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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닝학 개론
영화 읽기 | 배드 지니어스
2017년 12월 22일 () 08:51:24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필자는 가끔 학생이 되어 시험 보는 꿈, 특히 공부를 하나도 안 했는데 당장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 속에서 긴장하는 꿈을 꾸곤 한다. 사실 유난히 시험 스트레스가 많은 편으로 지금까지 봤던 큰 시험 때마다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한 긴장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해서는 안 되는 꼼수를 부린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열심히 만든 컨닝 페이퍼에서는 한 문제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 늘 “그 시간에 공부나 할 껄”이라는 후회를 한 적도 많이 있다.

   
감독 : 나타우트 폰피리야
출연 :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에이샤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명문 고등학교로 전학한 천재 학생 린(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은 친구 그레이스(에이샤 호수완)가 연극반에 들어가고 싶지만 성적이 낮아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 볼 때 도움을 주게 된다.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부잣집 아들인 팟(티라돈 수파펀핀요)과 여러 명이 린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린은 그들에게 돈을 받고 수락한다. 이후 큰돈이 걸린 미국 유학시험을 위해 린은 또 다른 천재 학생 뱅크(차논 산티네톤쿨)를 끌어들여 대규모 컨닝 작전을 진행한다.

<옹박>이나 몇몇의 공포영화를 제외하고는 보기 힘들었던 태국영화인 <배드 지니어스>는 언어와 문자 등이 우리에게 좀 낯설게 다가오지만 ‘컨닝’이라는 전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에 100% 집중하면서 볼 수 있다. 특히 실제 SAT 시험에서 일어났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구성되었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면서 감상하게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흙수저, 금수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 될 정도로 현 사회의 계급적인 모습을 학생들의 관점으로 약간 극단적이지만 현실감 있게 표현하면서 영화의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배드 지니어스>의 백미는 피아노 건반을 응용한 컨닝 방법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위를 매 시험마다 긴장감 있는 편집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편집은 분명 부정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이상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사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예상 가능하지만 <배드 지니어스>는 여느 영화들처럼 뻔하게 끝나지만은 않는다. 마치 감독이 관객들에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지듯이 몰락한 두 천재들의 엇갈린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다. 누군가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일 수도 있고 부끄러움 일 수도 있는 컨닝을 색다르게 담아내고 있는 <배드 지니어스>는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끝난 자녀들이 있다면 꼭 권하고 싶은 영화이며, 이를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온 가족이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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