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공부법? 모의고사 반복학습․3단계 체계 잡기가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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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 공부법? 모의고사 반복학습․3단계 체계 잡기가 도움”
  • 승인 2022.02.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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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제77회 국시 공동 수석 이주엽, 김형석, 김세희 씨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2022년도 제77회 한의사 국시 합격자가 지난 3일 발표된 가운데, 올해는 3명이 공동 수석 합격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에 공동 수석을 한 경희대학교 이주엽 씨, 상지대학교 김형석 씨, 세명대학교 김세희 씨에게 국시를 치른 경험과 한의사로서의 포부 등을 물어봤다.

 

▶국시 수석을 하게 된 소감은 어떠한가.

이주엽(이하 이): 즐겨들었던 ‘은혜’라는 찬양처럼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6년 간 많은 고민을 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헛되지 않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다. 특히 나보다 가족과 친구, 교수님들이 더 기뻐해주셨다. 주변 분들이 더 기뻐해주고 자랑스러워 해주는 것이 더욱 뿌듯했다. 우선 한의사의 길을 걷게 해주신 한의사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항상 기도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과 형, 한의학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신 교수님들, 1년 동안 같이 동고동락했던 졸준위,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선후배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김형석(이하 형): 우선 부모님을 비롯해 국시 준비를 하며 큰 도움이 되었던 졸업준비위원회와 교수님, 동기, 선후배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다. 친구들과 여행 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대출 권유나 홍보 전화라고 생각해 바로 끊으려고 했는데 받고 보니 국시원에서 수석 합격했다고 온 전화여서 많이 놀랐었다. 6년 동안의 노력이 잘 끝맺음 된 것 같아 기쁘고 앞으로 항상 겸손한 마음과 함께 의료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노력하겠다.

김세희(이하 세):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지금도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우리를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세명대학교 교수님들, 따뜻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어준 가족과 친구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수석 합격 소식을 듣고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준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그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훌륭한 한의사가 되라는 뜻으로 여기고 더욱 정진하고자 한다.

 

▶올해 국시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이: 3교시가 가장 어려웠다. 외과학의 외치법은 기존에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에 공부를 소홀히 했지만, 16문제 중 4문제가 출제되어 당황스러웠다. 부인과학은 한방 변증시치 문항도 변별력이 있었다. 또한 총론과 양방진단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문제가 많아서 어려웠다. 4교시 예방의학은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확신을 가지고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형: 3교시가 가장 어려워서 기억에 남는다. 외과학에서는 외치법 문제들이 매년 1~2문제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공부할 때 크게 방점을 두지 않았는데, 올해 국가고시에는 4문제나 나와 답을 고를 때 많이 고민했다. 난이도면에서는 부인과학이 가장 어려웠다. 전년도 국가고시도 부인과학이 어렵게 출제되어 열심히 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첫 문제부터 답을 고르지 못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임상 상황과 결부한 문제보다 단순 지식형 문제들이 더 어려웠던 것 같다.

1, 2교시는 난이도 측면에서 볼 때 3, 4교시보단 비교적 평이했다. 내과학에서는 양약에 관한 문제와 복진(腹診)에 관해 물어본 문제가 인상적이었고 침구에서는 매선 시술에 관해 물어본 문제가 어려웠다. 최근 기출문제들은 환자가 ‘특정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라며 문제 배경으로 양약을 제시한 적은 있는데 아예 답으로 원인이 되는 약을 고르라는 문제는 없었기에 처음 보는 유형이라 생각했다.

또한 맥상을 물어보는 문제는 역대 기출에도 여러 번 나와 대비했으나 복진은 예상하지 못해 찍다시피 했다. 이외에 각 교시마다 일부 문제들이 너무 지엽적으로 나와 ‘이건 그냥 틀리라고 내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틀리라고 내는 문제들은 아주 일부이기 때문에 후배님들이 겁먹지 않으셨으면 한다. 그런 문제들은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잘 준비만 한다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전해드리고 싶다.

