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이 된 ‘신라의 왕자’ 김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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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보살이 된 ‘신라의 왕자’ 김교각
  • 승인 2013.06.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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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민

김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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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형상의학회 원행 동행 취재기항저우, 샤오싱, 이우 ②
눈길 끄는 영은사의 청동불상
영은사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는 원래대로라면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을 통해 들어가야 하지만 지금은 입구가 봉쇄돼 있고 관광객을 위한 별도의 문이 있어 거기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자욱한 연기와 함께 거대한 화로와 향불들을 볼 수 있고 그 앞에서 수많은 중국인들이 향을 피고 기도하
◇여래불상 뒤편의 청동불상들. 중앙 뒤편에 김교각 스님의 불상이 자리잡고 있다.
고 있는 이색적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자욱한 연기 너머로는 우리나라 사찰의 대웅전에 해당하는 건물인 대웅보전이 웅장하게 들어서 있었다. 대웅보전(大雄寶殿)은 그 높이가 33.6m로 외부에서 보면 3층의 기와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단층으로 돼 있어 천장이 굉장히 높이 보였다. 보전 안에는 24.8m의 여래불상이 있는데 1956년에 나무로 만들고 금을 입혔다고 한다. 불상의 귀 하나의 길이가 1.3m라니 그 크기를 짐작할 만하다.
여래불상 뒤편으로 수많은 청동불상들이 조각돼 있는데 놀랍게도 이 수많은 불상 중에 한국인이 있다고 한다. 윤창열 교수의 말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지장보살로 추앙받는 신라의 왕자 김교각 스님이라고 한다. 김교각 스님은 신라 33대 성덕왕의 장남이다. 성덕왕은 성덕대왕신종 즉, 에밀레종으로 유명한 그 왕이다. 김교각 스님은 24세에 출가했고 이후 중국에 건너가 각지를 돌며 구도생활을 하다가 안후이(安徽)성 구화산에 자리를 잡고 화엄경을 설파하며,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추앙받았다고 한다.
그 수많은 청동불상들 중 가운데에 김교각 스님의 불상이 있고 또한 영은사 내부에는 김교각 스님의 불상이 지장보살로서 따로 모셔져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하다는 김교각 스님의 중국내 위상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이 영은사에 온 주된 목적이 저 김교각 스님의 불상을 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윤 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한국민속촌과 같은 테마파크 송성(宋城)
송성(宋城)은 남송시대의 성곽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이다. 이러한 송성은 중국 각지에 있지만
◇테마파크 宋城의 입구.
그 중 항저우의 송성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단순히 건물만 복원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남송 때의 각종 문화나 복식, 의상, 풍습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판관 포청천, 방랍의 난이 배경이 되는 수호전 등 낮에도 프로그램이 잘 구성돼 있고, 밤에도 송성가무쇼로 알려진 ‘송성 천년의 정’을 공연하여 여러 가지 테마 구성을 조화롭게 해두었다.
일행이 송성에 도착했을 때는 밤 시간이었다. 송성 입구부터 눈부신 붉은 조명이 화려했다. 매표소를 지나 송성 테마파크로 들어가는 길에는 천장을 비롯한 곳곳에 붉은 연등으로 예쁘게 꾸며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입구를 지나 얼마 안 들어가면 마치 송나라 시절의 강변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된다. 강변을 따라 걷다가 다리를 건너면 왼쪽 편엔 송성고성이라는 건축물과 오른쪽 편에는 송성가무쇼를 공연하는 공연장이 있다. 가운데로 가로질러 뒤쪽으로는 송나라 시대의 시장을 재현해놓은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송성고성 안에는 귀신의 집, 거울 미로, 포토 존 등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시설들로 가득했다.

세계 3대쇼라 불리는 ‘송성가무쇼’
자유롭게 송성을 관람한 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송성의 대미라고 할 수 있는 ‘송성가무쇼’를 관람하기 위해 쇼 전용 극장으로 이동했다. 송성가무쇼를 세계 3대쇼 중 하나라고 하는데 중국인 특유의 과장된 표현인지 아님 정말 그 정도로 유명한 쇼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반 호기심 반으로 송성가무쇼 전용극장으로 들어갔다.
◇송성가무쇼의 한 장면.
송성가무쇼 스토리는 총 4개의 주제로 돼 있다. 제1막은 고대문화의 원시문명으로 송의 건국과 송나라 황실의 궁중연회, 제2막은 금나라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민족영웅 악비의 장엄한 일생을 그리 전쟁 장면, 제3막은 서호를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전설인 백사와 양산박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제4막은 국제도시 항주의 다양한 이국풍경을 담고 있다. 극장 안에서 이뤄지는 실내공연인 걸 감안할 때 공연의 화려함과 거대한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어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연의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스토리에 대한 간단한 기본 배경지식을 숙지한다면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을 관람할 당시에는 참 멋있고 재밌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끝나고 나오면서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송성가무쇼 중간에 한국 노래인 아리랑이 나오면서 배우들이 부채춤과 상모를 돌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니까 배려해서 공연을 구성했구나’ 생각이 들면서 기분 좋게 관람을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리랑 공연이 등장하는 타이밍이 공교롭게도 송나라 황제의 생일 축하연을 하는 장면에서 뜬금 없이 등장하는 거라 그리 유쾌한 기분이 들진 않았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원래는 한국 관람객들을 위해 송성가무쇼 공연말미에 아리랑 공연 장면을 넣으면서 공연을 마무리 했었다는데, 어느 순간부터 황제의 생일 축하연 장면에 아리랑 공연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계 3대쇼라 불리는 만큼 중국인들과 외국인들도 이 공연을 많이 보러 올 텐데, 그들 눈에 비친 아리랑 공연이 자칫 잘못하면 중국 문화의 일부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는 필자의 과한 생각일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화려하고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송성가무쇼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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