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의학의 미래와 한국 한의학 -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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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의학의 미래와 한국 한의학 - 김세영
  • 승인 2004.05.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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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의학 자만하는 사이 미국한의학 급속 성장중
‘미국식 한의학’의 對韓 진출 경계해야
국제 한의학의 구조조정 대비해 한국 한의학 확인받고 검증돼야

“오는 2007년 말까지 미국 하버드 의대를 포함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의료기관들이 공동으로 한국의 경제특구 내에 양·한방 협진 시스템을 갖춘 1천 베드 규모의 병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한편 국내 한의원 체인 사업에 착수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이 같은 기사가 가상의 내용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국제간 시장개방의 흐름에 편승이라도 하듯 현실로 나타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만약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자본주의 재력과 실력을 갖춘 의료재단의 양·한방 의료 기술의 국내 진출이라는 문호가 열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 틈을 이용해 미국은 양방의 신 의학 기술의 전수보다는 오히려 대체의학이란 이름 아래 한국 한의학을 겨냥한 신 동양의학의 대체의학 기술과 첨단 의료장비, 그리고 규격화되고 입증된 한의 신약기술을 앞세운 거대한 조직병원 운영체가 들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국내 한의학자와 신약 개발자들은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국내 한의학의 자만심에 빠져 직접적인 충격이 있기 전 까지는 애써 부인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 시장을 앞세워 국내에 들어오려는 다국적 기업이나, 기업 사냥꾼들은 절대 자국이 가지고 있는 양의학 핵심 기술을 국내에 팔거나, 쉽게 전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런데도 마치 자기네 의학을 공유하거나 우리를 공동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주고 기회만을 보며 국내 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이런 내면에는 어쩌면 서양의학을 전면에 내세운 국제 한의 시장 석권을 위한 출발점을 한국에서 시작하려는 계산된 의도가 혹시 없는지를 짚어 봐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정부 주도 하에서 이뤄진 동양 한의학 연구에 성과 이상의 결과를 맺게 되었으며, 이를 발판으로 국내 한의학 진출의 기반으로 발돋움 하려는 것이 저들의 욕심과 음모일지도 모른다.

실상은 이렇게 왜곡되어 흘러 갈 수 있는데도 국내 한의사회는 기득권만을 내세워 안주하려는 듯한 인상이 강하며, 오직 기존의 세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투쟁만을 해온 부분만이 크게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보였다면 지나친 우려일까.

秘方이란 처방 하나만을 놓고 예를 들어봐도 국내에서는 항상 이를 영업적인 측면 혹, 색다른 실력 면에서 평가받는 잣대로 사용할 생각만을 즐기고 이러한 비방을 가지고 오히려 상품화하기 위한 전략 내지 산업화해 보려는 자신과 용기는 흔치 않았다. 결국 이런 비방은 세월이 흘러도 세상 밖으로 잉태되지 않고 전설 속으로 간직되어야 흔히 大家로서 인정받고 인정해주는 풍토만을 낳게 했다.

한의학의 도태와 발전 가능성을 침묵케 하는 이런 성향이 국내 한의학의 한 단면이며 전통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짧은 세월 속에서 동양의학을 존중하고 공유하며 발전시키려는 정부 주도의 노력으로 많은 연구 결과를 가지게 됐다.

즉 동양의학 연구를 통해 사회가 갖는 비방이란 의미는 이의 사용법을 넓히고 안전하게 확보하는 자세 및 노력으로 미국인 전체의 건강을 확보하는 기술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미국식 비방은 또 다른 비방을 낳고, 여기서 얻은 경험과 이론은 점차 실용 학문과 만나 색깔이 있는 논리를 탄생시켜 놨으며 오늘날 미국 한의학이 성장하는 배경으로 비축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정부 공식인정 한의대는 20여 곳이고 전국적 규모의 한의대 숫자는 60여 군데로 이들 한의대에서 1만 명이 넘는 한의사가 배출됐으며 이중 반 이상이 백인으로 무장돼 있다. 국내 한의사가 엘리트 집단이라면 백인 학생으로 구성된 미국 한의대생 또한 한국과 같은 엘리트 집단이다.

국내 한의학계가 경쟁하고 예의 주시해야 하는 그룹은 미국으로 한의학공부를 떠난 유학생이 아니라 오늘날 미국 한의학을 선도해 가는 이들 엘리트 집단이 세계의 권위 있는 대학이나 연구소, 제약회사, 병원에서 미국식 한의학을 앞세워 국내 진출의 꿈을 실현코자한다는 점이다.

미국식 한의학의 국내 진출은 한국은 물론 국제 한의학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대국이면서 강하다.
현재 스탠포드 대학은 노화과정과 뇌졸중에 대한 한의학 연구가 진행 중이며, 컬럼비아 대학도 여성질환을 한의학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연구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한의사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 진출에 아무런 대책과 경험 그리고 재정적 기반이 없는 상태이다.

국내의 한의학의 발전 가능성은 이제 세계의 시장에서 확인 받고 검증되어져 가야한다. 그것만이 국내 한의학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개방적 논리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미국이든 어디든 간에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세 확장을 해야 한다. 이 가운데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며 이 중심에 한국 한의학이 빛을 바라게 될 것이다.

한국 한의학은 세계 어느 시장과 비교 해봐도 스승이며 선배 격에 속하는 선두 그룹임에 틀림없다.
선배 격인 국내 한의사의 태도와 사고가 미래의 눈을 지닌 독수리로 비상하여야만 그만큼 평등과 경쟁의 사회에서 차지하는 영역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먹을 것은 더욱 풍성해 가는 이치가 존재하게 된다.

미국 속의 한의학을 리드하고 국제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국내 한의사 인재 발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작은 원리, 원칙의 믿음 속에 국내 한의학계가 할 일이 새삼 크게 느껴진다.

김 세 영 (미국 한의사)
- 건국대 중문학과·성균관대 행정대학원·미국 LA삼라한의과대 졸
- 美 캘리포니아 한의사면허(CA) 취득, 美 보령한의원 운영
- 현 상명대 대학원 대체의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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