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63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 참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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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63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 참관 (1)
  • 승인 2012.08.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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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범

이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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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있게 진행되는 강연회 질의 응답, 매우 인상적”

학술총회 참가 전 준비사항
제가 일본동양의학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지난해 방제학 수업시간을 통해 일본의 한의학 관련 학회와 일본 논문을 찾는 법에 대해 알게 된 후부터 입니다. 수업시간에 일본의 한약을 사용한 임상논문들을 보면서 일본은 실용적인 임상연구를 오랫동안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올해 3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일본동양의학회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日本東洋医學會’라고 입력하면 사이트(www.jsom.or.jp)가 검색됩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니 오른쪽 배너에 일본동양의학회학술총회 홈페이지가 링크돼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학회 일정과 프로그램, 총회장소와 참가등록방법 등이 공지돼 있었습니다.
학생자격으로 참가하려면 소속기관장의 직인이 있는 재학증명서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이곳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학회 일정은 기말고사가 끝난 다음 주에 시작하는데다가 프로그램을 보니 탈스테로이드요법의 가능성에 대한 워크숍, 양한방병용이 유용한 증례에 대한 워크숍 등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 많았기 때문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참가 준비를 위해 정보를 모으고 교통과 숙박 등을 예약하는 것은 학회가 열리기 2달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전등록을 하면 학회 당일의 현장등록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등록을 할 수 있었지만, 사전등록이 시작되자 바로 마감되어서 사전등록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장등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기에 안심하고 남은 준비를 계속 했습니다.

혹시나 예전에 이 학회에 참가하는 여행상품이 있었는지, 혹은 도움 될 만한 정보가 있는지 검색해봤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해서 모든 것을 직접 예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행기는 국적기 중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는 티켓으로 온라인에서 직접 예매를 했습니다. 오사카-교토의 이동은 하루카 특급열차를 이용하면 가장 빠른데 이것도 예약하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기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마쳤습니다.
숙박은 주로 아침 일찍 나와서 저녁 늦게 들어갈 예정이어서 호텔보다는 저렴하지만 리뷰점수는 높은 게스트하우스로 예약을 했습니다. 숙소 역시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직접 예매 했는데 리뷰를 잘 읽고 클릭하고 결재만 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일본어 공부를 틈날 때 마다 열심히 했습니다. 학생으로 참가등록을 해야 하므로 잊지 않고 출국일 직전에 영문재학증명서를 컬러로 출력해서 가져갔습니다.

제63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의 주제는 ‘동양의학의 발전’이었고, 소주제는 ‘인재의 발굴과 육성’이었다.

‘동양의학의 발전’을 주제로 열린 ‘제63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오사카의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다시 교토로 가는 하루카 특급열차를 타고 교토 역에 내린 뒤 버스를 타고 겨우 숙소에 도착해서 짐만 내려놓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교토국제회관으로 이동했습니다. 교토국제회관은 교토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코엑스 정도 되는 규모의 건물이었습니다.

교토국제회관의 외부는 일본만화의 우주선과 같이 생겼고, 내부는 위는 좁고 아래는 넓은 사다리꼴 모양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열린 동양의학회의 정식 명칭은 ‘제63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로 지난 6월 29일 금요일에서 7월 1일 일요일까지 3일간 열렸습니다.

