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화, 객관화, 과학화 목표…합리적 한의학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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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화, 객관화, 과학화 목표…합리적 한의학 추구”
  • 승인 2014.08.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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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희 기자

홍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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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 한의사 ‘한의 진단학의 현재와 미래’ 발표

새로운 진단기기 개발 등 ‘생기능의학’도 소개


한의학에서 진단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나. 의료기기 개발은 어떻게 진전되고 있나. 이와 관련해 한의 진단학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의사를위한임상아카데미(대표 송미덕)는 지난 1일 서울 한남동 풀향기에서 아카데미 살롱 두번 째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모임의 초청연사는 경희대한방병원 진단학교실 펠로우인 김현호 한의사이다. 김현호 한의사는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석사과정까지 마친 공학도 출신이다. 김현호 박사가 발표한 주제는 ‘한의 진단학의 현재와 미래’다.

이날 발표에서 김현호 박사는 ▲고전적 한의진단학(망문문절 기법에 대한 현대적 증명과 수학 모델 구축, 그리고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판정 모델 연구, 어떤 증상들이 어떻게 조합돼야 어떤 변증을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한의사의 정보습득 이후의 알고리즘과, 객관화를 위해 정보습득 방식에 대한 연구) ▲공학기술을 통해 발전적으로 계승한 생기능의학(새로운 진단기기 개발과 센서 개발, 바이오 시그널의 해석, 그리고 각 신호들의 변증과의 상관성 등에 대한 연구) 등에 대한 연구 동향을 알리고, 한의사들의 올바른 이해를 도왔다.

김현호 박사는 모두 발언으로 “한의학은 그동안 전통주의, 민족주의, 신비주의, 자연주의 등으로 인식돼 일면 보호 발전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오히려 이것들이 현대한의학의 발전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며 “좀더 과격하게 얘기한다면 현 시대에서 한의학이 살아남고, 계속 발전하여 세계화 되기 위해서는 이것들의 잘못된 속성은 타파하고,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속성들은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과학화에 대한 개념 재정립도 강조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Alternative Medicine에 대한 과학화 요구가 급증하면서, 한의학을 위시한 보완대체의학이 급격한 과학화의 물결을 타게 된다. 여기에서의 과학이란 넓은 의미의 과학이고, 합리에 가까운 개념이다. 한의학의 올바른 과학화를 위해서는 근거주의(EBM), 데이터화, 수식화하려는 강박적 매몰을 지양해야 한다. 생화학, 분자나 유전자 이런 레벨의 연구도 무척 중요하나, 이보다 더 상위 레벨의(근거는 몰라도) 다량의 정보에서 의외의 가치를 통찰할 수 있다는 데이터를 통한 모델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데이터마이닝 기법은 이전 EBM의 흐름에 따라 곁에서 발전하고 있던 또 하나의 흐름이다. 밑(하위 레벨)은 모르지만 한 단계 위의 레벨에서의 데이터를 모아서 패턴을 모으고, 그 패턴에 따라 치료에 들어간다는 개념이다. 한의학의 지향점은 ‘치료’라는 얘기다.

“한의사든, 공학자든 어느 정도 올바른 지성인과 토론을 했을 때 ‘그럴싸하다’는 반응들, 그런 것들이 점차 국제학회에서 통하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의 한의사들은 무언가 수치적으로, 메커니즘의 측면에서 한의학을 증명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 아마도 그 강박은 ‘양방과의 전투’의 후유증일 수도 있는데 우리들은 너무 ‘증명’에 강박돼 있지 않나 싶다.”

김현호 박사는 좀더 구체적인 한의학의 진단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정량화가 베이스 돼서 객관화되고, 객관화가 베이스 돼서 과학화된다. 그리고 과학화에서 더 나아가는 것은 합리성이다. 합리적인 학문인가, 설득이 되는가” 이것이 김현호 박사 연구의 핵심이다.
아울러 “변증이 한의학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며, 변증설문지 등을 통한 변증의 표준화와 정량화에 대한 연구 의욕을 나타냈다.

한편, 송미덕 대표(경희한의원 원장)는 “4년 째 진행하고 있는 ‘아카데미’가 기존 임상경험이 많은 한의사, 전문의들의 최신지견을 일반 개원의에게 전달하고 진료의 보편, 공통화를 추구하는 것과 구분해 아카데미 살롱은 좀더 심오한 토론으로, 미래비전을 갖고자 함”이라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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