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한의학硏…비정규직 사태로 인한 ‘연구역량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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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한의학硏…비정규직 사태로 인한 ‘연구역량 감소’ 우려
  • 승인 2018.08.23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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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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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권력의 칼날 휘두르지 말고 전환 심사 문제점 바로 잡아라”

사측 “노조와 합의한 가이드라인 따른 것…출연연 평균 이상 전환되도록 노력”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학연구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노조와 사측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가운데 원내에서는 “연구역량 감소로 인해 이대로라면 정상적인 연구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비정규직은 총 119명(전일제 93명, 기타 26명)이 있다. 한의학연은 이번 1차 정규직 전환심사에 응시한 전일제 계약직 93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4일부터 20일까지 약 3주 동안 1차 발표면접을 실시했고, 이 중 연구직 82명 중 17명, 행정직 11명 중 4명인 총 21명(22%)만이 합격된 것에 대해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우선 한의학연 노조 관계자는 “1차 전환에서 불합격한 전일제 계약직들의 인적 구성을 보면 대부분이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전문성을 갖고 주요사업과제를 수행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최소 1년부터 최대 14년까지 근무해 업무 수행능력을 갖춘 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전환결과 발표 직후 탈락한 사람의 업무를 대신할 인력으로 학·석·박사 인턴 모집공고를 냈는데, 이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계약직들의 업무수행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수년간 지속적으로 업무에 기여해왔던 사람들에 대한 예우가 아닌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불합격한 전일제 계약직 중에는 기관의 우수연구원상을 수상한 연구원들도 포함되어 있다”며 “연구원은 비정규직들을 대상으로 권력의 칼날을 휘두를 것이 아니라 지난 1차 정규직 전환심사에 대한 문제점을 바로 잡고, 정부 정책의 취지를 올바르게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시한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안)’을 악이용해 정부방침에도 어긋나고 경영공시를 해 놓고도 온갖 편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구원은 노조측과 이미 합의한 절차이며 지난 2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이의 신청서를 낸 사람에 한해서 재심사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한의학연구원 측은 “지난해 말 정규직을 위한 ‘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했고 절차에 맞춰 진행한 것”이라며 “위원회에는 사측뿐 아니라 노조측 인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에서 노조와 합의해 1~3차 심사까지 진행하도록 결정했고 현재는 1차 심사가 진행, 예상보다 전환률이 낮다보니 이 같은 일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길게 보면 1차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정규직 전환이 안되는 것이 아니고 (1차 탈락자도)2차, 3차 심사까지 받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정규직 전환률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기관장과의 간담회때 언급된 것처럼 출연연 평균 이상으로 전환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은 3차까지의 중간 단계이다. 최종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닌데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1차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2차 3차까지 못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연구원에 근무하는 한 한의사는 “한의학연이 한의 주요 연구기관임에도 계약직 비중이 높다”며 “현재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계약직 분들의 의욕도 많이 사라졌다. 때문에 연구책임자 입장에서도 일을 요청하기도 애매해 본인이 해결하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면 계약기간인 11월까지 연구수행이 잘 안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정규직 직원들도 걱정이 많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일로 인해 정규직 전환을 하지 못한 연구원들은 물론 연구 책임자들도 한의학연구원의 연구역량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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