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수행으로서의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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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수행으로서의 일상생활
  • 안세영
  • 승인 2020.04.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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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참선

설마 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게다가 현재진행형입니다. 4월 첫 주말인 오늘 아침 통계사이트인 월도미터(worldometer)를 들여다보니, 세계 207개국에서 100만 명 넘게 감염되었고 사망자도 5만 명이 넘었더군요. 생전 처음 겪는 팬데믹이 언제쯤 끝날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쉽지 않으니, 앞으로도 한동안은 ‘집콕·방콕’ 해야 할 듯싶습니다. 만발한 봄꽃의 유혹을 마다하고 조용히 책이나 뒤적일 수밖에 없는데, 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며 잡아든 서물은 『참선』입니다. 초등학교 동기가 올해 초에 자신은 꽤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면서 선물해줬는데, 책의 성격이 좀 애매하게 느껴져(소설은 아닌데, 자전 에세이치곤 대화가 많더군요) 건성으로 한 번 훑고 넘어갔었거든요. 시간도 갑자기 많아졌겠다, 마침 부처님오신 날도 다가오겠다, 해서 작정하고 다시금 읽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나무의 마음 출간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나무의 마음 출간

지은이는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테오도르 준 박(Theodore Joon Park)입니다. 미국에 유학했다가 정착한 한국인 부모님을 둔 그는, 대학생 시절 고민이 많았나 봅니다. 암울한 세상과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의문으로 괴로워하다가 10년 묵언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송담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졸업 후 직접 한국을 찾았다고 하니까요. 애초에 심적 고통을 치유코자, 또 실존적 질문의 해답을 찾고자 한 방편으로 참선에 전념했기에 출가하기까지는 2년여 방황하였는데, 결국 1990년 비구가 되어 이후 근 30여 년 동안 참선 수행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7년쯤 전에는 국내외 중생들에게 참선을 가르쳐보라는 스승의 권유에 따라 강연·TV프로그램 진행 등 적극적인 대외활동도 겸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스토리가 어찌 전개될지 쉬 짐작되지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내용의 책은 두 권으로 나뉜 총 5부인데, 1·2·3부가 담긴 1권은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라는, 4·5부가 담긴 2권은 「다시 나에게 돌아가는 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조금 자세히 부연하면, 1부는 재미교포인 본인이 승려가 된 과정을 상세히 수록한 부분이고, 2부는 참선에 대한 기초 지식을 설명한 부분이며, 3부는 참선수행을 통해 분노·불안·우울·외로움 등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는 방법을 다룬 부분입니다. 4부에서는 인생의 중요한 모멘텀에서 참선을 통한 극복방법을 다루었고, 결론에 해당하는 5부에서는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참선의 역할을 이야기해 놓았습니다. 저자는 발전과정에 따라 5부로 나누었노라며 순서대로 읽기를 권하였는데, 저는 왕초보는 아닌지 몇몇 부분은 중언부언한다 싶어 지루한 면도 없지 않더군요. 물론 뒤집어 말하면 초심자들을 위해 무척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는 뜻이겠지요.

예부터 “행주좌와 어묵동정(行住坐臥 語默動靜; 걷든 서 있든 앉아있든 누워있든. 말하든 침묵하든 움직이든 가만히 있든)”이라 했습니다. 일상생활 매 순간순간이 수행의 연속이라는 게지요.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하거늘….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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