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회 돈 없어 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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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회 돈 없어 일 못한다
  • 승인 2004.01.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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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분과학회만 분담금 납부


대한한의학회가 회비수납율 저조와 지원금이 제때 지원되지 않아 학술사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

회계연도 마감을 두 달 앞둔 지난달 28일 현재 회비 수입의 양대축인 분과별학회 분담금과 연회비 모두 수납율 20%를 밑돌고 있다.

이 중 회원 1인당 1만원씩 납부하게 되어 있는 분과별학회 분담금은 28개 정회원학회 중 9개 분과학회만 납부한 상태이며, 이들 학회마저도 대한한의학회에 신고한 신고회원수에 훨씬 밑도는 숫자에 해당하는 분담금을 납부해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00~400만원씩 납부하던 거대 분과학회들은 액수를 절반으로 줄여 내는가 하면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모학회는 현재까지 한푼도 납부하지 않고 있다. 한의학회의 주력이나 다름없는 8개 전문의 학회 중에서도 4개 분과학회가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1인당 5만원씩의 회비를 납부해야 하는 1166명의 개인회원 중에서 회비를 납부한 회원은 210명(18%)에 불과하였다. 대부분의 개인회원이 전문의시험 볼 때 한번 내고 유야 무야 하기 때문이다.

회비뿐만 아니라 한의협 지원금도 총액의 56%인 7천여만원 밖에 지급되지 않아 한의학회의 재정은 심각하다 못해 이제는 거의 바닥난 상태이다.

재정이 고갈됨에 따라 한의학회의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초래되고 있다. 학회의 주요 학술사업인 한의학술용어제정사업이 중단되고, 심지어는 학회지 심사비를 한푼도 지급하지 못했다.

한의학회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돈이 없어 일을 못하다가 이제는 시간이 없어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한의학회는 회계연도가 끝나기 전에 회원학회들이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분과학회들은 선뜻 회비를 납부할 것 같지 않다. 작년까지 가장 많은 회비를 납부한 모 분과학회 총무이사는 “소속 분과학회 이사들이 타학회와 형평을 내세워 조기 납부에 반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에 모 분과학회는 “2월에 열리는 국제학술대회기간동안 회비를 걷어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회원이 줄어 재정사정이 악화된 분과학회, 해주는 것도 없이 회비만 낼 수 없다는분과학회, 회원규모가 너무 영세하여 부담능력이 떨어지는 분과학회 등 회비납부를 기피하는 사유가 천차만별이었다.

회비납부 기간이 너무 하반기에 몰린다는 점도 지적됐다. 너무 늦게 내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분과학회의 생각은 다르다. 한 분과학회 관계자는 “일찍 내면 무슨 상이라도 주느냐”고 반문한다. 일찍 내게 할 유인책이 없다는 반증이다.

이에 따라 한의학회는 분과학회 회원수를 파악해 회비납부를 독려하는 한편 회비납부를 잘한 학회는 포상하는 등 회비납부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을 정했으나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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