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本草附方便覽>에 대한 연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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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본 <本草附方便覽>에 대한 연구(1)
  • 승인 2019.10.0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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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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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황도연 (43)

Ⅰ. 서론

<本草附方便覽>1)은 惠庵이 처음으로 펴낸 의서로 현재 필사본이 전해져 온다. 현재까지 <本草附方便覽>은 惠庵의 다른 서적에 비해 몇 편의 서적2-5)과 논문6-8)을 제외하고는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은 편인데 아마도 <本草附方便覽>이 총 28卷으로 巨帙인데다 抄本으로 되어 있어 일부 글자는 알아보기 매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藏書閣 소장 필사본 <本草附方便覽>에 대해 연구한 바를 밝히고자 한다.

 

Ⅱ. 본론

1. 서지사항

그림 1. <本草附方便覽>의 서문(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한국학중앙연구원 藏書閣에서 밝힌 <本草附方便覽(그림 1)>의 서지사항은 다음과 같다.

筆寫本, 28卷 14冊: 四周雙邊, 半郭 22.3 × 14.3cm, 界線(烏絲欄), 半葉 10行 22字, 註雙行, 上二葉花紋魚尾: 30.1 × 19cm.

즉 <本草附方便覽>은 테두리가 쌍변으로 되어 있고 界線이 목판으로 인출된 것이다. 특히 목판본과 같은 上版口 위치에는 附方便覽, 上向二葉花紋魚尾와 下版口 위치에 惠庵의 堂號로 보이는 好古堂이 적혀 있다. 판심 중간 부분에는 <東醫寶鑑>의 목록과 項 수가 필사되어 있다.

 

2. 구성

28卷 14冊의 <本草附方便覽>은 각각 無集, 恒集, 人集, 不集, 可集, 以集, 作集, 有集, 志集, 者集, 分集, 明集, 竟集, 成集, 性集, 與集, 天集, 元集, 非集, 二集, 致集, 心集, 依集, 道集, 只集, 是集, 俱集, 生集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구체적인 항목은 다음과 같다.

1책: 권1 身形 精 氣 神, 권2 血 夢 聲音 津液, 2책: 권3 痰飮 蟲 小便, 권4 大便, 3책: 권5 頭 面, 권6 眼, 4책: 권7 耳 鼻 口舌, 권8 牙齒 咽喉 項背, 5책: 권9 胸 乳 腹 腰 脇, 권10 皮 筋 手 足, 6책: 권11 毛髮 前陰, 권12 後陰, 7책: 권13 風, 권14 寒 暑 濕 燥 火, 8책: 권15 內傷 虛勞, 권16 霍亂 嘔吐, 9책: 권17 咳嗽 積聚, 권18 浮腫 脹滿 消渴 黃疸, 10책: 권19 痎瘧 瘟疫 邪祟, 권20 癰疽 諸瘡上, 11책: 권21 諸瘡下, 권22 諸傷, 12책: 권23, 解毒, 권24 救急 怪疾 雜方 雜記 製造 13책: 권25 婦人, 권26 胞, 14책: 권27, 小兒上, 권28 小兒下.

 

3. 편찬시기

<本草附方便覽>의 편찬시기에 대해 惠庵이 서로 달리 적고 있다. 하나는 <本草附方便覽> 서문에 “上之六年乙卯仲夏下澣 惠庵 題”라고 하여 哲宗 6년인 1855년이고, 다른 하나는 <醫宗損益附餘> 서문에 “哲廟丙辰撰附方便覽十四卷…”라고 하여 哲宗 7년인 1856년이다.

 

Ⅲ. 고찰

김두종5)은 <附方便覽>을 14卷이라 하였는데 28卷 14冊이라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오재근6)은 “본 논문의 저본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사자료대계 의약학편 중의 『本草附方便覽』(1988)은 책 구분은 알 수 없고 28권 구분만 확인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영인본의 저본인 藏書閣 소장본을 확인하여 보면 28권 구분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4冊임도 쉽게 알 수 있다.

<本草附方便覽>의 目錄에는 共計二十八集 每集俱列字號라고 되어 있는데 無集부터 生集까지 28卷의 卷名을 열거하면 자체로 詩句가 된다. 즉 “無恒人不可以作, 有志者分明竟成, 性與天元非二, 致心依道只是俱生”의 詩句를 통해 惠庵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卷名의 부여 방식은 <景岳全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후 <醫宗損益> 12卷에도 영향을 주어 12支를 본떠 각각 子集, 丑集, 寅集, 卯集, 辰集, 巳集, 午集, 未集, 申集, 酉集, 戌集, 亥集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이렇게 28卷 14冊이나 되는 巨帙을 출판하고자 하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했을 것임은 明若觀火하다. 따라서 惠庵 黃道淳이 醫官을 시작한 것은 憲宗 13(1847년)인데 <本草附方便覽>의 서문을 쓴 1855년은 목판으로 책을 인출하기에는 財力이 되지 않아서 바로 上梓하지 못하고, 抄本으로만 책을 펴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1868년에 간행된 <醫宗損益>의 跋文에는 “閉門而著書, 萬世成一純, 亦足以濟世, 何憚乎傾囷.……我無一金遺子孫, 此心終不泯(문을 닫고 책을 저술하여 만세에 남을 책 한 권을 이루었으니 또한 세상을 구제하기에 충분하니 어찌 재산을 모두 내놓는 것을 꺼리랴.……나는 한 푼의 돈도 자손에게 남기지 못하였으나……)”라고 나오는데, 이때에는 惠庵이 1855년보다 어느 정도 蓄財한 것으로 보이며, 이 때 전 재산으로 <醫宗損益> 木版本 12卷을 出刊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本草附方便覽>처럼 抄本으로 책을 완성할 경우 전 재산을 투자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참고문헌>

1. 惠庵, 本草附方便覽. 한국의학대계 22-24권. 1994, 여강출판사.

2. 三木榮, 朝鮮醫籍考, 自家出版, 1935:57.

3. 三木榮, 朝鮮醫書誌, 學術院圖書刊行會, 1956:149.

4. 三木榮, 朝鮮醫學史及疾病史, 大阪, 自家出版(再版), 1963:257-258, 282.

5. 김두종, 韓國醫學史(全), 탐구당, 1966:456.

6. 오재근, 김용진, 조선 후기 『본초강목』의 전래와 그 활용 : 『본초정화』, 『본초부방편람』을 중심으로, 의사학, 2011:20(1):29-51.

7. 오준호, 19-20세기 조선 의가들의 『본초강목』 재구성하기, 한국의사학회지, 2013:26(2):1-7.

8. 이진철, 의종손익을 통해 살펴본 황도연의 의학사상 연구, 2017,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기춘·서정철·최순화 /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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