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말갈족 대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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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말갈족 대조영??
  • 승인 2017.06.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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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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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절반의 중국사

 

가오홍레이 著
메데치 刊

이번에는 신간 도서 한 권을 소개하겠다. 중국의 사학자인 가오홍레이(高洪雷)가 쓴 『절반의 중국사』라는 책이다. 이름에서 보듯이 중국 역사와 관련된 책이다. 그런데 중국 한족의 역사가 아닌 소수민족에 대한 역사를 다루고 있다. 쉽게 말해서 변방에서 중국을 괴롭히던 오랑캐들의 이야기이다.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 중에서 흉노족, 거란족, 말갈족, 티베트족, 돌궐족 등 대표적인 민족들의 역사를 한족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책을 보자마자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지 찾아보았다. 고구려나 발해 등의 우리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둔갑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음모를 확인하고 싶었다. 다행히 고구려의 역사는 없었지만, 발해는 말갈족의 역사에 편입되어 있었다. 우리가 국사 시간에 고구려의 유민 대조영이 세운 나라라고 배웠던 발해는 말갈족의 분파인 ‘속말말갈’의 지도자인 대조영이 세운 것으로 되어있다. (『절반의 중국사』 383쪽)

발해가 말갈족의 나라가 되면서 228년간의 발해 흥망의 역사는 본 책 1000여 페이지 중 단 5페이지로 축약되고 말았다. 훗날 말갈족은 금나라를 세우고 중국의 대륙을 차지하는 청나라가 된다. 이렇게 발해는 중국의 역사가 되어버렸다. 

이 책에는 이 밖에 많은 민족의 역사가 있다. 대부분 현재에도 존재하는 민족들이며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중국뿐 아니라 유라시아의 역사를 이해하게 된다. 흉노족이 훈족이 되고 헝가리가 되는 과정 그리고 돌궐족이 투르크족이 되고 터키가 되는 과정들을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민족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소수민족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 없다면 이 연구는 이루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은 영토의 한계와 언어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하나의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변방으로 밀려났지만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었던 민족이었다. 그러나 서명에서 보듯이 지금은 중국의 영토에서 함께 생활하지만, 주류 민족이 아닌 소수민족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신문을 보다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고려의 국경은 중국 랴오닝 성 부근이며 요동반도까지 고려의 땅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원산만 이남 지역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 2017년 5월 23일) 우리는 지금까지 교육과정을 통해 고려는 평양 부근이 국경인 줄 알았었다. 그나마 윤관과 서희의 노력으로 조선시대에 영토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것이 허구였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백제 영토도 마찬가지이다.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중국의 역사책 『송서(宋書)』『양서(梁書)』『양직공도(梁職貢圖)』등에서 백제가 중국 요서 지역에 군과 현을 두어 다스렸다고 인용된 것을 근거로 하여 백제가 중국의 요서 지역까지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역사서에서 이미 백제의 영토가 중국까지 확대되었었다는 인정하는 것으로 중국과 일본, 한반도를 차지했던 해상강국 백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관을 계승한 학자들로부터 왜곡된 역사를 배웠다. 이제야 진실이 알려진 것이 현실이다. 최근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된 도종환 의원이 고대사를 보는 역사적 관점이 편향된 것을 문제 삼아 많은 강단 사학자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럴 시간에 연구를 더해서 논문으로 반박하면 될 것을 뭐가 찔려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를 재정립할 것을 지시한 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사국정교과서와 비교하며 비슷한 행위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 역사의 국정교과서를 지지했던 뉴라이트 역사학자들의 의견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중국에 발해의 역사를 이미 빼앗겼듯이 우리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우리 북방의 역사는 역사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역사학자들은 우리의 역사를 사료에 입각하여 사실대로 밝혀서 외세의 우리 역사 침탈행위도 막고, 민족의 자긍심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연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새 정부에게 건의한다. 일제강점기부터 내려오는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일제에 유린당한 한의학의 역사도 정립하고,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 부탁한다!


정유옹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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