세: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평균냈을 때 예년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대부분이 난이도가 낮은 문제와 높은 문제로 구성되고 그 사이의 중간 난이도 층이 줄어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문제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외과의 외치법 문제를 꼽을 것 같다. 외치법에 이전보다 조금 더 비중을 두었다는 점이나, 알고 있는 내용을 약간 비틀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던 점을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이 “최대한 공부 일찍 시작해야…처방 숙지 위한 필수암기 정리본 유효”

형 “졸준위 자료 중심 공부가 핵심…기출 분석으로 요점 파악 필요”

세 “무턱대고 공부하기보다 진단-변증-치료 체계 잡는 것이 도움”

 

▶국시에서 고득점을 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면 좋을지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이: 고득점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 시작 시기이다.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실습기간과 겹치게 되는데 하루에 두 세 시간이라도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공부 시간을 측정하는 앱을 사용하고 동기들의 공부량을 살펴보며 동기 부여를 받는 방법도 좋다.

공부 효율에는 다회독, 모의고사, 정리본이 유효했다. 1회독 시에는 한 단원을 2번 빠르게 읽으면서 진도를 나갔다. 다회독 시에 모든 과목을 고루 읽기보다 단일 과락 과목과 취약 과목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했다. 모의고사를 통해 그때그때 취약점을 파악한 후에 다음 모의고사까지 이를 보완하면 효율적으로 점수를 올릴 수 있다.

국시 문제는 처방에 대한 숙지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교과서처럼 ‘변증시치’를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처방별로 어디에 사용되는지 따로 정리하고 암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숙지된 내용보다 숙지되지 않는 내용에 집중해야하는데, 이를 따로 정리하여 필수 암기용 정리본을 만든 것이 유효했다.

형: 고득점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먼저 졸준위 자료들을 빠짐없이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시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은 대부분 졸준위 자료에도 없는 내용이거나 수록은 되어있더라도 강조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강조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아예 없는 내용은 6년 간의 ‘카르마’가 도와주거나 잘 찍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역대 수석들도 강조했듯 반복 학습은 전제조건이다.

다음으로 단순히 정보 습득만 하기보다는 습득한 정보를 자기 평가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도 양을 정해놓고 공부한 후 바로 의맥, 의지와 기출문제의 관련 문제를 풀어 내용을 이해했는지 점검했다. 이때 한 번 풀어본 문제는 다음에도 다시 풀 수 있게 책에 답을 달지 않고 연습장에 답을 적어 책에는 정답 유무만 체크했다. 이런 과정을 반복 하다보면 계속해서 틀리는 문제들이 눈에 띄는데 그런 문제들만 따로 정리해서 공부했다. 또한 자기 점검이라는 측면에서 졸준위 자체 제작 모의고사도 고득점을 바란다면 모두 응시해보는 것이 좋다. 소홀히 공부했던 부분, 넘어간 부분을 5회가량의 모의고사를 통해 체크해 볼 수 있고 시기별로 본인의 과 내 및 전국 등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기출의 중요성이라 생각한다. 수능도 역대 기출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듯 국가고시도 기출 분석이 중요하다. 기출을 분석하다 보면 빈출 단원이 어디인지, 빈출 단원 내에서도 교수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지엽적인 문제는 어떤 형식으로 내는지 등 출제자의 의도들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국시 공부는 편안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나아가다 보면 점수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무턱대고 책을 펼치기보다 체계를 먼저 잡고 가는 것이 좋다. 내가 세운 체계는 ‘진단-변증-치료'의 3단계였다. 질병의 특징이 되는 증상 또는 실험실 검사 결과를 숙지하여 어떤 질병인지를 진단하는 것이 1단계, 해당 질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양상을 종합하여 변증해보는 것이 2단계, 변증에 따라 어떤 치료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3단계가 된다. 감히 학생으로서 국시의 모든 걸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답변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소 좋아하는 과목과 어려워하는 과목은 무엇인가.

