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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미래를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7) -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나노프리모연구센터 남민호 씨
프리모시스템, 한의학의 과학화의 한 모델 될 수 있기를
2012년 09월 20일 () 12:22:20 김은경 기자 carax30@mjmedi.com

남민호(27세) 씨는 경희대 한의대 병리학교실 연구조교로 일하면서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나노프리모연구센터(센터장 소광섭)에서 프리모시스템 연구를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프리모시스템은 1960년대 평양의대 생리학교실 김봉한 교수가 경락의 실체를 찾는 연구를 진행한 끝에 경락이 지나는 위치의 피하에서 봉한관(프리모관)과 봉한소체(프리모노드)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002년 서울대 소광섭 교수에 의해 다시 연구되면서 프리모시스템은 각종 분야의 새로운 기술들을 융합하여 김봉한 교수의 연구결과를 재현하는 것과 김봉한 교수가 밝혀내지 못했던 프리모시스템의 특성을 규명하는 것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미지의 연구영역에 도전하고파

남 씨는 본과 2학년때 학술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경락경혈의 실체연구 리뷰’란 주제로 동의학보에 봉한학설을 싣게 되면서 흥미를 가졌다. 그때는 개인적으로 봉한학설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으나 2010년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에서 개최된 프리모시스템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 생각이 전환되었다.
“본과 4학년때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에서 열린 ISPVS(International symposium on Primo Vascular System)에 1박 2일 동안 진행돼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프리모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국제 분야에서도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해외의 영향력있는 과학자들이 이 연구에 대해 신뢰를 갖고 뛰어든 것을 보고 시야가 넓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해부학적인 연구로 소규모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앞서 나가 있음을 보고 연구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에게 프리모시스템은 밝혀진 것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은 미지의 연구영역으로서 도전하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프리모관은 혈관보다 훨씬 더 가늘고 투명해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해부학의 굉장히 긴 역사동안에도 발견하지 못했죠. 가장 많이 비판을 받는 부분이 프리모관이 만약에 있다면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프리모관은 투명해서 주변조직과의 대조가 안 나타나거나 다른 결합조직에 둘러쌓여 있거나 하는 이유들로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림프관의 경우에도 거의 투명한데다 조직이 견고하지 않아 발견되지 못하다가 400여 년 전에 발견되었습니다. 림프관이 있다는 걸 알고 찾으니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리모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침구치료와의 연관성 및 기능적-응용적 연구 필요해
그는 한의학에서 경락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경락의 실체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이뤄지긴 했지만 연구적인 성과가 미미하다고 했다.
“한의학에서 장상학설과 경락학설이 생리학의 양대이론이라면, 장부체계에 대해서는 서양의학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경락체계에 대해서는 서양의학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서양의학과 접점을 찾는 게 쉽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침을 놓았을 때 뇌활동이 변하는 등 서양과학과의 접점은 있지만 실체적인 접점이 없는 상태인 거죠.”
그는 “프리모관이 경락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아직 미비하다”면서도, 지난 10여년간의 연구가 프리모관이 존재함을 증명하는 해부학적인 연구에 급급했다면 앞으로 10년의 연구는 기능적 연구로 그 흐름이 점차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침을 놓았을 때 프리모관의 성질 변화나 프리모액이 흐르는 속도가 변화하는 것이 있다면 좀 더 경락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지금은 그런 연관성들을 찾아내는 연구들이 필요합니다. 프리모관이 경락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한의계의 주요입장이지만, 저도 ‘프리모관이 경락이다’라고 얘기할 수 없으나 경락일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경락과 프리모관 사이의 상관성이나 관계를 입증해나가는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침구치료와의 연관성, 기능적인 연구 및 응용적인 연구가 더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과학 분야와도 접목되고 있는 프리모시스템
프리모시스템의 연구동향은 어떻게 나아가고 있을까? 그에게 물어보았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의학계나 과학계에서는 브레인이 가장 주목받고 있고, 저희 연구실에서도 브레인 분야로 연구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추신경계 안에 있는 프리모시스템을 연구하는데, 뇌와 척수 안에서 프리모시스템을 발견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브레인 안에 있는 프리모관을 찾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게놈분석이나 전사체( transcriptome)분석들을 통해서 어떤 기능들을 하고 다른 조직들과 어떤 상이한 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 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미래 기초과학 핵심리더 양성사업’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미래 기초과학 핵심리더 양성사업은 2010년부터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초과학 분야의 우수 석?박사과정생을 선발해 미래 노벨상 후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는 ‘중추신경계 내의 프리모시스템 가시화 및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와의 연관성 규명’이란 주제로 선정돼 관련연구를 진행중이다.
한의학적으로 프리모시스템과 암치료부분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그는 “아직은 먼 이야기”라면서 웃었지만 일말의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동안은 암이 주로 혈관, 림프관, 주변장기로 전이되는 것 밖에 몰랐는데, 프리모관으로 전이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놀라워했습니다. 암세포가 프리모관을 따라 전이되니까 프리모관을 조절하면 암 전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볼 수 있습니다. 프리모관이 경락이라면 경락은 침으로 자극을 할 수 있으니, 침치료로 아마 전이되는 것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란 논리입니다. 아직 연구는 그렇게 까지는 안 되고 있습니다(웃음).”

  프리모시스템, 한의학 과학화의 한 모델이 될 수 있길
그는 학계에서도 프리모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남들이 안하는 분야를 연구하다보니까 의구심도 많이 가지지만, 연구자들의 참여도가 점점 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의학계의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의료원이나 국립암센터 등에서 프리모시스템에 대한 연구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계의 관심도는 어떨까? 연구실에서 한의사로는 그 혼자이며, 한의학연구원에 프리모시스템 연구팀이 있는 정도라고 했다.
“프리모시스템이 진짜 경락과 관련이 있다면 한의계가 주축이 되어 이 연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다는 그는 연구분야가 적성에 잘 맞아보였다.
“한의학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의대를 왔는데, 한의학이 생각했던 것보다 치료효과도 좋은데다 이론체계도 나름대로 탄탄하였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분야도 많아 호기심을 많이 가졌던 것 같습니다. 한의학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여기에서 모티브 얻어서 과학연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의학의 과학화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그는 한의학이 과학계에 연구적인 모티브가 되는 역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의 발달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여러 한계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의학의 여러 이론들을 과학화하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한의학에서 모티브를 가져와서 과학을 연구한다면 과학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프리모시스템 연구도 그 중 한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프리모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경락에서 출발되어 나왔지만, 한의학 안에서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생명과학에서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순환체계가 발견된다는 건 지금까지의 의학이 바뀔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석사과정이 끝나면 박사과정을 밟을 예정이지만, 앞으로 프리모시스템 연구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한의학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연구를 경험해봐야 한의학과 다른 분야를 접합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떤 분야의 연구할 지는 굉장히 고민 중이지만 아마도 뇌과학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믹스(omics) 쪽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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