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철저히 해부학의 원리에 입각한 의학”
상태바
“한의학은 철저히 해부학의 원리에 입각한 의학”
  • 승인 2015.04.15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http://


한의협-한의학회, ‘해부학 기반 한의학의 발전’ 세미나
◇‘해부학에 기반한 한의학의 발전’을 주제로 한 기획세미나가 14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성남=김춘호 기자>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해부학은 한의학에서 꾸준히 발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14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강당에서 ‘해부학에 기반한 한의학의 발전(부제: 한의의료행위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을 주제로 한 기획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대한한의학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해부학을 통한 한의학의 발전과정을 학문적인 자료를 활용해 설명하고, 이를 한의의료행위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의 근거로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주제 발표에서 백유상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한의학은 인체 구조를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고 발전해왔다”라며 “특히 해부학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의학 안에서 꾸준히 발전했고 기초학문으로 교육됐기에 한의학 범주에 속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한의학에서 해부는 단순한 인체의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인간과 우주의 상관관계를 고려하고 당시 시대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대응해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고 그것을 의학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갖고 시행됐다”라며 “동의보감의 신형장부도는 17세기 이전까지의 한국에서 내려온 신체구조 인식의 바탕에서 중국의 장부도를 참고하고 그 위에 도가적 세계관이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덕 대한한의학회 학술이사는 “해부학이 (한)의학에 들어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약은 내부를 치료하고 침구는 외부를 치료한다. 한의학에서는 2가지 방법을 다 쓴다. 도구를 사용해 혈에 자극을 주고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는 게 침구학이라고 정의한다. 배가 아플 때 다리에 침을 놔도 배가 나을 수 있다는 건 2000년 전에 쓰이던 센세이셔널한 방법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경혈에도 침을 놓지만 아시혈에도 놓는다. 인체에서 벌어지는 것은 한국 사람이나 외국 사람이나 동일하고 현상에 대한 해석만 다를 뿐”이라고 발표했다.

김남일 경희대 한의과대학장은 “서양의학에만 해부학이 있었던가. 스스로 자문을 던져도 보고 동의보감에도 해부학이 있는가 생각을 해보면 억지가 아니라 역사 속에도 많이 나타나 있다”라며 “의서 중 최초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동의보감에는 해부학적인 내용이 있으며 우리나라 한의학을 집대성했고 한국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내경과 외형이라는 것이 그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다른 의서는 병을 중심으로 구성 돼 있으나 동의보감은 두, 면, 안 등 몸을 중심으로 기술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손인철 원장을 좌장으로 ▲대한한의학회 신길조 부회장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강연석 기획이사 ▲대한한의사협회 김지호 홍보이사가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열렸다.

신길조 대한한의학회 부회장은 “조선시대에 카메라가 있었다면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 사진을 사용했을 것이다”라며 “서양의학은 현대과학의 최대 수혜자다. (의료기기는) 의사를 위해 개발한 것이 아닌 질병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개발됐으며 물론 활용자는 의사”라고 주장했다. 또 “현대의료기기는 양의사만 사용할 수 있고 한의사는 진맥으로만 진료해야한다는 생각은 합리성 및 다양성 존중이라는 과학정신과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라며 “한의사는 정규 대학교육을 이수하고 국가시험을 거쳐 자격을 확보한 우수 인력으로 기본적 의료기기 사용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과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석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기획이사는 “언어의 문제, 번역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의학은 환자의 질병이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시의 지식과 시대가 갖고 있는 도구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대화 시기에 유럽에서 통용되던 Surgeon과 Physician의 개념이 외과의사와 내과의사로 번역되면서 한의학에서 외과의 개념을 포괄하던 침구학의 위치가 애매하게 됐다”라며 “내과와 외과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한의학의 많은 부분이 내과의 영역에 해당되기 때문에 한의학은 내과 위주의 학문으로 인식됐고 해부학적인 구조를 살펴 수술을 하는 외과 및 외과의사는 한의학과 상관없다는 인식이 굳어지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김지호 한의협 홍보이사는 “지난해 12월 28일 규제기요틴이 발표 된 이후 많은 라디오, TV토론에서 한의대도 해부학을 배우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양의대와 같은 수준으로 배웠다고 대답을 했다”라며 “한의학이 음양오행만으로 이뤄져 있는 특별한 학문은 아니다. 생리학과 생화학 같은 기초생명과학을 흡수하고 발전해왔고 동의보감 이후에도 꾸준히 해외 문물을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세미나에 앞서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의학은 철저히 해부학의 원리에 입각한 의학이다”라며 “한의학의 경혈, 경락 부위의 침술, 뜸 치료는 물론 근골격의 구조와 역학적 관계를 활용한 추나 등의 치료방법은 해부학적 접근이 없다면 시술할 수 없는 한의의료 행위다”라고 말했다.

김갑성 한의학회장은 “한의학이 단순히 형이상학적인 이론만 추구하는 의학이 아닌 실사구시의 의학으로서 우리의 의학에도 해부학적 지식과 자료를 통한 학문의 접근과 응용이 이뤄져왔다”라고 했다.

이혜정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한의학연 원장으로 5개월을 경험해보니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느꼈다”라며 “앞으로 한의학의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해 나갈 때 임상, 기초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결과를 내놓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매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