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한열’의 존재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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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한열’의 존재 무엇인가
  • 승인 2015.11.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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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덕

송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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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를위한임상아카데미’ 살롱 ‘2차 한열 토론’
◇지난달 31일에 열린 제2차 한열 토론에서 첨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의학에서의 ‘한열’의 존재는 무엇인가. ‘한의사를위한임상아카데미’(대표 송미덕) 살롱은 지난 여름 체온과 관련한 한열 1차 토론 이후, 그 이상의 한열개념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와 임상가들의 의견을 온라인 회의로 수개월간 지속하였고,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 소재 ‘달항아리’에서 그간의 토론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2차 한열 토론에 대한 내용을 송미덕 대표가 정리해 투고했다. <편집자 주>

한열의 개선이 타깃이 아니라 병증 개선이 목표
“한열로 구분 해야 할 것과 아닌 것이 있다”

한열 구분이 필요치 않은 통증, 마비질환 등 있어
한열 얽매이지는 않는 진료방법도 필요 공감대

‘한열 2차 토론회’의 오프라인 모임은 궁극적으로는 한의학에서 한열이 필요한가를 묻는 자리였다. 순차적으로 한열증의 개념은 한의사에게 무엇으로 공통되게 인식되어지고, 어떻게 진료과정에서 이용되어 팔강변증과 같은 진단으로 평가되고, 기미론을 이용한 투약과 혈위의 특성을 구분하는데 사용되는가를 토론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초학교실과 임상교실, 그리고 개원한의사들은 각각 다른 관점과 스펙트럼을 가지고 자신의 연구방법론에 적합한 모양으로 조금씩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 연결고리와 이견을 확인하는 토론에서, 한의학에서 늘 말하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처럼, 한열이 목표인가, 증상개선이 목표인가 하는 궁극적인 질문이 마지막에 나오기도 하였다. 즉, 한열의 개념은 환자를 볼 때는 구분하려 하지만, 한열의 개선이 타깃이 아니라, 병증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이며, 한열로 구분을 해야 할 것과 아닌 것이 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게 되었다.

토론 중 한 연구자는, 한의학에서는 음양이라는 것이 있어서 1000개, 10000개를 2개로 말하려하는 것이 오류라고 본다는 의견을 내었다. 과연 한열은 연속선상에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측정이 불가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으며, 팔강변증은 너무 광범위해서 특정상황을 지칭하기 어렵다. 중국식 변증론치에서 질병이나 질환을 볼 수 없게 만드는 틀이 되고 말 것이다.

결국 살롱의 토론은 ‘한열이 손쉽고 다루기 편하고, 한열 이외의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증상을 치료하는 데 효율적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이해하는데 쓰는 도구이다’라는 근접한 일치를 보았다. 즉, 한열은 포괄적 광의적 개념으로, 생리기전 병리기전 같은 세부기전을 설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한열의 속에 숨은 논리로는 열 생산, 염증 등의 기전으로 한열을 설명할 수는 있다. 그리고 실제 진료의 과정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맥진까지 하면서 정보통합과정이 같이 이루어져, 의사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들이 매우 다양하며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열이 생리학, 병리학적인 해석에 중요한 방법론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사상의학의 경우에 또 다른 유형임을 동감하였다. 소인적인 한열의 특성이 표리로 구분된 부위를 따라 생리적 병리적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차를 인정하는 한의학의 특성에서 한열의 생리적 현상으로 이해하였다.

본초와 방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미론에 대한 것은, 한열은 약을 고르는데 필요한 정보중의 하나로서, 약을 처방하기 위한 관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초에 대한 해석은 이제 주성분에 의한 약리작용, 개별약리로 점차 교육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구성에 따른 원리도 적용할 질환의 병리기전과 매치되어 군신좌사가 해석되는 단계로 발전해야할 것이다.

침구 경혈학에서의 한열을 조절하는 혈위, 침법(소산화법, 투천량법 등)은 인체의 평형을 유지하여 한열증을 개선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였다.

