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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침에서 병근(病根) 개념이 도출된 과정(2)
2018년 02월 09일 () 07:42:02 이강재 mjmedi@mjmedi.com

*이 기고문은 이강재 선생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1)에서 이어짐>

권도원 선생은 1966년에 이미 사상인 병증론의 구본 편명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현재 선생을 통해서 접한 사상의학 자료들이 얼마나 고급 정보였는지 이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권도원 선생은 병증론의 편명이 왜 바뀌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명확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사상인의 병증을 바라보는 동무공의 인식과 개념이 바뀌었던 것이다. 병증의 양상과 성격, 그리고 사상인 별로 질병의 발생에 어떤 장부가 관여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깨달음이 더해졌다. 하지만 태양인 편은 1894년까지의 생각에서 조금도 진전시키지 못했다. 아마도 근거가 되는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1)

 

신본에 나온 사상인 병증론 편명에는 크게 나누어 보면 두 가지 정보2)가 들어 있다. 소음인 병증론 편명은 신수열표열병론과 위수한리한병론이다. 여기에서 앞정보는 신수열과 위수한이고, 뒷정보는 표열병과 리한병이다. 앞정보에는 질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장기(藏器)와 외부의 인자(因子)를 표시하고 있다. 뒷정보에는 질병이 나타내는 증상의 부위와 성격, 그리고 양태를 담고 있다.

뒷정보에 의하면 사상인의 병증을, 발생부위는 표(表)와 리(裡)로 나누고 성격이나 양태는 한(寒)과 열(熱)로 구분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사상인의 병증은 표한(表寒)과 표열(表熱), 그리고 이한(裡寒)과 이열(裡熱)의 네 가지 양태로 표현된다.3)

이 글의 서두(序頭)에서부터 집중하고 있는 병근에 관한 정보는 앞정보에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태음인 위완수한표한병이 있다. 여기에서 앞정보는 위완수한이다. 위완(胃脘)이 한기(寒氣)를 받았다는 뜻이다. 그럼 앞에서 말했듯이 질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장기가 위완이어야 한다. 그런데 권도원 선생은 이 병증론을 동무공과는 다르게 해석했다. 흔히 말하는 태음인 한증(寒證)의 대표적인 처방은 태음조위탕(太陰調胃湯)인데, 이 처방의 주 약재는 건율(乾栗)과 의이인(薏苡仁)이다. 이 두 약재는 대장(大腸)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설사를 막아주는 것이 주된 효능이다. 그러니 이 약재가 들어간 태음조위탕을 통해 거꾸로 추리해보면, 이 병증은 대장에 한기가 들어서 대장의 수분대사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여 설사를 일으키는 상태인 것이다. 권도원 선생은 위완이 수한(受寒)한 것이 아니라 대장이 수한(受寒)한 것이라고 보았다는 말이다. 즉 태음인 한증(寒證)은 위완병이 아니고 대장병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소양인 비수한표한병도 동무공과 다르게 보았다. 즉 소양인의 표한병은 비병(脾病)이 아니라 신병(腎病)이라고 했다. 그러니 소양인에서 표한증을 발생시키는 원인 장기는 신장(腎臟)이라는 것이다.

 

동무공 사후에 함흥(咸興)에 있던 직계 제자들 사이에서는, 사상인의 병증을 각각 한증과 열증(熱證)으로 나누어 여덟 가지의 병증 체계로 보는 흐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런 인식을 이현재 선생은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동무공의 제자들과 교류하면서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그리고 이현재 선생은 다른 도구 없이 사람의 용모사기(容貌詞氣)를 통해서 태소음양인(太少陰陽人)을 감별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상의약보급회나 이후의 사상의학회에서 회원 모임을 가질 때 신입회원이 있으면 가령 이렇게 소개를 했다는 것이다.

“저는 소양인 한증이고 평소에 형방지황탕(荊防地黃湯)을 먹습니다.”