이번 학술총회의 주제는 ‘동양의학의 발전’이었고, 소주제는 ‘인재의 발굴과 육성’이었습니다. 일본은 1997년부터 의대교육 내에 한방의학에 대한 교육이 증가하여 2004년에 모든 의대에 한방의학교육이 실시되었고, 2006년부터는 모든 의대교육과정에 한방의학교육을 8코마(코마: 일본의 강의시수 단위로 90분 수업이 1코마) 이상 실시하게 되었습니다(일본 한방교육 및 한방전문의 현황, 한국한의학연구원, 2009년). 일본 대학의 한 학기 강의가 12∼14코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교육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2년은 일본 내 의대졸업생 전원이 한방의학을 8코마 이상 배워서 졸업하는 첫 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주제인 ‘인재의 발굴과 육성’은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일본동양의학회는 일본의학회의 분과학회 중 하나로 동양의학에 관심 있는 의사가 주축이 된 모임입니다. 총 회원 수는 9천 명 정도에 약 7천 명 정도가 의사로 이루어져있고, 학회 참가자는 3일 평균 3천500명 정도라고 합니다(2012년 3월 기준). 학회의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었는데, 9개의 회장에서 여러 세미나, 심포지엄, 워크숍, 강좌, 강연들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미리 시간표를 보고 무엇을 들을지 정해야 했습니다.

효율적인 질의답변 운용 방식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에는 여러 가지 강연들과 심포지엄, 워크숍들이 많았습니다. 첫째 날에는 심포지엄과 세미나만 열렸지만, 토요일인 둘째 날부터 심포지엄, 특별강연, 교육강연, 워크숍, 세미나, 침구세미나, 긴급특별심포지엄, 지도의 강연회, 약학강좌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여러 회장에서 시간을 달리하여 열렸습니다. 이 외에도 공개식인 시민공개강좌, 침구체험코너도 함께 설치되어 운영되었습니다. 또한 300개 정도의 포스터 논문발표가 3일간 진행이 되었으며, 그 주변 공간에는 기업전시 부스와 도서판매 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제가 참가한 심포지엄이나 워크숍들은 주로 5∼6명의 강연자가 하나의 주제 아래에서 강연했는데, 대부분의 강연이 시간에 거의 맞게 진행이 되었고, 간혹 강연 중 시간이 다 되면 좌장이 강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강연을 종료시켰습니다. 강연이 종료될 때까지 다 들으며 기다리지 않고 다른 강연자가 시간에 맞게 강연할 수 있도록 매끄럽게 진행이 되어서 결과적으로 그날 학회 시간표가 뒤로 밀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강연자의 강연이 끝나면 곧이어 좌장이 청중에게 질문이 있는지 묻고 질문이 있으면 질문을 진행하고 질문이 없다면 좌장이 강연 중 약점이나, 혹은 빠진 부분들, 혹은 다른 사람들도 궁금해 할 만한 것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하는 시간도 흥미가 있었습니다. 강연회장에는 의자가 없는 열마다 마이크가 놓여 있어서 질문하라고 하면 손을 들고 일어나 마이크 뒤에 섭니다. 이때 여러 명이 서로 다른 마이크 앞에 서면 좌장이 순서를 정해주고 늦게 마이크에 도착한 사람은 먼저 도착한 사람 뒤에 줄을 섭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자기가 온 지방이나 소속을 먼저 대고 그 다음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강연자가 대답을 하는 동안 마이크 앞에 서 있다가 답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추가 질문을 하고 충분한 답이 되면 감사의 말과 함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만일 질문하는 동안에 강연자의 답이 충분하지 않으면 청중석에서 다른 사람이 손을 들고 마이크 앞에 가서 답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논쟁이 될 만한 질문의 경우에는 질문과 답을 반복하며 20분 넘게 청중끼리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젊어 보이는 분들부터 100세가 넘었을 것 같은 할아버지까지 마이크 앞을 오가며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종합문의처에는 강연장의 안내뿐만 아니라 강연요지집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권당 3천 엔을 주고 구입한 강연요지집은 400여 페이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발표회장별 프로그램 일정표, 프로그램에 따른 일련기호와 연자와 좌장, 포스터 발표 시간이 기재되어있고, 더불어 모든 프로그램의 강연요지가 연자 당 1면씩, 포스터 발표는 2연자 당 1면씩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강연자에 따라서 다르긴 했지만 발표의 중요한 내용이나 요약된 내용이 잘 적혀 있어서 학회기간 내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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