◇한열 토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네번째가 송미덕 대표.
임상에서는 의식적으로 또는 의식하지 않아도, 모든 한의사는 한열증을 구분하는 진단과정을 행하고 있었다. 내과적으로 투약할 환자의 처방은 체형, 체질, 설질 설태 등을 통해 한열을 구분해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진단과정에서 체열진단기, 동맥탄성측정기, 심박변이도측정기 등을 통해 한열증을 유발하는 질환의 유무를 평가하고, 정도를 측정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다만, 한열의 구분이 필요하지 않은 통증, 마비질환 등이 있어 한열에 얽매이지는 않는 진료방법도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였다. 한증의 반대가 모두 열증이지는 않을 것이고, 임상에서 한열은 독립적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연구도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침 한의학연구원에서 임상 대상의 한열에 대한 설문작업을 하여, 살롱 참가자 대부분이 자문과 토론을 하였는데, 한증에 대한 설문은 실제 한증으로 변별된 환자와 상당한 일치감을 보이는 것을 보았다. 한의진료가 보약, 체력증진 등으로 더 많이 알려지고, 동아시아나 한국에만 있는 산후조리 개념 또한 체력이 약한 민족이 한증에 더 민감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이번 토론을 거쳐 한의학에서 독특하면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한열은, 초기에는 구체적인 증상에서 시작되었을 수 있으나, 많은 의가들을 거치면서 관념화된 부분이 없지 않고, 한의학의 holistic하면서 harmony를 이루는 항상성을 지닌 인체의 생리적 병리적 진단적 치료적 현상을 총체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임을 확인하였다.

<정리=송미덕 대표>

◆ 2차 토론회 정리
1. 각 토론자의 의견 종합
1) 한열증은 질병명 개념이 아니다. 한증 열증의 독립된 병증은 없다.
2) 인체의 동적평형, 항상성 유지관계를 한열이라는 동일 선상의 상대적, 상호 견제 개념으로 이해한 것이다.
3) 개인적 편차가 고려된다. (체질, 반발력, 素症)
4) 한의변증은 한의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5) 한의 진단에서 쓰여야 한다. 질병진단명이 있고 그 이후에 한열증 등 한의 진단이 행해진다.
6) 본초는 성분으로 해석되어져야 한다. 그 성분에 의한 약리적 반응을 본초의 기미론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7) 한열증의 발생기전은 생리병리적 설명이 아직 어렵다.

2. 원인과 증상
1) 한열의 원인

2) 실제 증상

3. 진단
1) 한열이라는 상대적인 카테고리로 증후를 나누어 봄 (질병의 증후군과 다름)
* 각종 기기 (DITI, HRV 등을 이용하면서 이를 직접적 한열증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기준점 대비 차이, 치료 후 차이를 보는 항상성조절여부를 확인하는 장치)
2) 자각증상, 각종 문진을 통해 조사하는 설문지

4. 추정생리병리 : 생리적으로 개인적 편차, 발증 후 개인적 차이를 보임 (반발력)

5. 치료 : 드러난 한열증(八綱病症) 등을 개선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하되, 그 한열증(八綱病症) 등이 나타나게 된 개인적 차이를 다시 고려함.

6. 존재해야 할 이유
1) 한의사의 관찰로 기록되는 증상은 일정방향의 경향성, 한의사가 보는 범주적 증후로 구분하여 해석되어 진단됨. (자타각 온도, 대사의 정도, 운동성의 정도 등이 한열증의 축에 분포)
2) 이러한 한열 증상차이는 항상성 유지를 위해 인체가 반응하는 정도차 (반발력, 호르몬, 자율신경계 등의 반응현상)
3) 개인적 차이를 인정하는 한의학 특성상, 체질개념은 생리병리적 한열증으로 구분됨
4) 한약, 침의 승강조절기능은 결국 한열이라고 부르는 인체의 현상을 항상성 추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이것이 약과 침의 한열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이해된 것.
5) 질병특성상 한열증 구분이 중요도가 낮은 경우도 있음.

※한열 2차토론 참여자 명단(온라인 토론 포함, 소속 및 직위, 경칭 생략): 고흥, 김계진, 김용석, 김윤범, 김현호, 문홍균, 박왕용, 박주성, 박히준, 배광호, 손성세, 송미덕, 신선미, 여민경, 윤성중, 이영섭, 이진수, 이태형, 이태희, 인창식, 임장신, 장인수, 조남훈, 채한, 최준배, 한창호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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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규용 2020-09-17 20:47:12
위 논의의 아쉬운 점은 한열의 생리/병리적 구분이 없다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두 개념이 섞여서 혼란을 초래한다. 토론회 정리에서
1) 한열증은 질병명 개념이 아니다.--->당연하다. 한증 열증의 독립된 병증은 없다.--->있다. 없다면 허구라는 뜻인데.
2) 인체의 동적평형, 항상성 유지관계를 한열이라는 동일 선상의 상대적, 상호 견제 개념으로 이해한 것이다.--->음성양허에 의한 한, 양성음허에 의한 열과 혼동한 듯.(생리, 발생기전) 증으로서의 한열은 견제관계가 아니고 단지 상태의 명칭.
6) 본초는 성분으로 해석되어져야 한다.--->그럴 수는 있지만 주객이 바뀌면 종속뿐, 존재의의는?
7) 한열증의 발생기전은 생리병리적 설명이 아직 어렵다.--->생리와 병리로 나누면 잘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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