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를 맞이하는 한의학교육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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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를 맞이하는 한의학교육은? ②
  • 승인 2017.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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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인

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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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차 의학교육학회 디브리핑(debriefing)

 


<지난호에 이어>

의대교수 연수프로그램의 강화 및 역량중심 학습성과의 발표 
그 뒤로‘연세의대 교수개발 프로그램 운영 현황’(신혜경, 양은배)에 대한 사례연구를 들었다. 연세대학교는 특히 의학교육 안에서도 가장 선구적인 역할을 하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연대의대에서는 교수자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 세미나, 온라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교수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특강식 및 모듈식으로 구분하여 제공하고 있었다.

즉 심화과정이 필요한 경우 모듈식 구성을 통해 전개하였으며, 그 외에는 나열형 방식으로 강의를 구성하였다. 또한 프로그램의 질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검증된 강사를 선정하고, 사전에 기획회의와 참여확대를 높이기 위한 짧은 강의, 토론과 질의응답 확대 등의 방식을 활용하는 실천적인 고민을 제시하였다. 특징적으로 대기업에서 하는 방식으로 각 직급별 교수 역량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여 각 직급에서 소화해야하는 역량을 제시하고 이를 개발할 수 있는 교수법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김영전 원광대 교수가 PDS1 교육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1일차 마지막 세션으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협의회에서 발간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졸업역량 개발 결과’에 대해 양은배 연대의대교수가 발표하였다. 이는 한국의 의사상과 각 학교에서 개발된 역량을 기반으로 해서 대학(원)에서 졸업자들이 공통적이고 핵심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역량을 밝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TF팀을 꾸려 5개영역의 19개 역량으로 하는 안을 개발하였다. 각 역량은 ‘~을 할 수 있다’로 행동중심 동사로 기술이 되어 있으며, 역량의 필요성과 성취수준, 한국의 의사상과의 연계성을 같이 고려하여 안이 개발되었음을 밝혔다. 양은배 교수는 금일 발표되는 안에 대해 추가적인 피드백을 받아 향후 공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각 대학(원)의 역량을 조정할 것을 언급하였다. 

의학교육의 혁신사례: 다양한 교육방법의 시도
2일차는 아침 8시부터 ‘Innovations in Medical Education(IME)’이라는 이름의 세 개의 트랙으로 시작되었다. 2일차에서 원광대 김영전 교수는 ‘PDS1 교육사례: 학습자 주도의 학습경험 설계와 포트폴리오 평가’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서 의료인문학 수업에서의 실제 학생들의 학습경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한 내용을 공유하였다. 수업에서 사회적 책무성, 미래의사의 모습 설계, 성찰보고, 자기주도학습, 멘토만나기, 비판적 성찰 등의 활동을 실시하고 이를 매수업마다 피드백하여 제공하고 있었으며, 팀별 평가를 실시하는 등 실제적으로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수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교수는 지필평가에서 동료평가 및 포트폴리오 평가로 변환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일부 있었으나 종강시에 학생들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보고하였다.  

