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의 원인과 병리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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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의 원인과 병리기전
  • 승인 2015.02.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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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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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의 ‘건선 이야기’ <2> : 건선의 원인 및 병리 기전(2)
(전호에 이어)

이 병 철
한의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자연으로한의원 원장
건선의 원인과 병리기전

과거에 건선은 각질형성세포의 과증식에 의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현재에는 유전적 요인과 면역적 요인에 환경적인 요인이 유발인자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전적 요인
건선 환자와 그에 유전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건선이 발견되는 경향이 크다는 사실이 관찰됨에 따라 연구 결과 건선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유전학적으로 사람의 조직적합성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7~9개의 건선에 관련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의 위치가 보고되었다.

그 중 PSORS 1 유전자가 건선의 발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따라 이 유전자를 건선 특이 유전자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조직적합성 항원의 여러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와도 유사한 위치에 있다. 이는 건선의 작용기전이 면역반응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유전적 요인만으로 건선이 발병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가지 환경적인 인자와 면역학적 요인 등이 함께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건선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하여 발병하는 다인성유전질환(multifactorial inheritance disease)이다.

▶면역적 요인
사람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과 같은 병원체(pathogen)에 항상 노출돼 있다.

이러한 외부의 병원체가 몸 안으로 들어올 경우 사람은 이들의 침입에 대항하는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면역계(immune system)라고 한다. 사람의 면역체계는 크게 선천면역(innate immunity)과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로 나누어진다.

선천면역은 비특이적 방어로서 몸 안으로 침입한 병원체에 대한 즉각적인 방어를 수행한다.

선천면역은 일차적이고 빠른 방어반응이지만 이보다 더 특이적이고 강력한 면역반응이 적응면역이다. 적응면역은 병원체를 특이적으로 구분하여 인식하고 그에 따른 면역반응의 결과 병원체를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면역세포를 자극하고 이후 면역반응(immune response)을 유발하는 물질을 항원(antigen)이라 하는데 이는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일 수도 있고 체내에서 만들어졌지만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일 수도 있다.

이 항원은 B세포와 T세포라는 두 종류의 림프구에 의해 몸 안에서 인식된다. 이 두 세포가 면역시스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하며, 건선에 특히 관련되어 있는 것은 T세포를 매개로 한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B세포는 골수의 줄기세포로부터 분화하고 골수에서 성숙하는 림프구로서 항체를 형성하여 항원을 제거하는 항체매개면역(antibody-mediated immunity)을 담당한다.

반면 T세포는 골수의 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되어 흉선에서 성숙된 림프구로 적응면역의 한 형태인 세포매개면역(cell-mediated immunity)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세포매개면역반응 과정에서는 항원을 인식하고 T림프구가 활성화되어 항원을 지닌 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여 죽인다.

생체 내 신호전달물인 사이토카인(cytokine)은 T세포 뿐 만이 아니라 많은 종류의 세포에 의해서 분비되는데, 특히 T세포에서 생성되는 많은 INF-γ, IL-12, IL-23, TNF-α 등의 사이토카인이 건선의 발병 기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건선의 병리기전은 피부의 T세포에 항원이 인식되면 T세포가 활성화 되고 활성화된 T세포로부터 사이토카인이 만들어지고 분비되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여 각질세포를 과다하게 증식시킨다. 피부 세포가 빠르게 자라나기 때문에 피부 위에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서 보이게 된다.

더 구체적으로는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가 식균작용을 통해 세균 등을 삼키고 작은 펩티드의 형태로 분해해 면역세포가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항원으로 제시한다.

이를 수지상세포가 활성화되어 항원제시세포(antigen presenting cell)로 바뀌었다고 하며, 제시된 항원은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단백질과 결합하여 T세포에게 항원을 제시한다.

MHC단백질은 Ⅰ형과 Ⅱ형으로 두 종류가 있는데 림프계에 존재하는 특정 유형의 T세포에게 제시하는 것은 Ⅱ형 MHC 단백질이며, 세포표면에 항원이 제시되면 항원제시세포는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인터루킨이라는 물질을 분비한다.

이에 활성화된 T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함으로써 증식하고 도움 T세포(helper T cell, Th cell)로 분화한다.

특히 건선은 도움 T세포(Th세포)의 아형인 Th1세포로 인한 질환으로 보았으나 최근에는 Th17세포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Th17세포는 IL-17, IL-21, IL-22 등의 사이토카인을 주로 분비하는데 이들이 염증반응과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토카인과 면역세포들에 대하여 화학 주성을 갖는 케모카인(chemokine) 등의 분비를 유도한다.

위에서 언급한 INF-γ, IL-12, TNF-α 등은 염증유발성 사이토카인이며, IL-23은 Th17세포로의 분화를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이다.

이들 세포내 신호전달물질들은 복합적이고 다양하게 작용하여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유도하며 또한 건선의 기타 병변에 관련되어 있다. 현재 건선은 Th1 세포와 Th17 세포의 사이토카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라 향후 치료방법으로서 T세포를 억제하거나 (anti-T), T세포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anti-cytokine)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한편, T 면역 세포 외에도 환경적 요인, 피부자극, 건조, 상기도 염증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들로 알려져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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