이: 모든 과목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상의학을 재미있게 공부했다. 기존 한의학과 다른 이론체계를 가지고 있기에 처음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원전학 교수님들과 선배님들께 배우며 재미를 알게 되었다. 사상의학은 각 사람의 보편과 특수, 마음과 몸을 융합하여 맞춤의학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분야이다. 특히 사람들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성정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병리가 나타나며 이어서 치료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반면 어려웠던 과목은 부인과학과 소아과학이다. “10명의 남자를 치료하는 것이 1명의 부인을 치료하는 것보다 쉽고, 10명의 부인을 치료하는 것이 1명의 소아를 치료하는 것보다 쉽다”는 말이 있다. 남녀노소의 차이에 기인하는 여러 생리병리적 차이 때문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국시 공부를 하면서 이러한 과목에 더 중점을 두고 공부했다.

형: 좋아했던 과목은 내과학이다. 내과학이 첫 교시라 그런지 가장 손이 많이 갔고 내용들도 3, 4교시보다는 익숙했기 때문이다. 국시 과목으로 한정하지 않고 학교 수업까지 확장한다면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이 의미있었다. 최근 국시가 검사 자료나 영상 자료를 이전보다 많이 제시하는 추세다. 따라서 이 두 과목을 열심히 한다면 국가고시에서 혈액 검사, 소변검사 등과 관련된 문제 혹은 CT, MRI, 엑스레이 등의 자료가 제시된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되고, 향후 임상에 나가 환자 진료에 임할 때도 밑거름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공부했었다.

부인과학이 어려웠던 것 같다. 다른 과목에 비해 양도 많고 처방도 생소한 탕들이 많았으며 익숙한 처방이더라도 내과학과 다르게 쓰이는 예가 있어서 처음 공부할 때 어려웠다. 더구나 모의고사나 기출문제를 풀 때도 항상 부인과학이 어려워 불안감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세: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좋아하는 과목을 꼽자면 내과학이다. 모든 과목이 그러하나 특히 내과학을 공부할 때, 한의학에서 배운 생리병리기전과 양방적 기전이 일치하는 부분을 자주 발견하면서 심취하게 되었다.

반대로 어려워하는 과목은 안이비인후과학, 그 중에서도 안과였다. 내용이 어렵기도 했으나 ‘어떤 사람은 왜 내장기 또는 근골격 질환이 아니라 안면 부위에 질병이 발생할까'를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게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려워했던 만큼 한의사로서 공부에 힘쓰며 깊이 알아가고 싶다.

 

이 “항상 배우는 자세로 최선 다하는 활인적덕(活人積德)하는 한의사 되고파”

형 “의료법 상 ‘의료인의 의무’ 수행하는 한의사로 살아갈 것”

세 “환자 마음에 드리운 그림자 보고 빛을 비춰주는 한의사 되길”

 

▶앞으로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나.

이: ‘활인적덕’(活人積德)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원전, 양방, 논문 등을 모두 섭렵하여 최대한의 지식을 가지고 환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료하여 한의사로서 인술을 펼치는 상황이 가장 기대된다. 현재에 안주하거나 내 짧은 식견과 지식에 머물러 교만하지 않고자 한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환자 치료와 맡은 바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형: 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의 의무인 ‘의료의 질을 높이고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한의사가 되도록 하겠다.

세: 몸이 아프면 마음도 쉽게 약해지기 마련이고, 환자들 역시 겉으로는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더라도 내면에는 그림자가 드리운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세명대학교의 건학 이념은 ‘세상을 밝히는 인재’인데 마침 내 이름도 세상을 빛내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이에 걸맞게 앞으로는 환자의 마음에 드리운 그림자를 알아보고 따뜻하게 빛을 비추어주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언제든 아프거나 지치고 힘들 때 나 하나라도 그 사람에게 기댈 곳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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