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은 커 가는데 갈 길은 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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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은 커 가는데 갈 길은 멀고...
  • 승인 2003.03.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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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회, 분과학회 취약이 걸림돌

한의협에 대한 한의학회의 위상이 점차 높아가고 있으나 산하학회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아 분과학회의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의료시장 개방을 눈앞에 두고 학문적 근거 개발이라는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고 있지만 아직 학회 관계자 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학회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줄 분과학회의 준비와 협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지난 1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한의학회 제1회 정기이사회는 이런 문제의식을 더욱 선명하게 던져주었다. 우선 참석자부터 적었다. 25명의 분과학회 회장 중 참석한 회장은 6명에 불과했으며, 9개의 분과는 대리 참석했다. 10개의 학회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1년에 두세번 열리는 회의에, 그것도 첫 회의에 불참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그나마 참석한 분과대표들은 학회의 회무에 대한 이해가 미흡했다. 진행상황을 묻는 확인성 질문이 주류를 이뤘다. 첫 회의 참석이라는 정황과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과정이라고 보아 넘길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한의학회의 역할과 분과학회의 역할을 구분하지 못하는 대목에서는 중앙학회와 분과학회 간의 사고의 괴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런 현상의 밑바닥에는 분과학회의 영세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과학회의 영세성은 ‘분과학회 평가자료를 제출한 학회가 40%에 불과하다’는 한의학회 관계자의 보고에서도 드러난다.

한의학회를 구성하는 기초단위인 분과학회가 취약함에 따라 한의학회는 분과학회연합회 체계와 개인의 가입이 혼재된 조직형태를 갖고 있다. 이번 정기이사회에서는 장기적으로 개인연회비를 폐지하고 분과학회분담금제로 가되 올해는 현행대로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긴 했지만 분과학회의 회원관리시스템 부재로 분과학회연합회체제로의 이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정기이사회에는 안재규 한의협 신임회장이 인사차 들러 학회에 몇 가지 주문을 하여 눈길을 끌었다. 안 회장은 “한의협은 항상 학회와 협력해서 일하겠다”고 선언하고 원활한 홍보를 위해 “앞으로 한의협은 각 분과학회에 통계 처리된 자료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협조를 당부했다. 학회의 위상을 과감히 인정하되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는 것이 안재규 회장의 對학회 전략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의학회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對한의협 관계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집행부가 회장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한의협 예산의 5%와 보수교육평점 1점을 확보해 학회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면 이번 집행부에서는 질 높은 학술서비스 제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한쪽에서는 평가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결과를 요구하는 안팎의 요구에 분과학회가 어떻게 대응할지 두고볼 일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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