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 긴급토론(8) - 한의협 상근이사에게 듣는다
상태바
민족의학 긴급토론(8) - 한의협 상근이사에게 듣는다
  • 승인 2005.06.03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책연구소 설치해 장기적 연구대책 세워야
정치적으로 독립된 상근이사제도 필요


토론참가자 : ▲대한한의사협회 김동채 상근 법제이사 ▲同 성낙온 상근 약무이사 ▲同 이상운 상근 의무이사 ▲강연석 민족의학신문사 사무총장
일시 : 2005년 6월 1일 오후 7시
장소 : 대한한의사협회 회관 회의실


<최근 발생현안>

▶4월 29일 IMS자보수가 인정 공지▶5월 27일 한의계의 반발로 한달여만에 IMS자보수가 인정 철회▶5월 28일 안재규 회장 이하 집행진 사표 제출 접수.

지난 4월 29일 IMS 자보수가 인정결정은 그야말로 한의계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온 사건이었다. 3년 여 동안 건강보험법상에서 조차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계류항목이 한순간에 1~2만원대의 자동차보험수가로 인정되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사태는 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 이하 집행부의 사퇴촉구로까지 번졌고, 발칵 뒤집힌 한의협은 비상체제 속에서 긴장된 한 달을 보냈다. 결국 한 달 여 만인 5월 27일 자보심의회는 재논의를 통해 복지부에서 결정을 내릴때까지 자보심의회에서의 결정을 유보하는 것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한의계의 표정은 의외로 밝지만은 않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동안 쌓였던 1만5천여 회원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회원과 집행부간에 벌어진 괴리감은 결국 쉽게 씻기지 않을 앙금을 남겼다. 이에 민족의학 긴급토론에서는 IMS사태를 겪은 한의협 상근 이사들이 털어놓는 솔직한 심경과 현 회무시스템의 문제점 및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강연석 : 한의사협회가 법제, 보험, 의무, 약무분야의 상근이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부분에 관련해 직접 몸담으신 분들로서 상근이사제도나 현 집행부 시스템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성낙온 : 기본적으로 협회 이사가 가지고 있었던 노하우나 인맥같은 것은 집행진이 바뀌어도 전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협회를 보면 회장이 바뀌면 그 이전의 노하우는 그대로 사장이 되어버립니다. 그럼 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상근이사제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 정치적인 독립은 시켜주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서죠.
과거 5~6천명 있었던 협회가 아니라 이제는 1만5천명이 회원인 시대입니다. 협회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단지 회장을 수행하는 상근이 아니고, 정치적으로도 독립되어 있으며, 정책을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상근이사들이 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 업무에만 쫓아 다니거나, 회장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위치에 따라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게 되면 자기 분야의 정책입안에 대해 10~2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협회 산하 정책연구소같은 형태든, 또는 지난 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된 한의정회의 연구소든 협회에서 상근하는 한의사가 협회장의 정치적인 입장과 현안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와야 합니다.

강 : 정치적으로 상근한의사들이 독립하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성 : 현재는 모든 권한이 회장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상근이사든 여타의 이사들이든 이사 수준에서 전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죠. 각각의 이사들이 어느 수준까지는 결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는 상근한의사들이 의결에는 참여하지 않고 정책만 입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사회에 상근한의사들이 한 제도의 장단점에 대한 정책연구물을 제출하면 이사회에서 장단점에 따라 가부를 결정해주고, 그 결정된 사안에 따라 상근 한의사들은 다시 집행을 하거나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강 : 꾸준히 대비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정책연구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들을 준비할 수 있습니까?

성 : 준비해야할 부분들은 많습니다. 우선 약무분야만 봐도 의약분업, 첩약의보, 한방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분리의 필요성을 생각해 봐야하고, 한약재를 더 늘리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강 : 그렇다면 법제분야에선 어떤 걸 생각할 수 있을까요?

