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의 도서비평]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 찾아낸 고조선의 숨겨진 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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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의 도서비평]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 찾아낸 고조선의 숨겨진 사료들
  • 승인 2015.03.1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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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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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잃어버린 상고사 되찾은 고조선

우리는 우리 역사의 시작을 고조선(古朝鮮)에 두고, 「삼국유사(三國遺事)」를 근간으로 하여 건국이념(建國理念)을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삼고 있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널리 인간에게 이익되게 한다’는 것이고, 이를 계승하여 오늘날 우리 교육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심백강 著
바른역사 刊

이렇듯 우리의 상고사(上古史)는 고조선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지만, 단군조선(檀君朝鮮)이 신화적인 표현으로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는 삼국유사를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은 상태로 그동안 국사교과서가 수시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도 강단사학계의 노력은 일천하기 짝이 없었으며, 재야사학계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들에 의해서 조금씩 개진되고 있는 형편이다. 찾아보는 노력도 없이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반도 내에서만 상고사의 서술이 이뤄지다 보니, 오늘날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도 저들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리는 그저 답답하게 목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슈메르가 서양역사의 출발점이라면 고조선은 동양역사의 시원이다”라고 하면서, 아시아 역사의 출발점이 고조선에 있음을 천명하였다. 언뜻 보기에 이른바 ‘한빠’라고 하는 「한단고기(桓檀古記)」를 중심으로 하는 일련의 재야사학연대와 비슷한 주장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중국문화의 총합체라 할 수 있는 「사고전서(四庫全書)」를 바탕으로 한 말이기에, 한단고기처럼 우리만의 얘기가 아니라 저들 중국의 얘기를 통해 밝혔다는 점에서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사고전서에 실려 있는 송대(宋代) 이전의 기록들을 관찰한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삼국유사보다 앞선 기록들인 데다 훨씬 상세한 내용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비록 이 책의 저자가 역사학을 전공하였다고는 하지만, 그의 역서(譯書)와 저서들은 오히려 사학자라기보다는 한문학자라고 할 만큼 오랫동안 방대한 번역서들을 내놓았다. 그러기에, 추측에 의한 두루뭉술한 확대해석이 아니라 글자 하나하나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 책도 읽어내기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사실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타당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차분히 따져 가면 충분히 납득될 수 있다.

하지만, 편집상 주석을 뒤에 두었기에 읽으면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번잡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지리적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인 이 책의 특성상, 그에 걸 맞은 지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이해를 위해 현재의 지명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당시의 지명이 충분히 오버랩 될 수 있도록 고대지명과 현대지명이 함께 또렷이 표기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에 따라 불필요한 지명은 삭제하고 필요한 지명들은 또렷하게 해서, 크고 작은 지도들이 지형에 맞게 흑백이 아닌 칼라로 나타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공자(孔子)가 가서 살고 싶어 했던 군자(君子)의 나라 고조선이 없었다면 우리는 중국 한문화(漢文化)의 아류에 불과하고 우리에게 발해의 모퉁이에 있었던 요서조선(遼西朝鮮)이 없었다면 우리는 한반도에 뿌리를 둔 반도국가에 불과하다”라고 했던 말이 반도사관(半島史觀)에 젖어있는 강단사학계를 생각하며 자꾸 곱씹어진다. <값1만5000원> 

김홍균 /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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