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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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
  • 승인 2003.08.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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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식구가 바람났네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여성들의 성담론을 거침없이 풀어놨던 임상수 감독의 3번째 영화. 이번에는 중산층 가족의 ‘불륜’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정의감 있고 보기에 더없이 자상한 남편이지만 어린 여자랑 자유롭게 즐기는 남편, 옆집 고등학생의 노골적인 유혹을 마다않는 아내, 병상에 누운 남편을 뒤로 하고 첫사랑과 밀애를 나누는 시어머니.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다. 이들 ‘바람난 가족’의 화려한 불륜은 가족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에 대해 의문을 날린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라는 가족이데올로기에 안주하고픈 관객에게 “분위기 파악 좀 하라”는 주문이다.

또한 불륜 끝에 배우자의 정부에 칼을 꽂는다든지, 다시 가족으로 돌아간다는 보수적인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이 영화의 귀결도 제목답게 불량스러워 보인다. 부도덕적인 상황에서 웃음까지 터트리는 이 블랙코미디는 가족이데올로기라는 허상을 거둬내고 현실을 직시하게끔 렌즈의 도수를 맞추어 비출 뿐이다.

제6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9월 4일부터 열리는 토론토 영화제 등에서 이미 초청을 받아놓았다. 고등학생과 바람난 아줌마를 연기한 문소리 씨는 지난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오아시스’ 연기로 신인 여우상을 수상하고, 연속 초청을 받은 한국의 최초의 여배우를 기록했다.

변호사인 영작(황정민)은 20대 사진작가와, 아내 호정(문소리)은 옆집 고교생(봉태규)과 혼외정사를 벌인다. 이 사실을 알지만 서로 개의치 않는다. 시어머니 병한(윤여정)은 간암 말기인 남편을 두고 첫사랑과 호텔에서 정사를 즐긴다. 콩가루 같은 이 집안을 이어주던 아들 수인과 시아버지의 죽음으로 이들의 불안한 생활엔 또 다른 균열이 찾아드는데…

8월 14일 개봉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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