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원정기대론(소.71)》 3장부터 8장까지의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에서 다룬 병증은 모두 허사(虛邪)로 인한 병증이며, 내용상 ①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오운태과(五運太過)의 병증, ②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 천지지울(天地之鬱)의 병증, ③육기가임(六氣加臨) 병증의 3단계로 구분된다는 사실은 앞 연재에서 언급했다.
이번 연재는 3장 태양사천지정론(太陽司天之政論)을 위주로 3단계 병증 중 오운태과 변화와 천지지울의 병증(病證)과 명병(命病)을 살펴본다.
태양사천지정의 오운태과병증
전술한 대로 태양사천지정론에는 태양지정(太陽之政)의 오운태과(五運太過)의 병증, 그리고 천지지기(天地之氣)의 불승불강(不升不降)의 울허사(鬱虛邪)의 병증, 그리고 육기가임(六氣加臨)의 3단계 병증이 차례대로 기술되어 있다. 오장병증(五臟病證), 장부병증(臟腑病證), 육부병증(六腑病證)을 다 함께 묶어서 1개의 장에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부의 오운병증(五運病證)에는 오장병(五臟病)의 5가지의 병증이 기록되어 있다. 태양지정은 진(辰)ㆍ술(戌)년에 해당한다. 태과한 오운에 따라 목운의 임진-임술년은 태각(太角), 화운의 무진-무술년은 태치(太徵), 토운의 갑진-갑술년은 태궁(太宮), 금운의 경진-경술년은 태상(太商), 수운의 병진-병술년은 태우(太羽)로 기록되었다. 또 목운의 에너지는 풍(風), 화운은 열(熱), 토운은 음우(淫雨), 금운은 량(涼), 수운은 한(寒)으로 표현되었다. 주운(主運)은 각~치~궁~상~우의 순서로 해마다 일정하며 객운(客運)의 시작은 세운의 천간에 따라 달라진다.
오운태과(五運太過)의 ‘태각(太角)-태치(太徵)-태궁(太宮)-태상(太商)-태우(太羽)’의 에너지는 “정항기리, 즉소승동화(政恒其理, 則所勝同化)”의 에너지로 소불승지기(所不勝之氣)를 동화(同化)시킨 에너지다.(예: 風木이 所不勝之氣인 燥金을 동화시킨 것)
오운지기(五運之氣)의 승기(勝氣) 역시 승허사(勝虛邪)-승실사(勝實邪)로 대별(大別)되며, 승허사(勝虛邪)는 표기(表氣)를 승실사(勝實邪)는 리기(裏氣)를 손상시킨다. 병증은 승허사(勝虛邪)의 표증(表證)만 기록되어 있고 승실사(勝實邪)의 리증(裏證)은 생략되어 있다. 승허사(勝虛邪)는 명장(命臟)의 소불승지장(所不勝之臟)으로 전이된다.(예: 脾臟이 받은 邪氣가 肝臟으로 전이되는 것)
지면 관계상 태양사천지정의 오운태과 변화 중 목운태과 임진-임술년의 병증과 명병을 소개한다.
태양-태각-태음 : 임진-임술
아래는 “소음인 비수태양정태각승허풍 표태양정태각승허풍병(少陰人 脾受太陽政太角勝虛風 表太陽政太角勝虛風病)-소음인 비수태양정태각승실풍 리태양정태각승실풍병(少陰人 脾受太陽政太角勝實風 裏太陽政太角勝實風病)”의 병기를 제시하고 있는 《육원정기대론(소.71)》 3장 1절과 정화도(正化度)-약식의(藥食宜)를 기록한 21장의 원문이다.
●①太陽-太角-太陰, 壬辰・壬戌。②其運風, ③其化鳴紊啓拆, 其變振拉摧拔。④其病眩掉目瞑。太角(初正)~少徵~太宮~少商~太羽(終)。
●⑤壬辰 壬戌歲, 上太陽水 中太角木運 下太陰土。⑥寒化六, 風化八, 雨化五, 正化度也。其化上苦溫, 中酸和, 下甘溫, 藥食宜也。-21장-
①“태양-태각-태음, 임진・임술(太陽-太角-太陰, 壬辰・壬戌)”은 21장의 ⑤“임진・임술세, 상태양수-중태각목운-하태음토(壬辰・壬戌歲, 上太陽水-中太角木運-下太陰土)”와 동일한 의미다. 임진-임술의 사천지기(司天之氣)는 태양한수(太陽寒水), 중운(中運)은 목운태과(木運太過)의 태각(太角), 재천지기(在泉之氣)는 태음습토(太陰濕土)란 뜻이다.
