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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중심교육, 미래변화 공감과 교수 변화 선행돼야”
▶창간특집 인터뷰: 10주년 맞은 부산대한의전 권영규 원장
2018년 07월 12일 () 08:09:50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부산대 한의전 개원 10주년…미래 한의사 비전 정립 계기 될 것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2008년 개설된 부산대 한의전이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이했다. 근대 이후 최초의 국립 한의전이자 고종이 개설한 동제의학교의 명맥을 잇는 부산대한의전의 과거 10년을 되돌아보며, 역량중심교육을 위한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지 권영규 원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산대한의전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설명해 달라.

   
 

부산대한의전은 지난 2008년 3월 5일 한의학과 한의무석사과정 신입생 50명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그 해 5월 1일 초대 대학원장 이원철교수가 부임하여 본격적으로 교수초빙을 시작하고, 2010년 한방병원을 개원하였다. 2018년 현재는 한의학과에 25명의 한의무석사과정과 25명의 학(석)사(통합)과정이 있고, 학술학위 석‧박사과정이 한의과학과와 일반대학원에 개설되어 모두 6개 교육과정이 있다. 양산캠퍼스에는 한의학관을 비롯하여 한방병원과 한의약임상연구센터(NCRC)가 있고, 한약표준조제센터가 2019년 완공 예정에 있다.

초기 교수초빙과정에서는 직급 불만족으로 인한 임용포기와 중도 퇴직, 타 대학 혹은 타 기관 이직 등 곡절을 겪었지만, 현재는 기초 24명, 임상 23명, KMD-Ph.D 40명(복수면허 1명 포함), Ph.D 7명으로 총 47명의 교수가 재직하고 있다. 특히, 교수들은 10개 한의대 출신으로, 올해 정년퇴직한 교수부터 작년에 발령받은 부산대 한의전 1기까지 다양한 출신과 연령이 어우러져 있다.

 

▶국립 한의전으로서 10주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참여정부 말미에 국립 한의대 설립이라는 한의계 여망이 실현되어 벌써 10년이 되었다. 한의계는 1950년대부터 서울대에 한의과 설치를 요구해왔으나 이에 대한 반발이 심했고, 이에 당시 협회는 ‘서울대에 준하는 지방 국립대라도 우선 설치’하자고 제안해 전문대학원의 형식으로 숙원이 해결되었다.

부산대 한의전 설립은 단순히 국립대 신설 의미뿐만 아니라, 고종황제의 지원으로 운영되었던 동제의학교(同濟醫學校)가 폐교한 지 100년 만에 맥을 잇게 되었다는 역사성과 근대 한의학 고등교육이 시작된 이후 국립대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전문대학원(4+4) 방식을 도입할 기회가 주어진 점이 특별하다. 개원 10주년은 지난 10년 간 적용해온 이 새로운 방식이 한의학교육에 어떤 성과를 주었는지 평가하고, 긍정적인 교육기법을 공유해 미래 한의사의 비전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두고 싶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장으로 발령받은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떤 업무에 집중해왔나.

의학교육은 ‘대학과 병원’, ‘임상과 연구’ 수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의학교육은 이외에도 ‘한의학과 양의학’, ‘원전과 임상’, ‘개원의중심과 병원중심’의 괴리가 있다. 이러한 괴리가 교수들의 갈등을 초래하고 교육현장에 노출되어 교육에 대한 불만을 만들기 때문에 교수들에게는 화이부동(和而不同), 학생들과는 교학상반(敎學相伴)을 약속하고 교수들의 갈등해소와 학생중심의 교육여건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교수들과는 워크숍과 교수회의를 통해, 학생들과는 정기 교학간담회를 통해 민원처리에 집중하였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한의사의 역량은 한의학의 미래를 결정짓기에 교육안정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교육은 우선순위에서 연구업적에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임상교육을 책임지는 대학병원조차 전문수련 교육이 주가 되고 경영차원에서 진료실적을 평가하면서 학부생 임상교육은 뒷전이 되고 있다. 또한 한의대는 졸업생의 10% 미만이 병원 수련과정을 지원하는 현실에서 한의사의 개인별 역량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문제는 쉽지 않다.

또한 임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교육여건과 관련된 ‘교원미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 및 행안부와 협의하고, 올해 대의원 및 시도지부장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협회장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국립 의‧치대와 비교해 절대적인 교수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중의학과의 비교는 고사하고 한의학 교육의 개선도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대한의전은 현재 임상술기센터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어떤 교육이 이뤄지는지 소개해 달라.

