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94] - 『朝鮮女俗考』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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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94] - 『朝鮮女俗考』③
  • 승인 2022.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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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潛女歌에 깃든 제주해녀의 애환

  우리나라 부녀 풍속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면모를 손꼽으라면 해녀문화를 빠트릴 수 없을 것이다. 2016년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규슈 지방에 산재한 잠수해녀 문화가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정조 때 申光洙의『石北集』‘濟州潛女歌’에는 “여아들이 자맥질을 잘해 10세 이전에 헤엄을 치며, 신부감으로 潛女를 반긴다.”했다.

 ◇ 『조선여속고』

  제주해녀문화란 제주도 해녀들을 중심으로 오랜 세월 독자적으로 전승된 기술과 문화를 말하는데, 세계적으로 희귀한 존재이다. 또한 제주해녀들이 물질하는 해녀생활에서 유래한 유·무형 문화유산을 통칭하는데, 여기에는 물속에 들어가는 나잠(裸潛) 기술과 어로에 관한 민속지식, 신앙, 노래, 작업도구와 복장, 공동체의 습속을 포괄한다.

  해녀들은 자기 고장에서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방이나 외국으로 나가 몇 개월씩 出稼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제주해녀들은 19세기 말 부산·울산 지방으로 진출하기 시작하여 강원도를 거쳐 청진에 이르기까지 동해안의 해안선을 따라 북상하였고, 남해안·서해안 및 울릉도·흑산도까지 이르지 않는 곳이 없었다. 한반도 해안뿐만 아니라, 客主의 인솔에 따라 일본 각지와 블라디보스토크, 요동의 大連, 산둥의 칭다오까지 진출했으며, 보통 봄에 나갔다 가을에 돌아왔다.

  이들이 외지로 출가하게 된 것은 여러 지역 연안이나 외국 바다에도 값비싼 해조류와 패류가 많이 자라고 있었으나 이것을 채취할 해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920년대부터 광복을 맞을 때까지 일본 각처에 약 1,500명, 우리나라 각 연안에 약 2,500명이 출가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류무형유산 제주해녀의 습속에 대해 기술한 이 책의 관련 내용은 근거문헌으로서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또 하나 겨울철 우리 전통적인 난방법 가운데 가장 독특한 온돌에 대한 얘기도 자세히 다뤄져 있다. 비록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등장하는 온돌변증설을 인용하고 있지만 “오늘날 온돌을 놓고 구들 고래를 내는 제도는 옛적에 마루방을 꾸미던 풍속과는 아주 다르다. 곧 시대를 타고 바뀐 것이니, 구습에 따라 잠자는 곳을 마룻바닥으로 꾸몄더라면 우환이 없었을 것이로다.”라고 하며 자탄조이다.

  또한 “일찍이 ‘성호사설’을 열람하니 백 년 전에는 공경귀척의 집일지라도 난돌이 한두 칸에 지나지 않았으니 늙은이와 병을 앓는 이만 기거하고 그 나머지 사람은 다 대청에 병풍을 쳐서 칸막이를 꾸민 마루방을 잠자리로 삼았고 자녀의 방은 자리풀(茵)로 깔았으며, 온돌은 마분을 때어 연기로 뒤덮였다…….”고 술회했다. 필자도 가끔 서울도성 안 여러 궁궐을 돌아보면서 그토록 많은 전각과 궁방을 무슨 수로 땔나무를 구해 난방을 해결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곤 하였다.

  한편 “耽羅 풍속에는 집이 커도 모두 마루방으로 잠자는 곳을 꾸미고 煖堗은 한 칸도 꾸미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草本으로 取溫했으나 사람들은 질병 없이 나이가 백년을 넘기니, 사람의 疾夭는 厚養 여부에 많이 달렸음을 비로소 깨닫는 도다. 사실인즉 온돌제도는 중고 때부터 있었다.”고 말해 온돌이 보편적인 난방법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유래에 있어서는 『唐書』․ 고려(고구려)전에 “겨울이 되면 모두 긴 불골[長炕]을 만들어 아래로부터 뜨거운 불을 때어 따뜻하게 한다.”고 했으니 이것이 곧 지금의 구들[溫突]이라고 말해 우리 민족의 주거문화사에 있어서 아주 오래된 전통과 역사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은 인정하였다. 이에 앞서 燕巖 朴趾源(1737~1805)이 『金華耕讀記』에 남긴 주장을 들어 전통적인 땔나무 온돌은 땔나무의 낭비와 땔감의 확보문제, 화재의 위험성, 좁은 방안에 고부가 함께 지내 가내화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 개수비용이 막대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조선의 이 풍습을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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