그 뒤로 단국대학교 박일환 교수는 ‘의과대학생들의 의료커뮤니케이션 교육의 효과적 교수학습방법’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실제 의료커뮤니케이션 교육과정의 개발과 개선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교육학의 경험학습이론을 모티브로 한 PARE improvement cycle(Botelho, 2002)을 활용하여 의료커뮤니케이션 소그룹 학습을 실시한 사례를 보여주었으며, 다양한 평가방식을 도입하여 학생 성취도 및 만족도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언급하였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Samarasekrea 교수가 온라인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국내외 의학교육의 트렌드 소개
IME 세션이 끝나고 ‘세계 의학교육 미래를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다. 첫 기조강연으로 여상희 경북대 교수가 국외 의과대학 현황에 대해 발표하였다. 여교수는 네가지의 사회의 변화에 따른 의학교육의 변화에 대해 지적하였는데 즉, 환자 안전을 위한 휴머니즘적 접근, 장기간 통합 및 조기임상노출, 병원에서 사회로, 고도화된 IT 기술을 활용한 학생주도 학습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Samarasekrea 교수와 홍콩 대학의 Chen 교수가 각 국의 의학교육 변화 사례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이례적으로 원격통신을 통해 진행이 되었는데 그 장면이 미래의학교육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국제수준에 맞는 평가인증기준개발 및 질적평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
뒤이어 기관세션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세션 시작 전 김영창 의평원장은 작년 평가인증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첫 번째 불인증 사태의 발생의 대처와 세계 의학교육의 트렌드에 맞추기 위한 교육의 업그레이드를 법적 테두리 내에서 시도하는 것에 의미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다양한 도전상황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해 나갈 것임을 선언하고 첫 번째 세션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로 의평원에서는 지난 2016년도에 실시한 평가인증의 결과 및 성찰과 ASK2019를 소개하였다. 박원균 의학교육인증단장은 지난 의학교육 평가에서 메타평가를 한 내용을 중심으로 의평원에서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ASK2019란 WFME의 기준에 맞는 새로운 인증기준을 의미하며 2019년부터 평가받는 대학(원)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기본기준 97개 / 우수기준 44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표준에 맞도록 지속적인 질향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채수진 아주의대 교수는 ‘평가인증의 또 다른 틀: 질적 접근의 가능성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즉 기존의 평가인증이 매우 정량화 되어 있다보니 실질적으로 교육의 목적 및 본질과 벗어나있다는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고 이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서언으로 시작하였다. 즉, 실증주의 지식관(양적평가)에서 벗어나 구성주의 이론(질적평가)로 전환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그 과정에서 과정은 무시되고 결과만 반영되는 평가풍토가 의학교육평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였다. 이에 의평원 측에서도 평가전문가 양성 과정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질적평가의 경우 고도화된 훈련이 필요함에 향후 평가자 훈련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였다. 
 

마치며: AI 시대에 한의학교육은? 
이번 의학교육은 개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로 의학교육에 대한 진지한 자성의 논의가 뇌리에 남았다. 각 대학에서 실제 갖은 방법을 거쳐 실행했던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 각 사례발표에서 보였다. 어느 사례를 막론하고 기존의 방식과 새로운 변화를 조율하면서 조금씩이나마 변화해 가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역량중심 교육, 학생중심의 교육이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사례가 누적되고 그와 같은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의학교육과 관련한 교보재 및 평가도구 부스가 열렸다.

두 번째로 타분야와의 접목이다. 의학안에서의 논의를 넘어 공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접목하고 이에 대한 함의를 찾아가는 노력이 돋보였다. 외연의 확장으로 인해 의학교육이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컨퍼런스 방식이었다. 5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해외의 석학과 화상으로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장면이 놀라웠다. 어찌보면 현재 상용화 된 기술로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부분인데 실제 이번 컨퍼런스에서 구현했다는 것이 발상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번 의학교육학회는 여느 교육학회보다 더 교육학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참가자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성과바탕과 역량기반 또는 기준 및 규준 등 일부 용어의 불일치로 인한 혼란이 남아있고 AI의 등장으로 인해 당분간 사회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이 혼란스럽겠지만 금번 의학교육학회로 예상하건대 의학은 앞으로도 미래에 대한 대비를 꾸준히 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한의학교육의 앞날은 어떠한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의학은 교육을 통해 미래를 논의하는데 과연 한의학은 AI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가? AI 시대에 받는 영향은 없는 것인가? 과연 미래의 한의학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지점에 의학교육학회와 같은 공론의 장이 흔치 않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 한평원이나 한의학교육에서의 현안인 의학교육평가, 교수업적평가, 학습성과와 같은 내용들도 한의대교수들의 중지를 모아 점진적으로 개선되어야 갈 과제이다. 

‘우문현답’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었다. 현장에서의 고민을 두루 나누고 새로운 방안에 대해 공론화 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쉬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꼭 AI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사회의 변화에 따른 한의계도 적응과 대응이 필요한데 그와 같은 논의들이 공론화 되는 것이 부족한 것 같다. 한의계도 의학교육학회와 같이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이를 공유하고 치열하게 나누는 장이 많아지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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