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假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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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假說
  • 승인 2023.04.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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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72

오늘 내가 제안하려는 가설은 척추성의 통증 질환에서 5단방의 운용법에 관한 내용이다. 이것은 임상8체질연구회1)2016520일에 발간한 임상 8체질의학 Ⅰ』에 수록된 척추성 질환에 대한 체질침 처방 운용법을 이은 것이다.

 

체질침 처방의 단계 
8체질의학을 창시한 권도원 선생이 2022630일에 별세하셨다. 그러므로 현재 체질침의 체계에 대하여 새로운 내용이 추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체질침은 기본방 하나를 쓰는 경우에 1단방, 기본방과 부방을 결합하면 2단방, 그리고 여기에 자율신경조절방이 추가되면 3단방이라고 부른다. 4단방과 5단방에서 처방에 포함된 3단방은 자체로 set이 된다. 3set에 처방이 하나 더 붙으면 4단방, 두 개가 붙으면 5단방이다. 그런데 흔히 난치병 치료에 쓴다고 알려진 고단방이 있는데 이 때는 5단 전체가 set이 된다. 그것을 내가 기준5단방2)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처방에서 처방 두 개를 반복하면 7단방이 되고, 네 개를 반복하면 9단방이 된다. 체질침 처방에서 6단방과 8단방은 없다.

 

4단방

사실 체질침이 변화한 역사에서 4단방은 애매한 위치에 있다. 일단 남아 있는 4단방 자료가 많지 않다. 아마도 5단방이 성립하면서 치료목표가 중복되는 4단방은 용도 폐기 된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임상가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본 결과 체질침의 고단방은, 3단방에서 4단방으로, 4단방에서 5단방으로, 이런 식의 단순한 변화과정을 밟은 것 같지는 않다. 공식적으로 19739월에 체질침 2단방 체계를 발표하기 이전인 1970년대 초반부터 이미, 처방을 여러 단계로 연결하는 다양한 방식들이 실험되었다.3) 그리고 이후에는 각 체질의 중간장기를 조절하는 처방4)이 포함된 형식도 있었다. 그러다가 1996년에는 5단방에서 각각의 개별 처방에 치료 목표를 설정한 고단방5)이 있었다.

이런 복잡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있었다는 것을 상정하고 단순하게 추측한다면, 체질침의 역사 속에서 초기의 4단방은, 3단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더 정밀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처방을 하나씩 가미해 보는 시도를 통해서 성립하였을 것이다.

4단방 운용법에서 특징적인 것은 동일한 질병이나 증상에서 양체질과 음체질의 처방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5단방 이상의 고단방 체계에서 양체질과 음체질의 처방을 구분해야 하는 필요성이 생겼을 것이다.

 

경락이라는 아이디어

의료인을 위한 체질학교5기 심화반은 2015117일에 1강을 시작했고, 2016326일에 10강으로 종강했다. 12명이 등록했고 재수강 청강생이 4명 더 있었다. 이때의 심화반은 임상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박민학 원장이 기존의 체질침 원리와는 다른 4단방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토음체질 편두통 환자에게 통처의 경락과 연관하여 4단방을 구성해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출발점으로 해서 김병철 원장이 동작검사와 압통민감점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4단에 올 경락을 선택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강의에 참여하는 다른 원장들이 자신들의 진료현장에서 운용해보고 다양한 검증 사례를 발표했다.

1차로 정리된 자료를 2016110일에 열린 임팔연 창립 둘째날 모임에서 발표했다.6) 완결된 내용은 2016417일에 코레일 용산역 itx6실에서 열린 임팔연 정기모임에서 공개했다.7) 그리고 임상 8체질의학 Ⅰ』에 수록하였다. 8)

4단방에서 4단에 통증과 관련한 경락을 배치하는 방법은 이때 검증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4단방의 재발견과 재해석이라고 자평하였다. 하지만 처방을 5단방으로 운용하고자 할 때, 5단에 서는 처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명확하게 논의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런 채로 7년이 지나온 것이다.

 

척추성의 통증 질환에서 5단방의 운용법

아래의 표로 정리한 것이 내가 제안하는 가설이다.

먼저 3set을 정한 다음에 환자의 주된 통증(증상)이 발현하는 곳과 관련한 경락을 선택한다. 이것이 4단이다. 그리고 5단은 금양체질과 목양체질, 금음체질과 목음체질에서는 상지 증상이면 담방(), 하지 증상이면 대장방()을 붙인다. 토양체질과 수양체질, 토음체질과 수음체질에서는 상지 증상이면 위방(), 하지 증상이면 방광방()을 붙인다. 그러면 환자에게 적용할 5단방이 완성된다.

