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어도 큰 울림 주는 영화
상태바
시간이 흘렀어도 큰 울림 주는 영화
  • 승인 2017.03.29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영화 읽기 | 패왕별희

최근 개봉예정영화 리스트를 살펴보면 낯익은 작품들의 제목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미 TV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감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상영되었던 영화들을 다시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말뜻 그대로 재개봉하는 작품들이다. 대체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거나 관객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남겼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아마 영화를 통해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를 되새기며 힐링의 기회를 주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에 재개봉하는 영화 <패왕별희>는 20여년 전 필자의 인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작품으로, 그 때 당시 영화 포스터를 얻기 위해 서울 상영관까지 갔던 기억들을 추억하며 시간 여행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이번 재개봉은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장국영의 기일을 맞아 상영되는 것으로 그의 또 다른 인생작인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과 함께 개봉되며 그를 기억하는 팬들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어려서 북경 경극학교에 맡겨진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는 노력 끝에 최고의 경극배우가 된다. 여자 역할을 맡았던 두지는 시투를 흠모하게 되는데, 시투에게 사랑하는 여인 주샨(공리)이 생기면서 방황을 한다. 두지는 아편에 손을 대고, 시투는 주샨에게 빠져 산다. 이를 시작으로 두 남자는 중국의 역사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시작한다.

1993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하여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알렸던 <패왕별희>는 우리에게는 낯설었던 중국의 경극을 주된 내용으로 했지만 천카이거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 연출과 배우들의 멋진 연기들이 제대로 조화되면서 많은 관객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초한시대의 이야기와 문화대혁명 등 중국의 역사를 간접체험하며 시대적 사건으로 변화하는 여러 군상들의 모습과 장국영이 맡은 역할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시각 등 관객들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던져 놓고 있다.

아마 20여년 전이 흐른 지금,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영화 속에서 전하는 주제에 대해 다른 해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패왕별희>는 무조건 봐야하는 작품 중에 하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재개봉은 예전보다 15분 늘어난 171분의 확장판으로 상영될 것이라고 하니 장국영을 그리워하는 팬들과 <패왕별희>를 미처 극장에서 감상하지 못했던 팬들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단, 재개봉이기 때문에 상영하는 극장의 수가 적으니 관람 전에 꼭 확인하고 가길 바란다. <상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