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치료는 신체에 어떤 도움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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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치료는 신체에 어떤 도움을 줄까
  • 승인 2015.06.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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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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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의 ‘척추관절보감’ <12> 운동치료의 효과와 원칙

김 지 용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최근 만성화된 통증질환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치료도구 외에도 추가적인 무기가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운동치료는 환자들이 치료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치료 이후에 재발 방지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유관 단체와 전문가가 많아서 저마다 고유의 방법으로 치료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운동치료법을 선택함에 있어서 변하지 않은 중심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이번 칼럼에서는 운동치료에 전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효과의 기전과 더불어 적용 기준에 대해서 설명한다.

운동치료의 과학적 효과

첫째, 운동과 감각지도의 정확도를 올려준다. 뇌에는 신체의 각 부위의 운동과 감각기능에 따라서 측정 뇌 부위가 지정되어 있는데 이를 뇌지도 혹은 맵핑(mapping)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신호가 부정확한 경우 뇌에서는 경고의 신호로 받아들여서 통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냉각-가열그릴이라는 실험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는데, 두 개의 물의 호스를 회전형으로 둥글게 말되 냉수-온수-냉수-온수가 되게 엊갈려서 감아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손가락을 올려두면 각각의 손가락에 순차적으로 냉-온의 감각신호가 엊갈려서 입력된다.

이럴 때 뇌에서는 감각신호의 해석(내 손이 지금 차가운가 뜨거운가)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온도감각의 오류를 통증으로 인지하게 된다. 꼭 이런 실험이 아니어도 통증은 몸이 위험에 빠졌다는 경고신호라는 것을 다시 상기하여 보자. 몸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수용감각의 신호들은 신체지도의 정확도를 올려주어 경고 레벨을 낮추어준다. 뇌의 경고가 줄어들면 통증도 감소하게 된다.

둘째, 바른 움직임을 도와준다. 인체에는 가동성을 위한 관절과 안정성을 위한 관절이 순차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발목부터 하나씩 올라가 보면, 발목 - 가동성(시상면), 무릎 - 안정성, 고관절 - 가동성(다중면), 요추 - 안정성, 흉추 - 가동성, 견갑골 - 안정성, 관절와상완 - 가동성의 순서이다. 그런데 가동성이 있어야 할 관절에서 가동성에 제한이 발생하게 되면 안정성을 위한 관절에 움직임이 요구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현대인들의 오랜 좌식 생활은 발목, 고관절, 흉추의 가동성을 감소시킨다. 발목 가동성의 상실은 무릎의 가동성을 요구하고, 고관절 가동성 상실에 요추의 가동성을 요구하고, 흉추 가동성 상실은 견갑골이나 경추의 과가동성을 요구한다. 반대로 가동성이 개선되면, 몸의 경직과 부적절한 근긴장에 의존해서 발생하고 있는 안정근의 기능이 자립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물론 약화된 근육의 강화를 우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약해진 요근과 장골근의 근력은 고관절 굴곡의 대체 작용으로 요추의 굴곡을 야기한다. 약화된 코어는 고관절의 전반경사를 유지하지 못하고 요추의 보상적 신전 패턴을 야기한다.

둔근의 저하된 근력이나 낮은 활성도는 고관절 신전을 대신해서 요추에서 보상적 신전 패턴을 야기한다. 그리고 이것은 악순환을 부채질한다. 척추가 고관절의 근력 약화와 가동성을 보상하므로 고관절은 더 많은 가동성을 상실한다. 결국 고관절에서의 근력약화는 비가동성으로 이어지고, 비가동성은 결국 척추의 보상적인 동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발목 염좌에 따른 보조기, 테이핑 사용으로 인해 뻣뻣해진 발목의 가동성은 무릎의 과도한 움직임, 불안정성을 야기해서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발생시키기 쉬운 것과 같은 개념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허리 통증과 햄스트링 환자로 하여금 제대로 고관절을 움직이는 법을 가르치고, 무릎 통증 환자로 하여금 제대로 발목이 움직이는 것을 가르치며, 목과 어깨 통증 환자로 하여금 제대로 흉추를 움직이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셋째, 발달과정의 순서를 도와준다. 우리 몸의 움직임에는 순서가 있다. 애기들도 태어나서 바로 걷지 않는다. 누운 상태에서 뒤집기와 머리들기 하고, 엎드린 상태에서 기어다니다가, 무릎을 굽히거나 다리를 바닥에 둔 상태에서 상체를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벽이나 엄마의 도움을 받아서 일어나다가 혼자의 힘으로 선다. 운동치료는 이런 발달과정의 순서에 의해서 시행하게 되는데 이 역시 바른 움직임을 도와준다.

넷째, 통증 신호와 경쟁한다. 운동치료 과정에서 신경계가 움직임을 처리하거나,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각들을 처리하기에 바쁘면 통각신호에 신경 쓸 여유가 부족하게 된다. 하지만 이 이론이 성립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치료가 통증을 자극하거나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낮은 역치부터 올려가는 것이다. 이를 저역치 전략이라고 하는데 다음 운동치료의 원칙에서 소개할 것이다.


