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임상시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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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임상시험의 과제
  • 승인 2003.03.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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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판단기준 수립에 성패 달려

2년 전부터 한의학에서도 임상시험방법론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해 최근 급격히 고조되면서 왜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고, 또 한의학 임상시험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임상시험 전문가들이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한의학 임상시험이 필요하고, 실제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한방임상시험이 절대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 우선 한약제제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한약제의 유효성 신뢰성 확보가 관건인데 그 확인방법이 임상시험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출시된 한약제제마저 공신력이 확보되지 않아 한약의 신뢰성을 얻지 못해 질병치료제로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350여종의 한약제제 중 210종은 일본에서 품질인증과정을 거쳤지만 제약회사가 주도한 결과 성공한 게 거의 없다는 지적도 현실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통과된 기능성건강식품법이 기존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요건을 강화함으로써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임상시험 수요의 증가가 예상된다.

한의계 내적으로도 한방병원 근무자가 진료한의사의 17%나 차지하면서도 임상시험 시행기관이 부족하여 임상시험을 접할 기회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의학은 개개 환자에 대한 변증을 통해 100% 치료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인해 한약제제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만들더라도 한의학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쓰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전체적으로 한의학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싹텄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에는 한의학 임상시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임상시험 이론과 절차의 연구, 공인된 임상시험과정에 대한 교육, 한방 임상시험기관의 확대 등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의학 임상시험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개념설정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상시험이 서구적인 사고방식이긴 하나 우리 의학을 체계화시키고 과학적인 검증을 하는 작업은 지극히 중요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임상시험이라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암 환자에서 인삼의 면역강화효과 등 흔히 알려져 있는 7가지 효과 하나하나를 확인하는 것, 누에가루의 당뇨병에 대한 효과 등은 좋은 한의학 임상시험 대상들이다. 이들의 치료효과를 객관화할 때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고, 이들 한약제제를 이용한 치료과정이 공신력을 얻어 한의학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

임상시험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일도 중요하다. 처음 시험이 어려울 뿐 그 다음에는 쉽기 때문에 자꾸 시험할수록 치료효과는 높고 부작용은 적은 한약제제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한의사들 사이에서 임상시험을 디자인할 때 한의학적 기준이 무엇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의계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즉, 어떤 목적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 디자인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의학 임상시험은 한의학의 장점인 시스템 접근방식이 인류의 삶의 질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단순화·객관화시키고 객관화된 치료를 임상을 통해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의학 임상시험은 서양의학 임상시험방법을 원용하면서 한의학적 기준을 적용시키는 데 성패가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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