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48) -「活人心法」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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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48) -「活人心法」①
  • 승인 2012.08.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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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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治心法 강조한 조선전기 대표 養生書

 

「활인심법」

조선에서 찍어서 간행한 「   仙活人心」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오래 전 고의서산책 집필초기인 1999년에 이미 「新刊京本活人心法」에 대해 ‘조선판 活人心方’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바 있고(연재 7회, 1999년 8월 16일자), 그 뒤로도 미진했던 내용을 담아 이퇴계 선생 手蹟本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한 바 있다.(425회 대학자의 심신수양, 기공체조법 - 「退溪活人心」, 2009년 7월 20일자)

알다시피 이 책의 원작은 明 太祖 朱元璋의 아들인 朱權(호 臞仙, 涵虛子, 玄洲道人)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간행된 판본은 전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조선판만이 남아 전해지고 있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조선에서 여러 차례 간행되고 중국에서보다 더 많이 활용된 듯하다.

특히 이 책은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1445년 「의방유취」에 거의 전문이 수록되었다(인용서명 : ‘臞仙活人心’). 이후 중종 36년인 1541년 安玹刻本이 간행되었고, 이것이 단행본으로는 조선에서의 초간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 판본도 오랫동안 佚本으로 알려져 있다가 북경대 소장본이 공개되고 나서야 그 존재를 드러냈다.
이후 명종 5년인 1550년에 경주에서 목판으로 다시 한 번 간행하는데, 이른바 경주간본으로 알려진 판본이다. 이것 역시 오랫동안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지냈는데, 이유는 국내에 동종판이 남아 있지 않고 일본 궁내성 도서료에만 수장되어 있는 까닭이었다.

또 「고사촬요」에는 진주판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이 역시 아직 실물이 알려진 바 없다. 이외에도 이들의 번각본이 다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망실된 탓인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퇴계 선생이 남긴 手抄本은 하권의 처방편에 해당하는 玉   二十六方과 加減靈秘十八方이 없이 상권의 도인체조와 음식처방을 위주로 등사한 것이다. 필사본의 내용을 비교해 보니 경주판과는 내용이 다소 다르고 앞서 간행된 「新刊京本活人心法」과 일치도가 높아 아마도 중종 재위 년간에 작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주판은 본문의 상권에 처음 수록된 중화탕의 처방명이 保和湯으로 되어 있는 등 앞선 「新刊京本活人心法」이나 퇴계手蹟本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점을 만들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新刊京本’이 오히려 安玹의 경험방을 수록하는 등 조선의 편집을 거쳐 정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시기는 더 나중이지만 조선경험방이 추록되지 않은 경주판이 오히려 중국원작의 내용 그대로 실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간 傳存해온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듯 현전본의 권두에는 많은 소장인이 날인되어 있다. ‘江戶醫學館’, ‘多紀氏藏書’, ‘保靜堂’, ‘大學東校典籍局’, ‘帝國博物館’, ‘宮內省圖書’ 등등 萬古風霜을 겪은 고목처럼 거쳐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烙印되어 있다. 게다가 서문과 본문 앞쪽에 일본식 훈점이 달려져 있어 곳곳에 생채기 투성이인 거목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두 판본의 목록에 제시한 내용도 다소 차이가 있어 신간경본에선 본문 앞쪽의 내용에 대한 소개를 생략하고 補養飮食부터 처방편의 처방목록을 전부 실어놓은 반면에 경주판에서는 앞쪽의 保和湯, 和氣丸, 養生之法, 治心, 導引法, 六字法, 保養精神까지 치심법을 자세히 수재한 반면 처방편에 해당하는 補養飮食, 玉笈二十六方과 加減靈秘十八方에 대해서는 편목만 제시하고 각각의 처방명은 적시하지 않아 편집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중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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