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汗出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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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汗出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09.0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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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 (39)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한의학과 발한

한의학에서는 自汗과 盜汗처럼 汗出과 관련되어 병리적인 상황들을 기술하고 있다. 동의보감의 自汗과 盜汗에 대한 설명을 보면 ‘自汗이란 것은 무시로 축축하게 땀이 흐르고 동하면 더 심하며 陽虛에 속하고 胃氣의 맡은 바이니 치법은 補陽•調胃를 해야한다’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盜汗이란 症은 수면중에 전신이 목욕한 것 같고 깨어야 비로소 나지 않으며 陰虛에 속하는데 榮血의 주관하는 症이므로 補陰降火를 해야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상한론에서도 太陽病의 마황탕과 계지탕의 적응증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서 汗出의 유무를 제시하고 있다.

땀이 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체온이 올라갈 경우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인체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반응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汗出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汗出이 문제가 될까? 汗出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문제일까? 그 해답들을 찾아나가기 위해 이제부터 汗出에 대한 생리•병리적 상황들을 살펴보면서 동시에 한의학과의 관련성들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발한의 두 종류

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중심 체온을 좁은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하여(0.2-0.5℃) 생존에 필수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고, 이를 체온조절 발한(thermoregulatory sweating)이라고 한다. 고온 상태이거나 운동을 하였을 경우 피부의 에크린 땀샘에서 땀이 분비되어 체온 조절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에크린 땀샘은 영장류에게만 있는 땀샘으로 사람은 에크린 땀샘을 이용해서 체온조절을 한다. 아포크린 땀샘이 사람의 체온조절에 기여하는 바는 적으나 당나귀, 소, 말, 낙타 따위의 발굽짐승들은 체온조절에 아포크린 땀샘을 이용한다.

반면에 감정 발한(emotional sweating)이란 체온 조절에는 관여하지 않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때 발생하는 땀을 의미한다. 주로 손바닥과 발바닥, 겨드랑, 이마 등 땀 분비가 발생하며, 뇌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땀 분비와 함께 손발의 혈관을 수축시키며,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 전형적인 차고 끈적한 손(cold-clammy hands)을 만든다. 감정 발한에는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이 함께 관여하게 된다.

체온조절을 위한 에크린 땀샘의 경우,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아세틸콜린 무스카린 M3 수용체를 통하여 반응하는데, 교감신경 활성이 증가하는 상태에서도 혈관 확장을 유발하여 효율적으로 땀 분비를 유발하도록 해준다. 에크린 땀샘은 콜린성 신경의 지배를 받는 반면에, 아포크린 땀샘은 아드레날린성 신경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다한증과 自汗症

다한증은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생리학적으로 필요한 발한보다 많은 양의 땀을 분비하는 질환이다. 다한증에는 전신다한증과 국소다한증으로 나뉘며 전신다한증은 또다시 본태성 전신다한증과 속발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본태성 전신다한증은 땀분비에 대한 자극과 특별한 원인 없이 온도조절에 필요한 양을 초과하여 땀이 분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낮은 역치로 인해서 발생하는 전신다한증은 과도한 체액소실과 함께 탈수와 전해질 소실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반면에 속발성 다한증은 다양한 전신적 질환들에서 동반된다. 국소다한증은 손바닥 발바닥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이 경우를 palmar-plantar 다한증이라고 한다. 겨드랑이 다한증은 대개 palmar-plantar 다한증과 동반되어 나타난다. 안면에만 땀이 많이 나는 두개안면 다한증은 열, 감정, 매운 음식에 의해서 악화될 수 있다.

한의학의 自汗症과 연결해볼 수 있는 서양의학적 진단명을 찾아보자면 본태성 전신다한증과 가장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태성 전신다한증만 다시 정리해보자면 체온조절에 필요한 양을 초과하여 땀이 분비되고 ‘낮은 역치’로 인해서 발생하게 되며, 과도한 체액소실과 함께 탈수와 전해질 소실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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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1) 허준저, 국역증보동의보감, 남산당, 2000. 2) 서정범, 체온 조절과 땀의 분비, J Pain Auton Disord, 2017. 3) 박기종, 땀분비와 연관된 신경학적 질환들,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지, 2012. 4) M. Harker, Psychological sweating, Skin Pharmacol Physilo 2013. 5) 위키백과, 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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