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박자」로 유명한 갈홍(葛洪)의 초양대(初陽臺)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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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박자」로 유명한 갈홍(葛洪)의 초양대(初陽臺) 오르다
  • 승인 2013.07.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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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민

김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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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형상의학회 원행 동행 취재기 항저우, 샤오싱, 이우④
항저우의 대표 음식점 루외루(樓外樓)
악비묘 관람을 마치고 일행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윤창열 교수가 추천해 준 항저우의 대표 음식점인 ‘루외루(樓外樓)’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항저우에 와서 루외루에서 식사를 안 하고 가면 항저우에 갔다왔다고 말할 수 없다 할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이 식당은 항상 사람이 붐벼서 미리 예약을 안 하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하는데, 이 날은 운이 좋았는지 예약 없이 바로 들어가도 일행 수에 알맞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원래 한국 관광객들이 오면 일부러 다 먹지도 못하는 코스 요리를 시키게 하여 비싸게 바가지(?)를 씌운다고 하는데 현지 가이드 덕에 인원수에 적당한 요리를 시켜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역시 싼 가격은 아니라서 상당한 추가 비용이 나왔지만 이 추가비용에 대해선 정행규 학회 명예회장이 선뜻 쾌척하여 일행은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항저우 대표 음식 ‘거지닭’
음식 얘기가 나온 김에, 항저우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할 대표 음식에 ‘동파육’과 ‘거지닭’이 있다. 동파육은 2~3시간 동안 항저우의 특산 소흥주와 함께 넣어 푹 찌기 때문에 기름기는 모두 제거되고 담백한 맛만 남는다고 한다. 동파육의 유래에 대해선 수많은 설들이 존재하지만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소동파가 항
◇항저우의 대표 음식점 ‘루외루’ 앞에서.
주에서 자사로 역임하고 있을 때 청렴하여 백성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했다고 한다. 백성들은 감사의 뜻으로 돼지와 술을 들고 인사를 했지만, 소동파는 오히려 많은 가난한 백성들이 먹을 수 있도록 요리사에게 다시 돼지고기와 술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이 말이 잘못 전달돼 술에 돼지고기를 삶았는데 그 맛이 너무 맛있다고 하여 생긴 요리라고 한다. 동파육은 워낙 유명한 요리라 많은 사람이 들어봤겠지만 ‘거지닭’에 대해선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거지닭’의 유래는 옛날 거지들이 몰래 닭을 땅속에 묻어 두었는데 그 곳을 지나던 황제가 노숙을 하면서 마침 닭을 묻어두었던 곳에 불을 폈고 냄새가 나서 땅을 파보았더니 그 속에 노릿노릿 익은 닭이 있어 그것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닭을 진흙에 싸서 구워먹는 요리가 되었단다. 지금은 진흙이 아닌 연잎에 닭을 싸서 요리를 한다고 한다.

의학가-연단술가 갈홍(葛洪)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음 일정지인 갈령(葛??)으로 향했다. 갈령은 보석산(寶石山)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발 166m이다. 전하는 얘기에 의하면, 동진(東晉) 도교 이론가이며 의학가(醫學家)이고 연단술가(煉丹術家)인 갈홍(葛洪)이 여기에서 연단(煉丹)하였다고 해 얻어진 이름이다. 그렇게 높지 않은 봉우리라 소화도 시킬 겸 가벼운 산보도 할 겸 걸어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길을 걸으며 윤창열 교수가 간단히 갈홍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갈홍(葛洪·284~363)은 좌자의 연금술을 계승한 사상가로서 「포박자」「신선전」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박자’라는 이름은, 자신의 소박한 성격을 대단히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스스로 그 이름을 밝히는 것이라고 갈홍 본인이 「포박자」의 ‘자서(自序)’에 기록해 놓았다. 포박자는 신선 사상을 집대성하여, 도교의 학문적인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책은 내편(內篇)과 외편(外篇)으로 나뉘어 있는데, 갈홍 자신이 내편은 ‘도교’(연단), 외편은 ‘유가에 속하는 것이라고 구분해놓았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정신의 양생법(무위자연(無爲自然)을 실천한다), 육체의 양생법(생명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생리적 양생법(곡물의 섭취를 피하고 장 속을 청결하게 한다), 그리고 금단(金丹) 제조법이다. 여기서 말하는 금단 제조법은 환단(還丹)과 금액(金液) 제조법이다. 환단이란 단사(丹砂)에 열을 가해서
◇갈홍을 모신 사당 포박도원(抱朴道院) 앞에서의 일행들.
건류(乾溜 : 밀폐된 용기 속에 넣은 고체에 열을 가해서 휘발성 화합물을 빼내는 것-옮긴이)하면 수은이 되고, 거기에 유황을 더해 다시 단사로 만든 것이다. 금액(金液)은 금에 고열을 가해 액화 상태로 만든 다음 냉각시키면 다시 고체가 되어 아름다운 광택을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환단과 금액의 특성을 가진 물질을 인체에 작용시킴으로써 육체의 노화를 막아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양의 연금술사들이 금을 제조하기 위해 수많은 금속들을 연구한 것처럼, 동양의 사상가들은 양생의 길을 찾기 위해 역시 금속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여 직접 그것들을 복용하였다고 한다. 연단에는 단전호흡과 같은 내단법과 직접 금속을 먹는 외단법 두 가지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금단 제조법은 이러한 외단법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윤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산을 올라가다보니 포박도원(抱朴道院)이라는 곳이 나왔다. 이곳은 갈홍을 모시고 있는 사당이라고 한다. 주요 건축물로 산문(山門)·갈선전(葛仙殿)·홍매각(紅梅閣)·포박려(抱朴廬)·반한당(半閑堂) 등이 있다. 산문 양쪽의 노란색 담장은 산세에 따라 높낮이가 천차만별하고 구불구불 펼쳐져 있는 모습이 마치 구름을 가르며 나는 한 마리의 용을 연상케 하여 용의 담장이라는 뜻으로 용장(龍牆)이라고 부른다. 정전(正殿)인 갈선전에는 헐산식(歇山式)의 목조 구조로 갈홍(葛紅)을 비롯하여 팔선(八仙)의 한 사람인 여동빈(呂洞賓)과 자항진인(慈航眞人) 등의 신상이 있다. 또 사원 안의 쌍전천(雙錢泉)은 수질이 뛰어나고 사철 마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1612년 명나라 만력제(萬曆帝) 때 건립된 갈선암비(葛仙庵碑)에는 갈홍의 생애와 거링에서의 수련과정, 갈선암의 변천 과정과 제사 상황 등이 기록돼 있다.
포박도원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간 갈령(葛??) 꼭대기에는 초양대(初陽臺)가 있다. ‘初陽’이란 글자 뜻 그대로 처음으로 陽을 맞이하는 곳 즉, 일출을 보는 좋은 곳이다. 갈령에서 보는 일출풍경은 전당십경(錢塘十景)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일행이 초양대에 올랐을 때 그 주위는 나들이 나온 항주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와 초양대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한나절의 여유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주말 유원지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초양대에 올라 봉우리 위에서 내려본 아름다운 서호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서 서호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그 옛날 이 봉우리에서 연단을 하였던 갈홍의 자취를 뒤로하고 일행은 이제 주단계 선생을 만나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글=김윤민 한의사
사진제공=대한형상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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