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42>-『中國醫藥匯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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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42>-『中國醫藥匯海』
  • 승인 2016.08.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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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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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望無際 바다와 같은 의학의 세계


오늘은 의학총서류 1종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원작은 1930년대 상해(혹 江蘇省 丹徙縣) 출신의 의학대가 蔡陸仙이 저술하여 간행한 것으로 그는 이 『中國醫藥匯海』보다 앞서 1935년에 전4집 24종에 달하는『民衆醫藥指導叢書』를 저작하여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 총서에서는 특히 본문에 모두 문답형식을 채택하여 내과, 외과, 婦科, 兒科 등 각과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통속적으로 설명하였고, 각 질환마다 병명, 병인, 증상, 치료법과 方藥을 나누어 기술하고, 경험방을 附記하였다. 내용 가운데에는 위생, 간호, 調養에 대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어 전문의료인 보다는 일반 대중들에게 의학 상식을 보급하는데 있어서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약회해』

앞의『민중의약지도총서』가 대중에게 의약지식을 보급할 목적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전문적으로 동서와 고금을 아우르는 당대 최고의 전통의학 지식을 체계적으로 편집해 보고자 하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전류에는 이 책이 1936년에 간행되었다고 했지만, 영인판에는 民國30년 초판으로 되어 있어 1941년으로 표기하였다. 전서의 분량을 감안할 때 일시에 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해마다 차례로 집필하여 완성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해설에는 1937~1940년대에 저술되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이러한 정황을 반영한 말로 보인다.

애초에는 저자의 활동무대였던 상해에서 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국내에 알려진 것들은 대만의 新文豐출판사와 中華書局을 통해 발행된 것들이며, 국내에서는 1978년 성보사에서 영인 보급한 바 있다. 이 때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재직 중이던 一咲 安秉國선생이 ‘大著에 붙인다’란 제목으로 권두에 해제를 실은 바 있다. 또한 이 해제의 글은 동일한 내용으로 제한동의학술원에서 발행한 학술지 『黃帝醫學』(3권3호, 1978년)에도 실려 있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해제에 의하면 “서기 1937~1940년대에 저술된 이 책은 한의약서에 있어서 가장 최근의 것으로, 당시 중화민국 國醫公會에서 설립한 상해 중국의학원에 초빙되어 여러 해 동안 衆人이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학과목만을 여유 있게 담당하고 교육하던 名士 雲陽의 蔡陸仙氏가 7~8년에 걸쳐 편저한 空前의 巨著로서 由博返約하여 한의약의 역대 이론과 참신한 이론을 빠짐없이 理路整然하게 집대성한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의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講學에 힘쓰는 과정을 통해서 전문의학도들을 위해 방대한 총서가 지어졌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전서의 체제는 전7편15책으로 되어 있는데, 그 대략을 일괄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8책은 經部로 神農本草, 藥物硏究撮要, 황제내경소문과 영추, 醫經精義, 難經, 傷寒雜病論, 顱顖經 등의 의경류가 수재되어 있고, 8책에는 또 史部의 歷代醫學史가 들어 있다. 9~11책에는 논설부로 생리류, 哲理類, 병리류, 병증분류(진단치료)가 들어 있고, 12~14책에는 방제부로 방제와 性味氣化配合, 방제치법분류, 방제병증분류, 方劑補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 14책에는 醫案部도 실려 있어 임증의안에 비중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15책에는 침구부가 배치되어 있어, 기초이론으로부터 醫史論說과 임상각과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망라하려고 노력하였음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다.

해제의 첫머리에는 서명을 풀이하는 글이 맨 앞에 나서 있는데, “匯海란 천하의 물이 돌고 돌아서 바다로 合流한다는 뜻이다. 한의약을 이렇게 생각하면 한의약의 학술이 一望無際한 煙海와 같이 된다. 자연은 浩默하며 광대하지만 학술은 이와는 다르게 생각하여야 한다. 그 중에 일정한 체계가 內在하여 있는 것을 사람들이 잘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단순히 서명 풀이를 넘어서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한 한의계를 향해 던지는 화두와 같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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