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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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던 시절
  • 황보성진
  • 승인 2018.12.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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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마약왕

2018년 한국영화계는 쌍천만관객 기록을 세운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최고 성수기라는 여름방학과 추석연휴 기간에도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을 정도로 여느 해보다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그래서 마지막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 시즌에 큰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때마침 천만배우인 송강호와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함께 힘을 합친 <마약왕>이 개봉되면서 연말 영화계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대한민국, 하급 밀수업자였던 이두삼(송강호)은 우연히 마약 밀수에 가담했다가 마약 제조와 유통 사업에 본능적으로 눈을 뜨게 되면서 사업에 뛰어든다. 뛰어난 눈썰미, 빠른 위기대처능력, 신이 내린 손재주로 단숨에 마약업을 장악한 이두삼은 사업적인 수완이 뛰어난 로비스트 김정아(배두나)가 합류하면서 그가 만든 마약은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달게 된다. 마침내 이두삼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백색 황금의 시대를 열게 된다. 한편, 마약으로 인해 세상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하고 승승장구하는 이두삼을 주시하는 김인구 검사(조정석)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영화 <마약왕>은 1970년대 국내 최대 항구 도시 부산을 거점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실제 마약 유통 사건들을 모티브로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에서 아시아 최고의 마약왕으로 거듭나는 이두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그로인해 이두삼역을 맡은 송강호는 가장으로서 가정을 살뜰히 돌보는 모습부터 권력을 거머쥔 마약왕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까지 선보이며 주인공으로서 모든 연기 역량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송강호의 마약 중독 연기는 관객들에게 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마약왕>은 1970년대를 디테일하게 재현하면서 송강호를 필두로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 이성민, 김홍파 등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연기 잔치를 벌인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약왕>은 소재 자체가 외국 영화에서도 많이 다뤘던 내용이다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영화이고, 우리나라 정서상 어떤 결말로 끝날 것인지 쉽게 예측할 수 있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송강호를 제외하고는 분량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은 편이라 아쉬움이 좀 남는다. 마약이라는 소재 덕택에 5월에 개봉했던 <독전>과 비교가 되고 있지만 영화를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감독과 배우만으로도 큰 이슈를 낳고 있는 <마약왕>이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주면서 2018년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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