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46] 桑韓醫談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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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46] 桑韓醫談①
  • 승인 2005.05.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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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卯使行과 醫學問答

상하 2권2책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1711년(肅宗 37) 조선의 통신사 일행이 大垣 桃源山 全昌寺에 머무르고 있을 때, 日人 의사 北尾春圃가 조선의 醫官 奇斗文을 방문하여 問答을 진행한 내용으로 훗날 다시 자신의 의론을 덧붙여서 만든 것이다. 이 보기 힘든 기록은 한의학연구원에서 지난 2003년에 진행한 동아시아 전통의학권 소재 한국본 의학문헌 공동조사연구 과정의 일환으로 일본과 중국학자들의 협조를 받아 일본 전역에 산재해 있는 조선시대 의학문헌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발굴된 것이다. 현재 조선통신사 의학문답류로 확보한 자료는 40여종에 이르며, 이외에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자료들이 많이 산재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의학문답들은 조선의학과 조선의 의가들이 일본의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실증해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당시 조선은 일본 막부의 요청에 대해 응대하는 형식으로 통신사절단을 파견하였으며 의관들도 공식수행원으로 사절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통신사 일행이 도착하면 일본의 의료관계자들은 의료선진국이었던 조선의 의원들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고자 숙소를 직접 방문하거나, 또는 초청하기도 하였다. 그들에게는 조선인과의 면담이나 필담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자 자신의 신분을 드높이는 일로 인식했으며 문답의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여 책자를 발행하였고, 그 기록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현재 이 자료들의 대부분은 한국본 의학문헌 공동조사 연구보고서에 간략한 해제로 정리되어 있으며, 그 중 첫 번째로 이 책에 관한 연구논문을 토대로 요약하여 싣기로 한다.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조선통신사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과『상한의담』의 형성배경과 서지학적인 면모를 살펴보기로 하자. 본문의 대부분은 조선의관 기두문과 일본의사 北尾春圃 사이에 오간 문답을 필담형식으로 적은 것이라 수록 내용을 일차 분석하여 소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선이 일본에 파견한 통신사는 일본의 德川幕府 수립이후 1607년부터 1811년까지 모두 12차례 파견되었다. 이 가운데 처음 3회는 일본측의 요청에 회답하고 왜란중의 포로를 돌려보낸다는 回答兼刷還使라고 하였고 정식으로 통신사라는 이름으로 사신이 파견된 것은 1636년 丙子使行부터이다. 보통 조선에서 파견하는 통신사는 적을 때는 260명, 많을 때는 500명 정도였는데, 이 책의 저술배경이 되는 1711년 辛卯使行에는 500명으로 기록되어있어 가장 성대한 사절로 남아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영접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100만 냥의 자금과 연인원 33만 명을 동원했다고 한다. 보통 사행은 正使, 副使, 從使가 있고 그 아래 수행원들로 구성된다. 임진왜란 후의 통신사는 본래 豊臣秀吉의 뒤를 이어 집권한 德川家康이 조선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회복하기 위해 포로의 송환을 이유로 조선에 사절단을 요청한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사행에는 점차 문화교류라는 측면의 의미가 더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이들의 일본에서의 활약은 대단했다. 예컨대, 서로 주고받은 시문이나 심지어는 대화의 내용까지 즉시 출간되어, 江戶로 가는 도중 大阪에 들러 주고받은 문답들이 돌아오는 길에 이미 출간되어 나올 정도였다. 이 외에도 일본인들이 가장 일고 싶어 했던 것은 조선의 의료기술과 의서, 약물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당시 면담을 신청한 일인 중에는 의사가 많았고 매번 사행 때마다 대담내용을 정리한 이른바 ‘醫學問答’류의 서적이 쏟아져 나왔다.

통신사 일행의 여정을 살펴보면 한양에서 출발하여 부산 동래에 도착하면 거기서 전별연을 갖고 대마도를 거쳐 일정을 협의한 다음 오사카까지 해로로 이동하고 오사카부터 막부가 있는 에도까지는 육로로 이동하였다. 순탄한 여행인 경우라도 목적지까지 왕복하는데 총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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