김동채 :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한의사의 기능에 대한 정체성이 없죠. 적어도 복지부에서조차도 없지 않느냐란 생각을 합니다. 예를들어 서양에는 중심의학인 서양의학이 있고 그 외에는 대체의학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에는 한의학이 있고, 서양의학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복지부 의약정책에는 한의학에 대한 내용은 단한줄도 없습니다. 한의학육성법은 그 첫 번째 이름표일 뿐입니다. 이제 처음으로 대한민국 법률 상에 한의학이란 이름표 하나 단 것에 불과하다구요. 그래서 한의사는 이런 사람이라는 정립부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전문의제 문제에서 느낀 점입니다. 과거에는 한의사들이 느끼는 문제나 그에 따른 요구, 주제가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의사 사회가 세분화 되었고, 전문의문제에서는 5개 직역이 제각각 이해관계가 달라졌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죠. 각 직역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데 문제는 공통분모를 엮어내는 기술과 능력이 없더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너무 각자 흩어졌던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이런 부분이 정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강 : 지난 민토 토론자였던 서울대보건대 조병희 교수는 한의계 내부에서 한의학을 어떻게 발전시키자고 하는 치열한 토론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런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실 없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런 문제제기를 풀 수 있는 계기가 사실은 매일 이 회관에서 토론하면서 풀어나가야 하는데 지금 당장 현안, 비상대책에 급급하다 보니까 기본적인 토론을 돌아볼 시간이 없어요. 장기적인 정책방향에 대한 연구물을 만들어내는 정책연구 중심의 상근이사가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한약분업이란 주제를 놓고 “할 것이다”는 측면에서의 리포트와 “안 된다”는 측면에서의 리포트 두 가지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자료를 중심으로 검토가 되어지면서 이 결정과 저 결정의 장단점을 분석하다보면 결국 바람직한 정책이 만들어진다고 보는데 지금은 그게 안되고 있죠.

강 : 작년부터 회원들로부터 회비가 안 걷히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성 : 그렇습니다. 인정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회원들에게 한의협이 정책적으로 공개를 해야 할 것이 있는데 참 어려운 부분이 있잖아요. 협회일을 하다보면 얘기 안 해야 될 부분도 있고 적당히 공개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적정선을 지킨다는 게 사실 어렵습니다.

강 : 그동안 협회에서 가지고 있던 전달체계 루트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국이사회에서 시도지부장으로, 여기서 다시 분회장으로, 그리고 회원들에게 전달되기까지 신속하지 못하기도 하고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성 : 우리가 보기에도 그러한 전달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건 IMS건을 봤을 때 조금은 섭섭한게 의협을 보면 학회들이 먼저 움직이더라는 겁니다. 한의계 학회에서 “우리가 무슨 돈이 있느냐”고 하면 협회에서도 할말은 없지만 우리 한의계는 너무 협회만 바라보고 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의사법, 치과의사법, 약사법이 다 따로따로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의료법은 모두가 한가지 의료법에 들어가 있습니다. 의료법 자체를 전체적으로 바꿔서 의사법, 치과의사법, 한의사법, 간호사법, 간호조무사법 등등 이런식으로 나눠야한다고 봅니다. 한의사에 관한 의료법이 의사와 똑같이 취급된다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 : 요즘 한의계 민심이 흉흉한 이유중 하나가 한의원은 늘어나는데 먹고살기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냐고들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성 : 옛날이 SEED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NEED의 시대입니다. 삼성전자가 성공한 것도 일찍이 NEED를 읽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상근을 6개월하면서 느낀 건 한의사들에게 비전을 세워줄 수 있는 게 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시장을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의 영역을 넓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에서 한다라면 크게 봐서 외국진출을 좀 도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 약을 우리가 끝까지 갖고 있어야 하나라는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건강식품에 많이 뺐겼다고들 하는데 이부분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환자입장에서 건강식품이 일단 먹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한약보다는 건강식품을 찾게 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한약제제에 대해 제형의 변화라든지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적극적인 제형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강 : 회원들과 협회간에 의사소통의 방법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사소통 구조를 많이 연구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성 : 회원들이나 집행부나 대안이 필요합니다. 직원들은 나가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죽을때까지 한의사인거죠. IMS문제로 뛰다보니까 실질적으로 너무 마녀 사냥으로 몰고 나가는 경향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어떤 집행부가 오던지 오히려 어떻게 보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발전되고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운 : IMS문제는 복지부에만 매달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복지부의 해석이 IMS는 신의료기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법상으로 사용이 합법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소용없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현재 지난 1월 IMS관련건에 대해 법적 소송을 걸어 놓은 상태이며 아마도 10월께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문제가 좀더 명확해 지겠죠. 이제는 한의사들 서로가 각자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또 담당분야의 이사들은 현안에 대해 어느 정도는 공개하고 밝혀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각자가 의견을 제시하면 그 가운데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을 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각자의 도량에 있는 것입니다.

강 : 어려운 시기에 여러모로 수고해주시고 마음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한의사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리 = 강은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