신입회원이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면 이현재 선생은 회원들을 향해 ‘이렇게 생긴 사람이 소양인 한증이니 이 사람의 용모를 잘 살펴보고, 말투를 주의 깊게 보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신입회원이 소개를 하기 전에 이현재 선생이 그 사람을 미리 감별했을 수도 있다. 권도원 선생도 이현재 선생을 처음 만났을 때 간이 약한 태양인이라고 감별을 받았었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오가피(五加皮)가 들어간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4)

 

이런 분위기에서 권도원 선생은 사상의학을 공부했다. 그러면서 태소음양인의 네 가지 구분이 아닌 사상인을 한증과 열증으로 나눈 여덟 가지 구분법에 더 집중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동무공이 병증론 편명을 변경하게 된 과정을 궁리하면서 동무공의 견해와는 다른 자신만의 깨달음이 생겼고, 그것이 병근 개념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즉 사상인 각각의 한증과 열증으로 구분한 8병증에 또한 해당 병증을 발생시키는 원인 장기가 하나씩 도출된 것이다. 그런데 장기는 각기 다른 여덟 장기가 아니다. 소음인과 소양인에서는 위(胃)와 신(腎)이 공통적으로 들어 있고, 태음인과 태양인에서는 대장(大腸)과 간(肝)이 공통적으로 들어 있다. 무슨 뜻인가. 소음인 병증론과 태음인 병증론 편명을 보자.

   
 

소음인은 신이 강한 장기이고, 위는 약한 장기이다. 그리고 태음인은 간이 강한 장기이고 대장은 약한 장기이다. 소음인의 강한 장기인 신에서 발생하는 병증은 강한 신장이 열을 받아서 신열한 상태가 되고, 이것이 질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보았고, 그 병증의 증상 양태는 표열이라는 것이다. 또 소음인의 약한 장기인 위에서 발생하는 병증은 약한 위가 한기를 받아서 위한(胃寒)한 상태가 되고, 이것이 질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증상의 양태는 이한(裏寒)이다.

 

사상인의 8병증에서 강한 장기로부터 생기는 병증은 실증(實證)으로 열증이 되고, 약한 장기로부터 생기는 병증은 허증(虛證)으로 한증이 되는 규칙성이 있다. 권도원 선생은 이런 인식을 자신의 체질침 논문에 넣어 놓았는데, 강한 장기로부터 생기는 병증을 1증(證)5)이라 하고, 약한 장기로부터 생기는 병증은 2증(證)6)이라고 하였다. 그러니 1증은 열증의 양상을 띠고 2증은 한증의 양상을 띤다.

『동의수세보원』의 사상인 병증론과 편명을 해석하면서 생긴 새로운 깨달음과 인식으로부터 권도원 선생은 체질침의 핵심 개념인 병근을 도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62 논문」7)의 8병증은 「1차 논문」8)의 8병형(病型, morbidity)을 거쳐서 「2차 논문」9)의 8체질(體質)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권도원 선생은 체질침의 체계를 만들면서 병근으로부터 발생하는 병리(病理)를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병근이 최강장기(最强藏器)이면 그것은 항상 너무 강해지려는 경향성을 가지고10), 병근이 최약장기(最弱藏器)이면 그것은 항상 너무 약해지려는 경향성을 가진다11)는 것이다. 이것이 병근 개념을 기본으로 한 체질침의 병리관이다.

   
 

 

이강재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이 때문에 ‘태양인이 희소하다’는 인식이 더 확고해진 것 같다.

2) 간단하게 앞정보와 뒷정보라고 하자.

3) 8체질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여 부교감신경긴장체질과 교감신경긴장체질로 나눈다. 부교감신경긴장체질은 속열하고 겉냉하며, 교감신경긴장체질은 겉열하고 속냉하다. 이 때 사용하는 용어인 겉냉과 겉열, 속냉과 속열은 바로 표한과 표열, 이한과 이열의 다른 표현이다. 권도원 선생은 동무공이 구분한 용어를 가져다 자기 식으로 해석하고 변형하였던 것이다.

4) 염태환(廉泰煥) 선생의 증언이다.

5) 1st syndrome

6) 2nd syndrome

7) Dowon Gwon, 「The Constitutional Acupuncture」 1962. 9. 7.

8) Dowon Kuan, 「A Study of Constitution-Acupuncture」

『國際鍼灸學會誌』 醫道의 日本社, 1966.

9) Dowon Kuan, 「Studies on Constitution-Acupuncture Therapy」

『中央醫學』 中央醫學社, 1973. 9.

10) 최강장기의 과강화(過强化) : 1병증 / 1병형

11) 최약장기의 과약화(過弱化) : 2병증 / 2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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