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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2018년 01월 12일 () 09:38:10 김영호 mjmedi@mjmedi.com
   
김 영 호
부산광역시 한의사회
홍보이사

제목이 자극적이다. 일부러 이렇게 붙여봤다. 그런데 진심이다. 최근에 나의 생각이 이렇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이거구나 싶다. 그건 바로 ‘나를 아는 것’

소크라테스, 플라톤 이런 대단한 학자들이 얘기한 ‘너 자신을 알라’ 와 의미가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사실 우리 스스로를 모른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말씀해보세요’ 라는 과제 앞에 명확한 답을 가진 사람이 많지는 않으리라 본다. 나도 그렇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히 모르겠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 던져졌을 때에야 진짜 나를 확인하게 된다. 내가 머리로 생각하는 ‘나는 이런 사람일거야’ 와 실제의 나는 다른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에 처해져서 부딪혀 본 후에야 ‘아~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낀다. ‘알게 된다’기 보다 느끼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 이라는 마음도 내 마음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서 그것을 하게 되었을 때 ‘좋다’, ‘즐겁다’ 라는 느낌이 저절로 들면서 ‘아 내가 이걸 좋아하는구나’ 라는 걸 알게 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상황에 처해보면서 나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고 알아가게 된다. 마치 아주 덩치가 큰 거인이 손바닥 만 한 거울로 몸 이곳저곳을 비춰보는 셈이다. 최대한 여러 번 비춰보는 경험을 통해서야 대략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알 수 있듯이 ‘나’라고 하는 깊고 넓은 우주를 알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안다는 것은 경험을 통한 검증의 과정이 필요하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봐야 각기 다른 상황에 던져지게 되고 그 상황에서 ‘생각 속의 나’가 아니라 ‘진짜 나’가 반응하는 모습과 감정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해보라는 말도 결국은 아이 스스로 자기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라는 말인 셈이다.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아는 것은 어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어른도 그렇지만 특히나 아이들은 스스로를 잘 알아야 직업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기 일이 행복해야 삶이 행복하다. 일이 괴로운데 즐거운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아무리 풀어봤자 인생이 행복해지기 어렵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일이 괴로운 이유도 ‘나 자신’을 너무 모른 채 직업을 선택해서다. ‘나’를 모르고 직업을 선택하니 일을 하는 것이 고통이고 아침이 괴로울 수밖에 없다. ‘나’를 알았다면 ‘천직’을 찾아갔을 것이고 ‘천직’을 찾았다면 일이 즐거울 텐데, 상황에 맞춰 남들이 좋다는 직업을 <획득>하는 일에 매진하다보니 ‘진짜 나’를 알아가는 시간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한 아이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 할 기회가 더 많았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안목(眼目)이 생긴다. 나와 타인에 대한 안목, 직업과 일에 대한 안목이 있는 사람은 괴로울만한 곳에 자신을 던져두지 않는다. 내가 기뻐하고 즐거울만한 곳을 찾아다닌다. 그런 곳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즐거움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늘 노력한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나의 능력을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 나의 본성과 관련이 없는 일에 인생을 소모하지 않고 나의 본질을 더 빛나게 하는 일을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세월의 기회’와 목도(目睹)한다. 오로지 한 길을 가다보니 소위 <대박>이라고 부르는 순간과 만나게 된다.

사람간의 관계에서도 동일하다. 나를 알아야 자신에게 맞는 사람은 만나고, 맞지 않는 사람은 피해서 인생의 괴로움과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 연애를 많이 해본 사람이 결혼도 잘한다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연애만큼 나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기회도 없다. 여러 연인(戀人)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주 정확히 비춰 알 수 있게 된다. 사람이야 말로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거울이다. 인경(人鏡)인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와 맞지 않는 연인, 배우자를 피하게 되고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나와 맞는 배우자, 친구, 사업 동반자를 알아보는 혜안(慧眼)의 안목(眼目)이 있다는 것은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의 진짜 모습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그것은 나의 천직(天職)을 찾고 나의 배우자와 주변 사람을 결정하는 일이 되고 그것이야 말로 나의 질병과 미래, 수명과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선택이 바로 ‘나를 아는 일’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도발적 제안에 ‘나를 아는 일’ 이라는 짧은 5자로 자문자답한 이 글이 여러분의 마음과 공명(共鳴)이 되길 소원해보며 에세이 <언어의 온도-이기주著>에서 본 문장으로 마무리를 대신한다.

‘처음에 <너>를 알고 싶어 시작되지만 결국 <나>를 알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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