사관으로 무장된 강단사학의 교과서를 믿고 이를 바탕으로 탐독했던 것이 고대사를 이해하는데 장애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어찌 이럴 수가 있으랴?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구조가 해방 이후 깊게 뿌리를 박고 있어 동북공정과 식민사학이 어우러진 매국적 행위가 버젓이 이뤄지는 대한민국의 현실이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이런 학풍을 매국사학(賣國史學)이라 하고, 이들 역사학자를 사학자(史學者)가 아닌 사학자(詐學者)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근거도 없고 거짓됨이 난무하는 매국의 역사학이 확대되고 재생산되고 있는 현실과, 하나하나 짚어가며 비판하고 있는 저자의 외로운 투쟁이 이 책에 가득한데, 이를 통해 우리 의학의 역사에는 그런 것이 없는지 반성하게 된다.

왜냐하면, 역사학계가 일본의 식민사관으로 무장된 이병도(李丙燾)에 의해 장악되었다시피, 우리 의학사는 이들과 대동소이한 김두종(金斗鍾)의 손에서 아직까지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몇몇 대학에서는 비록 부족하나마 우리 손으로 만들어진 한국의학사를 배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직도 김두종의 「한국의학사(韓國醫學史)」를 기본 교재로 강의를 하고 있다. 인력과 연구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내 것에 대한 애착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값 1만8000원> 

金洪均 /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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