②“기운풍(其運風)”은 임진-임술의 운(運)-에너지는 풍(風)이란 뜻이다. 태양정태각(太陽政太角)의 정화도(正化度)는 ⑥“한화육-풍화팔-우화오(寒化六-風化八-雨化五)”다. 21장은 “기화상고온, 중산화, 하감온, 약식의야(其化上苦溫, 中酸和, 下甘溫, 藥食宜也)”라고 기록하고 있다. “천지승강, 불실기의(天地升降, 不失其宜)”의 약식의(藥食宜)는 심장(心臟)-비장(脾臟)-방광부(膀胱腑)에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寒은 傷心, 風은 傷脾, 雨化는 傷膀胱 하므로)
③“기화명문계탁, 기변진랍최발(其化鳴紊啓拆, 其變振拉摧拔)”은 목화(木化)는 명문계탁(鳴紊啓拆), 목변(木變)은 진랍최발(振拉摧拔)이란 뜻이다.(之化ㆍ之變은 6회 연재 중 〈제풍도현 개속어간의 지화지변〉에서 설명했다) 진랍최발(振拉摧拔)의 승풍(勝風) 역시 허풍(虛風)-실풍(實風)으로 구분된다. 사명(邪名)은 태양정태각승허풍(太陽政太角勝虛風)-태양정태각승실풍(太陽政太角勝實風)이다. 변풍(變風)은 소음인의 비장(脾臟)이 감수하게 되며, 허풍(虛風)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표(表), 실풍(實風)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리(裏)다.
④“기병현도목명(其病眩掉目瞑)”은 승허풍(勝虛風)의 표병증(表病證)으로 승실풍(勝實風)의 리병증(裏病證)은 생략되었다. 명병은 소음인 비수태양정태각승허풍 표태양정태각승허풍병(少陰人 脾受太陽政太角勝虛風 表太陽政太角勝虛風病)이다.
천지지기울발의 표리병증론
태양사천지정(太陽司天之政)의 사천지기(司天之氣)는 태양한수(太陽寒水), 재천지기(在泉之氣)는 태음습토(太陰濕土)다. 《육원정기대론(소.71)》 1장은 천지승강, 불실기의(天地升降, 不失其宜)라고 기록하고 있다. 지기상승(地氣上升)이 끝나면 이어서 천기(天氣)가 하강하고, 천기하강(天氣下降)이 끝나면 이어서 지기(地氣)가 상승하게 된다. 천지지경용(天地之更用)의 법칙에 따라 초자(初者)의 30.4375일은 지기(地氣)인 습기(濕氣)가 상승하고, 중자(中者)의 30.4375일은 천기(天氣)인 한기(寒氣)가 하강한다. 1년 동안 습기상승(濕氣上升)-한기하강(寒氣下降)의 승강(升降)은 아래 표처럼 총 6회 반복된다.
기지승강(氣之升降), 즉 한기하강(寒氣下降)-습기상승(濕氣上升)에 이변(異變)이 생기게 되면 울기(鬱氣)가 되어 사기(邪氣)로 변하게 된다. 아래는 《육원정기대론(소.71)》 3장의 관련 원문이다.
●凡此太陽司天之政, 氣化運行先天。天氣肅, 地氣靜, 寒臨太虛, 陽氣不令。水土合德, 上應「辰星」「鎭星」。其穀玄黅, 其政肅, 其令徐。寒政大擧, 澤無陽焰, 則火發待時。少陽中治, 時雨乃涯, 止極雨散, 還於太陰, 雲朝北極, 濕化乃布, 澤流萬物。寒敷於上, 雷動於下, 寒濕之氣, 持於氣交。①民病寒濕發, ②肌肉萎, 足痿不收。③濡瀉血溢。
①“민병한습발(民病寒濕發)”의 발(發)은 울발(鬱發)의 발(發)이다. 병인(病因)은 천기불강지울발(天氣不降之鬱發)인 한울지발(寒鬱之發), 지기불승지울발(地氣不升之鬱發)인 습울지발(濕鬱之發)이다. 불승(不升)-불강(不降)의 사기는 모두 실사(實邪)가 아닌 허사(虛邪)다. 사명(邪名)은 천기불강울허한(天氣不降鬱虛寒)-지기불승울허습(地氣不升鬱虛濕)이다. 천기(天氣)인 울허한(鬱虛寒)은 심장(心臟)이 감수하여 표기(表氣)를 손상시키며, 지기(地氣)인 울허습(鬱虛濕)은 방광(膀胱)이 감수하여 리기(裏氣)를 손상시킨다.
②“기육위, 족위불수(肌肉萎, 足痿不收)”는 천기불강울허한(天氣不降鬱虛寒)의 표병증(表病證)이다. 명병은 “음양인 심수태양정천기불강울허한 표태양정천기불강울허한병(陰陽人 心受太陽政天氣不降鬱虛寒 表太陽政天氣不降鬱虛寒病)”이다.
③“유사혈일(濡瀉血溢)”은 지기불승울허습(地氣不升鬱虛濕)의 리병증(裏病證)이다. 명병은 “소양인 방광수태양정지기불승울허습 리태양정지기불승울허습(少陽人 膀胱受太陽政地氣不升鬱虛濕 裏太陽政地氣不升鬱虛濕病)”이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