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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가짜 시각장애인이 살인사건에 대처하는 법
영화읽기┃블라인드 멜로디
2019년 08월 30일 () 06:00:59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어느 덧 밤낮 할 것 없이 들리던 매미 소리 대신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면서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외의 여러 사건들로 인해 매일같이 찬반 양론의 여론이 들끓으며 아직도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이럴 때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감상하면서 잠시 나마 열기를 식혀 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감독 : 스리람 라그하반

출연 : 아유쉬만 커라나, 타부, 라디카 압테

눈이 보이지 않는 피아니스트 행세를 하며 라이브 레스토랑에서 공연을 하던 아카쉬(아유쉬만 커라나)는 레스토랑의 단골 손님에게 아내를 위한 결혼기념일 깜짝 선물로 출장 연주를 와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결혼기념일 당일, 의뢰인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집 안을 뒹굴고 있는 가운데 그의 아내이자 그를 살해한 범인 시미(타부)가 태연히 아카쉬를 맞이한다.

<블라인드 멜로디>는 시각장애인인 척하는 사람이 우연히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영화이다. 시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을 통해 주인공이 겪는 딜레마와 남편을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려는 아내의 치열한 대립이 영화의 핵심을 이루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정통 스릴러 장르라고 하기 보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화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끊임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스릴러만의 긴장감보다 계속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쫓으며 결말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를 기대하게 된다. 사실 장르의 특성상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관객들의 허를 계속 찌르며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이에 스리람 라그하반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에서 일어난 일과 그 이유에 대해 모두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에 어떤 일어날까 추측하는 것이 관객과 함께하는 유일한 게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블라인드 멜로디>는 살인 사건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즐긴다면 모든 예측이 배반당해서 기쁜 영화가 될 것이다.

또한 인도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가 있는 마샬라 영화와 달리 <블라인드 멜로디>는 최대한 드라마에 집중하며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인도영화와는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전개가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와 같게 느껴지며 스릴러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코믹 스릴러라는 장르에 멋진 피아노 선율이 함께 하면서 시청각적으로 큰 재미를 선사하며 색다른 영화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카쉬 역을 맡은 아유쉬만 커라나는 시각장애인 연기를 비롯하여 피아노 연주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범인이 누구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고, 아무 생각 없이 반전 스릴러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이 있다면 <블라인드 멜로디>를 한 번 쯤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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