척추성의 통증 질환일 때 보통 3set, 양체질에서 좌측 통증이면 KZPset을 우측이면 DZPset을 선택한다. 음체질은 우측 통증이면 KZPset을 좌측이면 DZPset을 선택한다. 그리고 침처방은 통처의 반대쪽에 시술한다.

각 체질에서 통증의 양상에 따른 체질침 5단방을 하나씩 예시하였다. 체질침 5단방은 정밀한 타격9)을 목표로 하므로 보통은 치료회수가 많게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치료가 되다가 다시 재발하는 등 장기적으로 여러 번 치료하게 되는 경우10)에는 꼭 유의할 점이 있다. 치료가 잘 진행되다가 정체되는 느낌이 있거나, 국소의 통증이나 근육의 긴장 등이 발생하면 해당하는 체질의 [KBP×3 + KZP]를 쓴다. 치료 과정에서 몸의 면역계가 어지러운 틈을 노려서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된다고 짐작한다.

 

선입견과 원리 요구

체질침은 근골격계질환에 취약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권도원 선생은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거의 암을 비롯한 난치병 치료에 매달렸다. 그래서 사실 여타의 일반적인 치료법을 시도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결과적으로 그와 관련한 연구도 부족해질 수밖에 없었다. ‘체질침으로 근골격계질환은 잘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이쪽에 대한 치료법의 연구나 사례가 부족할 뿐이다.

경락의 오수혈과 오행의 생극원리를 결합한 모든 침법은 난경64에 근거하고 있다. 왜 이렇게 배합되었는지 후대에 많은 논란이 있지만 뚜렷한 정설은 없다. 체질침에서 원리와 근거를 따져야 한다면 근본적으로 이 부분이 먼저 해결되어야만 할 것이다. 인류가 구축한 학문의 시작은 모두 가설로부터 출발했다. 사람은 무언가를 믿고서 산다. 삶은 믿음과 선택의 연속이다.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 것인지는 개개인의 자유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고수익창출을 행복극락을 사후천국을 발기지속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저 나의 믿음을 전할 뿐이다. 지난 편에서 믿음에 관해서 썼다. 정작 자신의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새끼 뻐꾸기를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새는 정성껏 기르고 돌본다. 혹여 자신이 지닌 생각이 이런 엉뚱한 믿음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닌지, 타인을 향한 비판에 앞서 먼저 나를 뒤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노파심이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임상8체질연구회(약칭 臨八硏)는 이강재가 2013년 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행한 「의료인을 위한 체질학교」가 기반이다. 기초반은 여섯 번, 심화반은 다섯 번 총 173명이 수강했다. 강좌를 진행하면서 축적한 강의 동영상으로, 이강재는 2015년 1월에서 7월 사이에 세 차례, 「강의 동영상 메일링 서비스」를 했다.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서 공부를 한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2015년 여름에는 「체질맥진실습 집중과정」을 두 번 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40여명이 모였다. 연구회를 창립하기 위해 2015년에 9월 20일, 10월 18일, 11월 22일에 세 번 예비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2016년 1월 9일과 1월 10일에 창립모임을 진행하였다. 

2) 8체질치료에 관하여, 『민족의학신문』 〈제892호〉 2013. 3. 7. 

3) 1971년 5월에 키노시타 하루토(木下晴都)가 대원한의원에서 목격한 간경화 처방이 한 例.

4)  이 처방을 자료에서는 M방으로 표기하고 있다. 

5)  M4pK4cM2cK2c

6)  「근골격계질환에서 set처방과 4th formula의 선택 그리고 경락」

7)  「척추성 질환에 대한 체질침 처방 운용법」

8)  임팔연, 『임상 8체질의학 Ⅰ』 2016. 5. 20. p.295~350

9)  통증 치료를 비유하여 표현한다면, 어떤 도시에 B-29 폭격기로 폭탄을 투하하는 경우와 자폭 드론을 이용해서 그 도시에 있는 특정한 타겟을 공격한다고 생각해 보자. 전자가 3단방이라면 후자는 5단방이다.    

10)  주된 원인은 환자가 체질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심신의 피로 등 환자의 섭생 불량이다. 또한 양약의 복용도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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