올해 4월 1일 협회임원의 참관에 이어 7월 1일에는 전국시도지부장이 임상술기교육 현장을 방문하였다. 협회임원이나 시도지부장, 타 한의대 교수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보면 최소기준은 충족한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의 중의약대학 교육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임상술기센터는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학생이 직접 임상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기회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다.

지난 2008년 본원은 한의학교육실을 설치하여 학생중심으로 과목을 통합하고, 임상술기교육 및 평가와 관련하여 새로운 교육기법을 도입하였다. PBL(문제해결중심교육), CPX(임상수행능력평가), OSCE(객관구조화진료시험)이다. 의‧치의학 교육에서 보편화된 방법론을 도입함으로써 1차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에게 요구되는 교육을 기본으로 하고, 한의 술기와 관련된 침구와 추나 및 제제 실습에 대한 교육 및 평가프로그램을 추가하였다.

임상술기센터는 의사로서의 최소기준을 충족하는 술기교육, 표준화된 모형중심의 실습교육, 임상경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 등이 모두 종합되어 있다.

 

▶한의학 교육이 역량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의학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은 미래변화에 대한 공감과 교수자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한의사 능력을 갖추는데 사교육이 필요하거나, 졸업 후 임상현장에 투입되는 시기(일반의는 6년, 전문의는 10년 뒤)에 필요한 능력을 현재 교육으로 배양할 수 없다면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변화는 수요자인 학생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대학과 병원)과 교수의 책임이자, 넓게는 미래의 동료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제시하는 한의사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협회(한의사)-대학(교육기관)-학생(교육수요자/미래한의사)의 상호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협회가 제시하는 기준과 교육 여건을 갖추는 대학 사이에서 교육수요자를 만족시키면서 전문직 한의사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대 전체를 두고 봤을 때 한의학 교육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생들의 의견은 서비스 차원에서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의료시장은 전공 혹은 전문 영역인 ‘(양)의/치/한/(양)약/한약’ 사이에 경쟁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교육수요도 상대적으로 비교된다. 따라서 교육의 수요자를 만족시키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의 의견이 미래 의료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생요구에 의존할 수는 없다. 교육의 수요자가 효율적으로 교육받기 위한 환경을 마련할 책무는 한의계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토론중심의 논의와 개원가의 성공사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있어야 한다. 대학교육이나 병원실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미래의 한의사 역할에 대한 공감대 부족, 개원가 성공사례에 대한 주관적 과장이나 폄하로 대학교육이 신뢰를 잃으면 그 피해는 교육자와 학생 모두가 되기 때문이다.

교육은 물론이고 의료가 ‘서비스업’이 되었음을 우리 모두 인정하고 서비스 만족도 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개원 10주년 기념행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10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한의학의 미래가치 실현’을 비전으로 미래 10년의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기념행사로 지난 5월 재학생들이 졸업한 선배를 초청하는 ‘홈커밍데이’를 개최하였고,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의 국시실 독서대 마련을 위한 기금 1,000만원을 모금했다. 50석 교체를 위해 아직까지 모금을 계속하고 있다.

오는 11월 8일에는 ‘전통의학 교육혁신’을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며, 현재 중국(북경중의약대학, 상해중의약대학), 대만(대만중국의약대학), 일본(메이지침구대학), 미국(미시간대학)의 교육전문가 초청을 확정하였다. 남북교류차원에서 가능하면 북한대표도 초청하여 동북아시아 전통의학의 협력사업도 협의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 준공한 한의학교육역사박물관에서는 ‘근대 한의학교육’을 주제로 개관기념 특별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동제의학교부터 동양의약대학을 거쳐 최근까지 한의학 교육을 회고함으로써 미래 한의학의 가치를 재조망할 계획이다.

 

▶부산대 한의전의 앞으로의 목표는.

부산대 한의전은 ‘한의학의 미래가치 실현’이라는 비전이 있다. 비전이란 노력할 방향이고, 함께 할 때 가치가 있다고 본다. 본원은 국립대로서 한의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모든 한의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할 책무가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의료 및 산업의 표준화, 세계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위해 한방병원,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한약표준조제센터가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사회에서 한의의 학문, 의술, 의료가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한의계와 함께 노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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