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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한의약육성안은 한의사 말살 정책이었나?
2012년 08월 16일 () 13:57:57 참의료실천연합회 mjmedi@mjmedi.com

한약분쟁으로 얻어낸 한의약발전기금으로 개발한 천연물신약, 한의사는 철저히 배제

1996년 한약분쟁 후 한의약발전기금 마련과 한의약육성법 제정 추진
1996년 8월 30일 보건복지부는 한약분쟁으로 투쟁하고 있는 한의사와 학생들을 달래기 위해 ‘한의약육성 발전계획’을 발표합니다. ‘한의약육성 발전계획’에 양방 의약계가 의료이원화를 고착한다며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한의약 수출을 명분으로 실행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한의약 선도기술 개발사업’입니다. 1998년에 공표되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의약 선도기술 개발사업으로 진행되었던 연구과제들을 보면 한약을 이용하여 항암제, 면역치료제, 치매치료제, 약침제 개발에 관한 연구들이 다수를 이룹니다. 1998년 6월 7일 보건복지부는 한의약진흥과 육성을 위해 ‘한의약육성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힙니다.

한의약 발전기금으로 개발된 스티렌, 조인스
한의약 발전기금은 당시 연구되고 있었던 애엽 추출물인 스티렌캡슐과, 하고초 위령선 과루근 추출물인 조인스정 개발에도 지원됩니다. 2001년 조인스정이 허가되고, 2002년에는 스티렌캡슐이 허가됩니다. 의약품 개발과정 중에는 ‘한방신약’인줄 알고 개발되었던 약인데, 실제는 ‘자료제출의약품 생약제제’로 허가되었으며, 국민을 대상으로는 ‘천연물신약’이라고 홍보되기 시작합니다.

2002년 천연물신약, 한약에 올라타다
한의약 선도기술 개발사업에 의해 전통 한약의 약리작용이 연구되고 신기술로 개발되고 있을 무렵, 2000년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 이후에 천연물신약은 전통 한약에서 발전된 것이라며 전통의학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자는 논의들을 공론화합니다.
2002년 대통령 주재 바이오산업 발전 방안보고 회의자료 중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안내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 한약을 발전시켜야 할 명분을 강조하며, 천연물신약 개발사업은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함이라는 목표까지 달고 대규모 기금을 지원 받게 됩니다.
천연물신약 개발팀은 어떻게든 ‘전통 한의약의 개발’이라는 명분을 가져가려 했습니다. 단일성분 추출 천연물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또한 한의약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의약품 품목을 허가하는 식약청의 ‘안전성 유효성 관련 규정’ 고시에 반영됩니다.

2002년 한의약과 천연물신약을 구분하자는 복지부 연구
2002년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주관한 ‘한의약 연구사업의 투자전략 연구’에서 “천연물신약 개발에서 전통 한약, 한의학 지식을 언급한 것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며 천연물신약 연구는 천연물신약답게, 한의약 연구는 한의약 연구답게 흘러가야 한다”고 제안한 연구가 발표됩니다.
연구에서는 “천연물신약은 한약에 대한 연구과정에서 특별한 필요에 따라 또는 우연하게 얻어질 수 있는 부산물 정도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분은 경쟁력 확보와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도 요구된다”라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천연물신약 연구는 예상 외로 높은 투자 위험이 존재한다”라고도 기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의약연구와 천연물신약 연구를 구별해야 하는 이유로 연구개발 지원 정책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2002년 한의약육성법 추진과 양방 의약계의 반대
천연물신약은 한약 기금에 올라타고 싶어 하고, 한편에서는 안 된다는 논란이 있을 무렵 한의약육성법안이 구체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한의약 연구개발 준비금을 적립하여 한의약기술 연구개발에 지원하고, 한방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약재의 품질향상과 유효성·안전성이 확보된 한약재의 유통을 위하여 한약재에 대한 품질기준을 정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양방 의약계에서는 반대를 합니다. 의료이원화를 고착화 한다는 이유를 들어서입니다. 독립된 한의약육성법 제정은 그릇된 보건의료환경이라고 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합니다.

