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6) 메타분석
상태바
<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6) 메타분석
  • 승인 2017.07.21 0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mjmedi@http://


 

 

한번의 RCT로 충분할까? 

이전 글에서 설명하였듯이 RCT를 해야 관찰연구가 가지는 여러 bias(비뚤림) 효과를 방지할 수 있으므로 어떤 A라는 치료의 효과를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럼 특정 병원에서 환자를 모아서 A라는 치료여부를 가지고 임상연구를 시행하여 좋은 효과가 나왔다면 이것으로 치료효과 입증이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 

항암제를 예로 들어보자. 항암제는 여러 제약사가 관심이 높은 상품이고 이를 개발하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므로 유명 제약회사가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여서 항암제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다. 미국의 어느 제약회사가 개발한 항암제를 이용하여 임상3상을 진행하여 성공하였는데, 여기에 참여한 인종이 백인만을 대상으로 하여 기타 인종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면 이 연구결과를 가지고 한국의 식약처를 설득하여 이 항암제가 임상 3상을 통과하였으니 한국에서도 허가를 내달라고 하면 한국의 식약처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왜냐하면 같은 질환이라 하여도 인종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고 특히나 약물대사에서 인종적 차이가 명백히 있으므로 백인에게 효과가 있다고 하여 반드시 우리에게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현재 여러 다국적 제약회사의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아시아국가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큰 병원들이 매년 엄청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배경이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3상 임상시험의 경우 신약개발 단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단계이므로 의사를 비롯한 여러 직업군들이 모여 실패하지 않는 임상연구를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언급했듯이 관측횟수가 많아지게 되면 작은 차이도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따라서 다국적 임상시험을 설계시에 치료군과 대조군의 환자 숫자를 엄청나게 많이 늘리면 두 군간에 치료효과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p<0.05)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항암제의 경우는 필수적으로 부작용이 따르므로 과연 임상적으로 환자가 얻는 이득이 약물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상쇄하고도 남는지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같이 한 번의 임상시험으로 A라는 치료의 효과를 확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림1) 메타분석을 통하여 A치료가 위약에 비해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결과.


메타분석(meta-analysis) 이란? 

따라서 이러한 일회성 임상시험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이 A라는 치료법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여러 임상시험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여러 연구를 과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치료법으로 총 10회의 임상연구가 진행되었고 이 가운데 5번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긍정의 결과, 2번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 나머지 3번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정의 결과가 나왔다고 하면 긍정적 결과가 더 많이 나왔으니 과연 A라는 치료는 우수하다라고 결론낼 수 있을까? 만일 부정적 임상시험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긍정적 임상시험은 총 500명으로 수행했다면 단지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은 횟수가 많다고 A라는 치료가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부정의 결과값을 얻은 연구의 임상연구는 치료의 차이로 인해 2만큼 나빠졌고, 긍정적으로 나온 연구결과에서는 1만큼 좋아졌다면 더더욱 A가 우수하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 이처럼 각각의 임상시험마다 샘플사이즈, 효과의 크기 등이 다르므로 이를 보정해서 결론을 내려야하는데 이를 메타분석이라고 한다.(지면 관계상 자세한 방법론은 생략하고자 한다) 

메타분석을 통해서 시행된 임상연구논문에는 반드시 숲그림(forest plot)을 제시하는데 이를 볼 때 숫자 1을 포함하는가 안하는가가 주요한 판단 기준이다. 95%신뢰구간을 표시한 직선이 1을 포함하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이고 1을 포함하지 않으면 의미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림1을 보면 총 5건의 임상연구를 메타분석한 것이다. 위에서부터 총 3건의 임상연구는 1을 포함하고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이고, 나머지 아래 2건은 1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이다. 이렇게 총 5개의 임상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A라는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마름모를 통해서 보여준다. 만일 마름모가 1을 포함하다면 우리는 A라는 치료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체계적 고찰(systemic review) 이란? 

앞서 언급한 메타분석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연구들의 결과를 합산하기 위해 개발된 통계적 방법론이라면, 체계적 고찰이란 A라는 치료방법을 연구한 모든 연구를 찾고 이 가운데 분석할 논문을 선택함에 있어서 비뚤림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연구방법론이라 정의된다. 그러므로 메타분석과 체계적 고찰은 동일한 의미가 아니다. 메타분석을 하는데 있어서 체계적 고찰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논문을 모아서 메타분석을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고 임의로 논문들을 모아서 메타분석을 할 수도 있다.

보건의료분야에 있어서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활성화하도록 코크란(cochrane)이란 비영리단체가 체계적 고찰방법론을 통한 메타분석 논문을 다양한 주제로 발표하고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물론 이러한 메타분석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RCT가 많이 시행되어야 한다. 한의학 관련해서 한약연구에 비하여 침 연구는 지금까지 다양한 RCT가 시행되었고, 코크란 데이터베이스에서 여러 질환 및 증상 대한 리뷰결과가 제공되므로 pubmed 통해서 “acupuncture”와 관심질환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