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국민에게 사랑받는 한의학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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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국민에게 사랑받는 한의학이 되려면…
  • 승인 2011.12.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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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윤

신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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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비준안 통과에 즈음하여-

 

신 동 윤

지난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주도로 한미 FTA 비준안과 그에 따른 이행법안이 통과되었다. 그 과정에서 여당의원들은 의장석을 점거하고 야당의원은 최루탄을 던지는 일이 있었다. 성숙한 대의 민주주의는 찾아볼 수 없는 대목이었다.

 이번 비준안 통과과정은 ‘날치기’, ‘국회모욕’이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으며, 비준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게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준 무효”를 외치고, 국회 통과과정에 대해 비판을 하는 이유는 여야 간의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직권상정을 통해 비준안이 처리되었고, 비준안 통과 이후의 후속 대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를 너무 급속하게 처리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이는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 찬성이냐 반대냐를 논하기 전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번 비준안 통과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를 하고도 민주당의 정략적 움직임 때문에 타협점을 찾지 못해 급속하게 처리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비준안 통과 직후 “국민들이 비준안 통과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라고 한 점도 동의할 수 없다. 대다수 국민들은 아직도 비준안 통과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이어지는 한미 FTA 반대 집회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민의를 중시 여기는 국회가 되기를 촉구한다.

한편 이번 일에 있어서 한의계의 대응이 전무하다는 점도 아쉽다. 비준안이 통과된 지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다. 전혀 무관심한 듯하다. 몇 명 뜻 있는 학생들이 매일 밤 광화문에 나가 촛불을 든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

광화문 촛불 시위 현장에 가면 주위에서 “어디서 왔나요?”라고 많이들 물으신다. “한의대 학생들이에요”라고 답하면, “아 정말 기특하네, 똑똑한 사람들이 공부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일에도 솔선수범하고 있었구나, 아 장하다 장해”하시면서 박수를 보내신다.

강의실에서 환자와의 라포트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수없이 배워 왔다. 그리고 ‘위기의 한의학,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수없이 토론해 왔다. 그러나 정작 중요할 때 한의계는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다. 영하의 추운날씨에도 가운을 입고 사람들을 챙기는 의사들은 봤어도 한의사들은 볼 수 없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한의학’이 되려면 국민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될 일이다. 그리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머릿속으로만 고민하지 말고 한발 더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민족의학으로서, 치료의학으로서 그 자부심을 지켜나갈 수 있다.

이번 한미 FTA 비준안 국회통과는 국민들에게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국회는 앞으로 설득력 있는 후속대책 마련, 나아가 비준안 무효까지도 가능성을 두고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또한 한의계도 이번 일을 계기로 FTA 비준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어떠한 모습이 진정 국민에게 한의학을 알리고 사랑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국회든 한의계든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그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첫 단추임을 명심해야 한다.

신 동 윤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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