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 ‘건강보험통계연보 분석’을 통해 본 한의계 <1> 한방의료기관 현황
2015년도 벌써 3월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풀리고 계절은 봄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문제가 아직 답보상태라 한의계로서는 답답한 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것을 설명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 중 특히 눈에 띄는 말은 인공지능이 급격하게 발전하게 된 계기가 인터넷 상에서 나오는 빅데이터의 축적 때문이라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구글에서 무인자동차 기술을 계발하는 것 역시 구글의 빅데이터 처리기술이 인공지능계발로 이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보로 처리되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이 인터넷의 발달 때문에 정보로 처리되면서 세상이 또 한 번 바뀌고 있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정보화는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한의계의 정보화는 정말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임상데이터 뿐 아니라 국가 통계에서도 양방에 비하면 한방 관련 자료는 엄청나게 적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의사 3만명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제대로 된 정책 제시를 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더욱이 기존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바라보는데도 익숙지 않다는 것도 문제이다.
이에 그나마 존재하는 한방의료 관련 국가 통계를 최대한 활용하여 그 의미를 분석하고 한의계 현실을 직시해보고자 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번 주에는 첫 번째로 한방 의료기관 관련 자료를 분석해 볼 것이다. <표 1, 2> 참조
위의 표를 보면 2000년 이후의 한방병원과 한의원의 개수 변화를 알 수 있다.
일단 한방병원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개수가 큰 차이가 없고 2005~2007년까지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한방병원의 증가는 약간 의외의 면이 있는데 다음번에 다시 자세히 언급할 기회를 가지겠다.
한의원은 2007년까지는 계속 500~600개 이상 증가 추세였으나 2008년 이후 300~400개 수준으로 증가개수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의원의 경우 예전보다 증가율이 줄어드는 것은 확실한데 좀 더 의미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한의사 수와 의료기관 개폐원율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 3> 참조
한의사 수는 이미 2000년부터 최근까지 700~800명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최근 한의원 수는 300~400개밖에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한방병원 개수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적체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개폐업 현황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폐업수가 증가해서 전체 한의원수가 300~400개 밖에 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 기사들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로 2002년, 2005년 한의원 폐업수는 각각 503개, 668개였다. 최근 2010년 이후 폐업수가 800개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예전보다 200개 이상의 한의원이 더 폐업하기 때문에 한의원 증가수가 300~400개로 줄어든 것이다.
최근 5년간 양방의원, 치과의원, 한의원의 연평균 개업개수 대비 폐업개수 비는 다음과 같다. 해당기관별로 각 년도 개업수 대비 폐업수 비율을 구하고 다시 5년 평균치를 구한 값들이다.<그림> 참조
개업수 대비 폐업수 비율은 최근 5년 기준으로 양방이 가장 높은 81.6%고 치과가 65.2%, 한의원은 70.1%다. 그러나 양방의 경우 종합병원이나 기타 병원급 의료기관이 많기 때문에 개인 의원급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한의원일 가능성이 높다.
몇 가지 수치들만 살펴봐도 현재 한의계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앞으로 여러 가지 자료를 분석해서 한의계의 현실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다음 번에 한방의료기관 관련 분석 2탄으로 이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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