2003년 7월, 알맹이 빠진 한의약육성법 통과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한의약의 독자성을 원칙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한의약법 제정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는 민족의학신문(2003. 06. 13)의 기사처럼 당시 한의계는 한의약 육성법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양방 의약계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혀 한의사의 약에 관한 전문성과 관련된 ‘한의사의 예비조제’ 등 여러 내용이 삭제된 채 상임위를 통과합니다. 이는 의와 약의 분리가 어려운 한의약의 특성을 담기 위해 마련되었던 내용이었습니다.
민족의학신문에서는 크게 우려하며, “불공정한 한의사의 의료권에 대한 보장, 한방의료기관에서 투약할 수 있는 한약의 제형 개발 등에 따른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민족의학신문 2003. 06. 27)”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안재규 회장 집행부에서는 일단 한의약육성법을 통과시키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내용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반영하여 부족한 점을 보완하자고 하였습니다.

2005년, 한의약육성안의 본질이 달라지다
2004년 한의약육성법안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련됩니다. 이 때도 약사회의 방해는 집요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한의사 예비조제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못합니다. 심지어 시행규칙의 정책 집행에 약사단체가 참여할 뻔한 일까지 벌어집니다. 결국 한의협은 한의사 예비조제 안을 넣기는커녕 약사단체의 방해를 겨우 막는 수준에서 그칩니다.
그리고 2005년 한의협 집행부가 바뀝니다. 한의약육성법이 시행되면서 한의약육성안이 마련되게 됩니다. 한의약육성의 구체적인 모습이 담기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이는 2005년 말에 발표되어 2006~2011년까지 시행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때 한의약연구개발의 한 파트로 ‘천연물신약’이 포함됩니다.
2005년 9월 2일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제안한 ‘한의약육성 R&D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수립위원회가 발족됩니다. 여기에도 천연물신약 개발이 한의약 연구개발 파트의 하나로 들어갑니다. 당시는 제2차 천연물신약 개발 촉진계획안이 준비 중이던 때로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내용이 전통한의약 개발과 같다는 논리로 한의약 R&D 중장기 발전안에도 내용이 포함됩니다.
2006년 2차 천연물신약 개발 촉진계획안에는 공식적으로 전통 한약제제가 본격적으로 천연물신약이 될 것임을 공표하는 보건복지부의 보도자료가 발표됩니다.
2006년에 발표된 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한의학 산업연구 동향’에 따르면, 스티렌과 같은 천연물신약은 1995년 제정된 ‘보건의료기술진흥법’에 따라 ‘한의학의 과학화 등 한의치료기술의 개발’ 지원사업으로 분류되어 개발된 의약품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뒤통수 친 한의약육성안
2005년 이후, 이제는 한의약육성을 명분으로 대놓고 본격적인 천연물신약 개발이 이루어집니다. 한의사협회는 R&D 기금을 증액하자고 여러 차례 요청하기도 합니다. 한의약육성사업인 천연물신약이 허가가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 의약품 허가제도를 개선하자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한의사협회는 한의약육성이라는 큰 명분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라 생각하여 모두 동의하는 것으로 한의신문 기사들에 나타납니다. 증액된 기금은 천연물신약 개발이 되도록 제약회사나 연구팀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천연물신약 허가가 잘 되도록 하자는 논의는 결국 여러 차례 식약청의 천연물신약 허가기준의 완화로 이어집니다.

협회장은 레일라정이 한의약발전기금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고 있었다
참의료실천연합회 이진욱 회장과 한의협 김정곤 회장의 2012년 8월 11일 면담에서 김정곤 회장은 “한의약선도기술개발 사업으로 개발된 약이 레일라정이다”라고 발언을 합니다.
그는 배원식 선생님의 처방인 활맥모과주가 레일라정이라는 신약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김정곤 협회장은 천연물신약이 한의대학생들의 유급투쟁으로 힘들게 얻어낸 한의약발전기금, 그리고 그 성과물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참의료실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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