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에 의한 목통증(편타성 손상)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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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에 의한 목통증(편타성 손상)의 이해
  • 승인 2015.09.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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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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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의 ‘척추관절보감’ <15> 목통증

김 지 용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교통사고는 외부적인 충격이 직접 신체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차량을 매개해서 충격이 신체에 오기 때문에 일반적인 타박상과는 다르다. 다만 차량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초기에는 차량도 많지 않았고 그 충격량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차량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의료적으로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교통사고에 의한 손상에 대해1928년 Crow에 의해 처음으로 명명되게 된다. 그 이름은 편타증(Whiplash)이라는 병명이다.

‘편타’라는 말은 채찍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채찍의 움직임은 탄력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뒤로 강하게 당겼다가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목도 역시 이런 채찍 (편타)과 같은 방식으로 손상을 받게 된다. 신전 후 굴곡, 즉 필요 이상으로 뒤로 젖혀졌다가 앞으로 다시 꺾이게 된다.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편타성 손상은 목의 이상을 위주로 말하고 있다.

교통사고에 의해서 머리에 가해지는 가속의 힘은 자동차 자체의 가속의 힘보다 강하다고 한다. 후방 추돌 후의 신체의 움직임은 자동차 보험의 발달로 인해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그 연구 결과 교통사고 후의 신체 움직임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 그림 1.
1단계. 관성에 의해서 몸통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아 신체가 의자 쪽으로 압력을 받는다. 의자의 각도에 의해서 후상방으로 움직이는 체간 때문에 척추의 S선의 곡선이 쭉 펴지게 된다.그러나 안전벨트와 등받이의 보조를 덜 받는 머리와 목 부분은 기존의 척추 곡선을 유지하면서 추체의 압박은 하부 경추에 집중된다. <그림 1 참조>

2단계. 이 단계에서는 턱관절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머리가 강력하게 앞으로 숙여지게 되면서 턱은 가슴에 부딪치게 되면서 압력이 가해지거나, 머리가 뒤로 젖혀질 때에 두개골이 턱관절에 비해 더 많은 움직임(신전)이 발생하면서 턱관절이 20~25도 정도로 열리게 된다. 이 때 턱의 관절낭 염좌 혹은 디스크의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교통사고에 의해서도 턱관절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도로 알아두면 좋겠다. <그림 2 참조>
◇ 그림 2.

3단계에서는 충격의 힘이 떨어져 자동차의 가속력은 감소한다. 그러나 안전벨트의 지렛대 작용에 의해 목은 앞으로 고꾸라진다. 4단계에서는 자동차가 멈추는데 머리와 몸통은 여전히 앞쪽으로 관성으로 나아간다. 즉, 3~4단계에서는 흉추를 기준으로 목이 과도하게 전방으로 꺾이게 된다. 교통사고에 의한 손상은 이 때 많이 발생한다. <그림 3 참조>

이런 강한 움직임은 근육과 인대와 뼈, 혈관과 신경처럼 다양한 구조물의 손상을 야기한다. 특히 교통사고 후에 경추통은 남성보다 여성이 높은 경향성을 나타나는데, 여성의 경우 목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남성에 비해 약하고, 골밀도도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느 부위에 손상이 발생할 것인가?
◇ 그림 3.

근육 손상 : 사고 직후에 고개가 뒤로 크게 젖혔다가 앞으로 숙여지게 되는데, 이 때에근육들이 이완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없이 당겨지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후두골 아래 작은 근육들이 손상을 받게 되는데. 다른 근육들에 비해크기가 작고 특수화된 근육이기 때문이다. <그림 4 참조>

이 근육들은 후두 아랫부분에 붙어서 머리의 미세위치를 조절하기 위한 근육들이다. 즉, 강한 힘을 쓰기보다는 적절한 방향으로 시선과 고개를 돌리기 위한 근육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힘의 방향을 가지는 장점을 가지지만 단점으로는 길이가 아주 짧다. 즉, 길이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갑자기 당겨지게 되면 손상받을 가능성이 더욱 크다.
◇ 그림 4.

인대 외상 :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과정에서 전종인대가 늘어나면서 끊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디스크가 분리되는 현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림 5 참조>
이렇게 손상된 경추의 인대는 회복이 근육보다 느리다. 게다가 20% 정도에서는 척추 구조의 불안정성이 지속적으로 남게 되므로 진단 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손발의 저림과 같은 디스크 유사 증상 : 디스크의 탈출 없이도 신경근이나 신경이 늘어나면서 손상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시적인신경염이나 신경근염에 의한 것인데, 보통 디스크가 의심되어서 MRI를 촬영하지만 대부분 디스크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받는다. 체성-감각 유발전위 검사를 통해서 어느 신경의 손상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만약 이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교통사고가 크지 않았거나, 감각 운동기능 저하가 심하지 않다면‘신경이 놀랐다’ 정도로 표현을 해주는 것이 환자의 심리적 안정에도 좋을 것이다.
◇ 그림 5.

일자목 : 근육과 인대의 손상은 바로 척추의 불안정과 통증을 만든다. 불안정을 고정할 필요성을 인지하면 경추주변을 지지하는 근육을 수축, 긴장시켜 돕도록 한다. 이런 긴장은 경추 분절의 움직임을 고정하기 위해서 작은 근육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목의 자세와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큰근육 그룹으로 퍼지게 되면서 전반적인 경추의 커브가 일자의 형태를 야기한다. 물론 통증기가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며 2~3주가 지나도록 남아 있는 일자목은 사고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

치료는 어혈을 제거하고 근육을 이완하는 한약을 기본으로 한다. 추가로 침, 부항요법, 봉약침요법 등으로 통증을 줄여주며, 추나요법을 뼈와 근육을 정상적인 위치로 환원시킴으로써 척추에 쌓이는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교통사고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최근 모 대학 한방병원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입원한 환자 332명을 조사한 결과 그 치료효과가 우수 91명(27.41%), 양호 129명(38.85%), 호전 65명(19.57%), 별무호전 47명(14%)으로 나타나 설문 대상의 86% 정도가 교통사고 후유증의 한방치료에 만족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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