운동치료의 원칙

먼저, 재활 이전에 통증이 없어야 한다. 특정한 움직임 시에 통증이 있다면 그 움직임이 포함된 운동 혹은 재활 프로그램은 악영향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통증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통증으로 인해서 변화된 움직임은 아무리 관찰해도 신뢰할 수 없으며 이때에는 반드시 통증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한다.

사실 통증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다. 통증은 생물학적 경고등이며, 화학적 또는 역학적 혹은 둘 다의 문제를 알려주는 것이다. 통증을 감추는 것은 문제를 푸는 대신 그 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제로 알아 볼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서 재활의 바탕을 만들도록 한다.

두 번째, 저역치 전략으로 실시한다. 예를 들어 기본적인 걷는 패턴이 망가져 있다면 달리는 운동이 효과적일 수 있을까? 디스크 탈출증 환자들이 운동한다고 하고 오래 걷고 나서 통증이 많이 심해져서 오는 환자들이 매우 많다. 혹은 살아가면서 운동을 안 하다가, 그리고 부상을 입고서 움직임의 패턴이 안 좋아졌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고중량 스쿼트를 하려고 한다. 그런 것이 효과적일까? 저역치 전략이란 느린 근육, 자세 유지근육, 안정근을 중심으로 훈련하는 것이고, 고역치 전략이란 빠르고, 움직임을 위한 근육, 주동근, 운동을 할 때 쓰는 근육을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저역치 전략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신체를 안정화하기 위함이며, 그 기본에는 호흡과 자세가 있다. 저역치 전략을 충분히 우선적으로 훈련하지 못하면 고역치 전략을 행하는 근육들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고역치 전략의 근육들이 저역치 근육을 대체하거나, 관절이나 인대의 안정화를 위해서 추가적인 대사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전거비 인대의 손상이 있는 환자가 회복 이전에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경우 제3비골근, 비골근으로부터 시작해 전경골근과 가자미근, 비복근까지 근손상을 받곤 한다.
그렇다면 저역치 전략으로 안정근을 훈련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확인하기 쉬운 것은 호흡이 얼마나 안정화 되어 있는가이다.

부교감신경에 의한 횡격막 호흡은 저역치 전략 위주로 쓰이고, 호흡을 참거나 발살바식 호흡은 고역치 전략에 쓰인다. 그러므로 호흡이 복식호흡의 형태로 안정되어 있다면 저역치 전략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안정근은 자세와 정렬을 바르게 유지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재활 운동의 과정에서 몸이 좌우나 앞뒤로 크게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부드럽게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안정되고, 통증이 없다면 어떤 역치의 순으로 운동을 해야할까? 4 X 4 matrix는 안정성과 운동제어 기능장애 교정 운동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된다. 위의 도표처럼 자세와 중량에 대한 개념으로 각각 4가지 분류가 나오게 된다. 자세의 순서는 엎드리거나 누운 자세, 네발기기 자세, (반)무릎서기, 서기의 순서로 실시하며, 중량의 경우 (패턴) 보조와 무중량, 무중량, 패턴보조와 중량, 중량의 순서로 실시한다. 이 두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총 16가지의 역치 패턴이 나오게 된다.

처음에는 도움을 받고 누워서 하는 운동이나, 중량이 없는 상태에서 누워서 하는 운동부터 실시한다.
그리고 치료용 밴드나 가벼운 아령, 케틀벨을 이용해서 진행한다. 중량으로 누워서 하는 운동이 자연스럽다면 다시 중량이 없는 네발기기 자세의 운동을 실시한다. 이렇게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운동을 안 하다가 하는 중량 스쿼트는 몸의 재활 순서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움직임의 패턴을 원시적인 것부터 구성해가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DNS(Dynamic Neuromuscular Stabilization)와 FMS(Functional Movement System)가 좋은 예이다. DNS는 아이의 발달과정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다.

각각의 재활 운동 난이도(역치)는 아기의 발달과정의 개월 수에 맞추어 높아진다. FMS는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 움직임을 가지고 수행력을 측정하고 그 점수에 따라서 수행력을 확인한다. FMS는 가동성의 확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장 기초적인 움직임으로 능동 하지 거상의 가동성과 견관절의 가동성을 확인한다.
그 뒤로는 푸시업과 회전력을 준 상태에서 체간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가동성과 안정성이 확보되었다면, 체중을 지지하는 발과 관계된 움직임 패턴을 가장 고등단계의 것으로 제시한다. 스쿼트, 스텝, 런지를 수행시키고 평가한다. 원시에서 고등단계까지 움직임 능력을 확인하고 교정법을 제시한다.

이런 기본적인 움직임의 패턴이 토대가 충분이 이루어져야만 근력, 근지구력을 위한 운동이 무리 없이 가능해지거나 스포츠에 복귀하도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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