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49) -「活人心法」 ②
상태바
고의서산책(549) -「活人心法」 ②
  • 승인 2012.08.16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mjmedi@http://


여름밤 열기를 삭여줄 音樂養生法

 

「활인심법」

조선 최대의 한의방서 「의방유취」에는 ‘脾好音樂’이란 말이 적혀있다. 비장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인데, 이에 대해 「活人心法」 양생법에는 “밤중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비장이 硏磨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周禮」에 “음악으로써 음식을 권한다(樂以侑食)”고 한 것은 비장이 음악이나 노래, 연주를 좋아하기에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곧바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경」에서 음악과 소리는 모두 脾에서 나온다고 했다는 풀이다. 특히 여름날 밤은 짧고 늦은시간에 식사하게 되므로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은 소화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한 까닭이다. 밤새워 일하거나 야식이 불가피한 경우, 유념해야 하며 더위를 삭여줄 음악과 함께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와 함께 과음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술이 비록 성정을 도야하고 혈맥을 通暢시킨다. 하지만 저절로 풍사를 불러들이고 신장을 망가뜨리며, 장위를 썩게 만든다. 배불리 먹은 후에 더욱 경계해야하니 특히 함부로 마시거나 급히 들이켜 폐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술에 흠뻑 취한 나머지 미처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갈증이 심할 때에는 물을 들이키거나 함부로 차를 마시는 것도 조심하라고 말한다. 술이 물을 끌어들여 신장에 酒毒이 정체되고 이것이 드디어는 허리와 다리가 묵직해지고 방광 냉통이나 수종, 소갈, 근육이 땅기거나 절룩거리게 되는 요인이 된다고 하였다.
대개 차라는 음료도 사철 내내 너무 많이 먹어서는 안 되니, 그 이유는 사람의 下焦를 虛冷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직 음식을 배불리 먹은 뒤에 1∼2잔 가량 먹는 것은 무방하니 소화를 도울 수 있어서다. 하지만 굶주렸을 때에는 더욱 꺼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앉은 자리에서 바람이 부는 것을 느끼거든 곧바로 바람을 피해야 하고 억지로 참고 버텨서는 안된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몸 안의 정기가 소진되어 풍사가 쉽게 침범하므로 처음에는 잘 깨닫지 못하다가 오랫동안 그냥 두면 손상을 입게 된다. 그러므로 한여름이라도 바람을 맞쐬어 서늘해지지 않도록 할 것이며, 특히 술 취한 뒤에는 부채질도 하지 말라고 했으니 냉방기 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五味를 淡薄하게 취하여 정신을 상쾌하게 해야 하니 점차 맛이 진해지면 각 장부를 따라 손상을 입게 되는 까닭에 신맛이 너무 강하면 비장을 상하게 되고, 매운 맛이 심하면 간을 상하게 하고, 짠맛이 심하면 심을 손상하고, 쓴맛이 많으면 폐를 상하고, 단맛이 과하면 신을 상하게 하니 이것이 바로 오행의 자연스런 이치이다. 처음에는 손상을 알아채지 못하다가 오래되면 병이 되어 가볍게 그치지 않게 된다.

내친 김에 여름철 건강을 위한 양생비결 한 조목 되새겨보자. 여름 한철은 바로 사람이 정과 신을 빼앗기는 때이니 심기는 왕성해지고 신기는 쇠해진다.
신은 水氣로 바뀌므로 가을이 되면 응결되고 겨울에 이르러서야 견고해지는 것이니 마땅히 保精하고 아껴야 한다. 따라서 여름에는 노인이나 아이들은 모두 따뜻한 음식물을 먹어야 가을에 곽란이나 토사를 앓지 않게 된다. 뱃속이 항상 따뜻한 사람은 모든 질병이 저절로 생기지 않으니 혈기가 굳세고 충실한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음식 관련해서 채소류[茹]는 성이 매우 냉하다. 채소나 오이는 비록 기를 다스리나 또한 사람의 耳目을 어둡게 할 수 있다. 나귀나 말고기를 먹으면 눈이 짓무르게 되니 이런 음식은 사철 내내 먹어서는 안 되며, 여름철만 구애되는 것이 아니다. 노인은 더욱 피해야 한다고 써 있다. 입추가 지났어도 남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입으로 뱉는 말은 걸러내고 목으로 삼킬 음식은 가려야만 한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