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한의사 주체의 상업적 프랜차이즈가 문제
한약의약분업 빌미 제공할 수도

박 사 현 (광주 북구 장수한의원장)

얼마전 프랜차이즈 한의원 모집한다는 광고로 한의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오렌지한의원’ 파동이 있었다.
이후 해명성 광고를 내보냈지만 한의사들의 우려를 완전히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이 한의원의 가장 큰 문제는 프랜차이즈 주체가 한의사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고 본다.
만일 주체가 한의사라면 대학선후배나 동료, 지역 한의사, 한의협 등의 관계를 고려해 의도나 상도에 어긋날 행위를 할 수 없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고 본다. 프랜차이즈는 돈만 벌면 되기 때문이다.

한의계의 문제점 중에 하나는 졸업 후 교육프로그램이 부재하다는 것과 적당한 취업처가 부족해 제살 깍아 먹기식의 불법적인 관리한의사로 취직하고 있는 것이다.
막 졸업한 한의사가 곧바로 개원하기는 힘들고 한방병원이나 부원장으로 취직 못하면 가는 곳은 뻔하다.

그곳에서는 처음으로 의료를 행하는 한의사들에게 잘못된 편법을 배우게 하는 측면이 있다.
프랜차이즈 한의원도 이와 비슷한 요인이 많다.
상업자본에 의한 프랜차이즈 한의원은 강력한 광고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국민보건향상이나 건강보다는 돈이다. 돈을 벌어야 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여성잡지, 일간지, 월간지에도 대대적인 광고를 할 것이다. 광고 못하고 열심히 진료하는 대부분의 한의원은 뒤쳐져버릴 우려도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중앙탕제원에서 달여서 한약을 보낸다는 것이다.
한약사와 탕제전문가를 두고 잘 다려서 택배로 보낸다고 하는데 그럼 한약사나 탕제전문가가 한의사보다 한약에 대해서 더 잘 알고 한약도 더 잘 달인다는 말인가?

이것은 한약도 의약분업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증거를 만들어 한약사나 양약사들의 한방의약분업주장을 거들 것이다.
복지부도 “봐라 한방의약분업하고 있지 않느냐”고 한방의약분업을 주장할 것이다.

한의사들이 주체가 돼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혹은 네트워크 한의원과는 분명히 다르다.
얼마나 한의계를 우습게 보면 한의사가 아닌 상업자본이 프랜차이즈 대상으로 한의원을 지목했는지 불쾌하기까지하다.

프랜차이즈 한의원에 관심을 가진 한의사들에게 호소한다.
결국은 한의계에 피해를 주고 의료의 자본종속화를 가속시키는 잘못된 시작을 하지 말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