余自漢 외 著 김기왕·인창식·신승호 譯 / 일중사 刊
한국 한의학계가 이론연구의 주된 텍스트로 삼을 만큼 황제내경을 중시하면서도 한국말로 쓰여진 마땅한 번역과 연구서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해왔다.
이 책 역시 한국 학자들에 의해 쓰여진 책은 아니다. 하지만 비록 번역본이기는 하더라도 이런 책이 널리 읽히는 것이 한국 한의학계를 위해 좋은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매우 다양하고 흥미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영추’‘소문’과 ‘황제내경’의 관계를 의심하고, ‘영추’, ‘소문’, ‘황제내경’의 成書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행, 장부, 경락학설의 형성과정과 삼초의 실체 같은 흥미롭고도 예민한 주제들을 취급하고 있다.
이 책의 번역자들은 학생 때부터 재주가 많기로 유명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역자들의 이름만 보고 이 책을 샀다. 아니나 다를까 책의 내용 또한 역자들만큼이나 재기가 넘쳤다. 흠이라면 일부 내용에서 중국책 특유의 유물론적 편향을 보이는 것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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